현 정부의 만행에 가까운 국정 운영은 한반도 전쟁 위기 고조에 노동 탄압과 국보법 수색에 야당 대표 기획 수사나 삼권 분립 무시는 기본이고, 굴욕 조공 대일 외교에 이르기까지 문제점을 거론하기에도 숨 가쁠 정도다. 그 어느 하나 우리사회를 퇴행시키지 않는 것이 없지만, 무엇보다 69시간 노동 제시에 대한 거센 반발에 주 64시간 등 고육지책을 제시하고 대통령도 주 60시간을 상한선으로 거론하는 등 진화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60시간이란 숫자는 대통령 개인 생각이며, 국민 의견 수렴을 전제로 주 60시간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적대적 노조 정책과 함께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사고방식은 여러 희생 속에 압축 경제성장을 하던 시절로 우리 사회를 퇴행시키고 있다. 이미 우리 사회는 일인당 국민소득을 거론할 것도 없이 K-pop과 네플릭스 작품 등 한국 문화의 국제적 파급력은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했고, 국제 사회에서도 이미 선진국으로 인정되고 있다. 분명 소득 증가를 위해 일개미처럼 일하는 것만이 곧 선진국의 모습은 아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존중되어 차별 없는 사회가 선진국이다. 사람이 사람으로 존중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노동을 위해 존재하
막힌 꽃길은 없다. 축제의 계절이 왔다. 긴 겨울을 보낸 이들은 남쪽에서부터 들려오는 봄꽃 소식에 쫑긋 귀를 세운다. 애타게 기다리던 봄은 느릿느릿 움직이다 3월 말부터 화사하게 피어난다. 한국의 남쪽 끝에서부터 들려오는 봄꽃 소식에, 길을 걷다 문득 느낀 봄 내음에, 겨우내 굳었던 나무와 땅이 물러진 몸으로 내보인 말간 새싹에 사람들의 가슴도 부드러워진다. 봄은 세상을 색색으로 물들인다. 첫걸음은 유채꽃과 매화다. 제주도 산방산과 성산일출봉 앞의 노란 융단, 광양 매화마을의 하얗게 뒤덮인 언덕 사진이 sns와 각종 매체를 장식할 때, 서울에선 봉은사와 창덕궁의 매화 몇 송이가 꽃망울을 터뜨린다. 3월 중순, 생활 속으로 파고든 봄은 차츰차츰 색을 퍼뜨린다. 출근길 따라 와글와글 피어난 개나리에 눈길이 가고, 밤을 밝히는 하얀 목련에 마음을 빼앗긴다. 발밑에선 작은 야생화들이, 산기슭에선 진달래가 고운 꽃잎으로 인사를 건넨다. 봄이 퐁퐁 터뜨리는 꽃망울에 가슴이 간질거리는 시기다. 그리움이 깊어지는 4월, 봄은 마침내 세상을 화사하게 뒤덮는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활짝 피어난 벚꽃은 사람들을 거리로 불러들여 환호성을 일으킨다. 벚꽃길을 거니는 사람들의 옷차림
아는 동생의 고민상담전화이다. 새로 온 동료 교사 예닐곱 명과 식사모임에서 이런저런 아이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중 40대 후반인 비슷한 연배의 동료가 고1 아들을 키우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말하던 끝에 “선생님 애는 몇 살이에요?”라고 물었다. “저는 애가 없어요. 결혼 안 했어요.” 대답을 하며 동생은 자신의 얼굴이 귀까지 화끈거리는 게 느껴지며 표정이 어쩔 수 없이 굳어졌다. 이런 상황들이 여러 번 반복되니 마음이 점점 힘들다는 게 요지였다. 사실 생각해 보자면 만혼과 비혼이 늘고 있는 2023년에 결혼을 안 했을 가능성을 배려하지 않았으니까 악의는 없었더라도 무신경한 질문이긴 하다. “귀까지 화끈거렸다는 게 어떤 감정이야?”라고 물었다. “나만 실패자라는 생각에 수치스러웠어” 다시 물었다. “넌 결혼하려고 애쓴 적이 거의 없잖아. 그런데 왜 실패자가 되지? “ 나만 다르니까,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다 결혼했고 아이도 있었는데 나만 달랐어. ” “야, 내가 화병환자분들 많이 만나는데 여러 가지 겪다 보면 세상천하에 팔자 편한 게 독신이야. 남편이 바람피운다고 맘고생을 해, 자식이 속 썩여서 걱정이야. 그 사람들은 네가 부러울 거다
살기 힘들다 해서 죽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도덕적인 사람은 자신에게 지워진 무거운 짐을 벗기 위해 자신의 사명을 오로지 실천한다. 자신의 사명을 다했을 때 비로소 그 짐에서 해방될 수 있다. (에머슨) 현재의 삶만이 진정한 삶이다. 과거는 이미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현재의 순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이 순간을 잘 사는 것, 오직 그것에만 온 정신을 쏟아 노력하라. 내세를 위해 현세를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도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삶, 실제로 살고 있는 삶은 현재의 이 삶뿐이다. 따라서 이 삶을, 이 삶의 한 순간 한 순간을 가능한 한 잘 사는 것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인생은 고뇌도 아니고 쾌락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끝까지 성실하게 수행해야 할 사명이다. (토크빌) 너는 아무리 노력해도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아, 뭔가 다른 생활이라면 더 쉽게 할 수 있을 텐데 하며 괴로워한다. 그러나 그 생활 속에서, 네가 현재 놓여 있는 조건 속에서, 너는 언제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다는 진리를 알아야 한다. (칼라일) 사람들 속에서 세속적인 목적을 위해 사는 자에게도, 혼자서 정신적인 목적을 위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 당선이 유력시되는 종로를 마다하고 지역주의에 도전하겠다며 부산에 출마했던 노무현 후보가 낙선 후 한 말이다. 정녕 농부는 밭을 탓해서는 안 되는가? 농부가 밭을 탓하지 않으려면 우선 농사짓기 좋은 땅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지리적 조건과 기후에 맞는 작물을 심어야 한다. 노무현이 말한 밭은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들의 집단이다. 표밭이라고 하지 않은가. 민주주의가 올바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이성적이고 현명해야 한다. 국민이 1류인데 정치가 3류일 수는 없다. 그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은 국민의 수준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정치인은 밭을 탓하지 않지만, 국민은 주인답게 이성적으로 책임 있는 선택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자면 표밭의 주체들은 올바른 선택을 위해 나라 일에 두루 관심을 갖고 공부하며 자신을 연마해야 한다. 인간을 이성적 동물이라고 하지만 실은 그리 이성적이지 않다. 감정이 이성을 압도한다. 인간은 제한적으로만 이성적인 감정의 동물이다. 과학이 증명하는 인간의 본성이다. 경험적으로 살펴보더라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옛 성현들이 부단히 학문에 정진하며 수련하라 했던 것이다. 지역주의에 도전한 노무현…
대지마을 과수원에는 닭이 외출을 나와 외식을 즐기고 있다. 겨울 동안 갇혀 있다 나와서 그런지 닭들의 기분 좋은 모습을 보게 된다. 발톱으로 흙을 비집어 차내고 날개를 폈다 오므리기도 한다. 수탉은 암탉을 쫓아 따라가고 많은 닭이 새 풀을 쪼며 식도락에 취해 있다. 과수원의 해묵은 나무들은 겨울 모습 그대로 검은 빛이다. 나무들은 올해에는 얼마만큼의 열매를 맺을 것이며, 위하여 꽃을 피울 것을 계산하고 있는 것 같다. 이어서 큰 나무 곁에 세대교체를 위해 심어 놓은 어린나무에는 되도록 그늘 지지 않도록 하여 빠른 성장을 돕겠다는 속삭임이 들리는 것 같다. 나는 오늘 아침, 이 과수원 길에서 새봄을 발견하고 있다. 새봄에 생각나는 유머가 있다. 생전의 한승헌 변호사가 두 번째 평양 방문 때의 일이다. 숙소인 양강도 호텔 안 책방에서 『세계의 유모아』라는 책을 샀다고 한다. 그 안에 있는 유머 중 하나이다. 아버지 : 네가 좋아하는 과목은 무어냐? 딸 :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이에요. 아버지 : 정말이냐? 그렇다면 이 아버지도 기쁘다. 딸 : 예, 우리 수학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늘 외출을 하거든요. … 누가 뭐라 하든 3월은 졸업과 입학의 시즌이다.…
1. 레토릭(rhetoric)은 ‘말과 글을 도구로 사람을 설득하는 기술’이다. 수사학자 롤랑 바르트에 따르면, 인류 최초의 레토릭은 B.C. 467년 시칠리아 시라큐스의 법정 변론에서 시작되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레토릭은 양날의 칼이었다. 타당한 설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쓰이는 건강한 레토릭이 있다. 반면에 일그러진 언어로 진실을 왜곡하는 타락한 레토릭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느 나라 정보기관은 작전 수행 시 의도치 않게 민간인이 사망하는 것을 “부수적 피해”라고 부른다. 가치판단을 말끔히 소거함으로써 현실의 참혹을 감추는 타락한 레토릭의 전형이다. 윤석열정부가 앞선 정부들과 크게 다른 특징을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검사 출신들이 요직에 압도적으로 많이 배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압수수색 횟수 또한 역대 최고다. 과거에는 정치권 내부 공방에 불과했던 사안에 대하여 대통령실이 직접 형사고발을 한다. 법무부 장관이 (언론의 취재권리 억압으로 해석될 수 있는) 기자 접근 금지를 법원에 신청하기도 한다. 2.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차별점은 역시 기괴한 레토릭의 대잔치다. 세계적 웃음거리가 된 “바이든이 날리면” 소동은
인류 사회의 진보와 향상을 위한 진지한 첫걸음마다, 거기에는 반드시 그 주된 원인으로서 신앙의 역할이 있었다. 그러므로 신앙에 기초하지 않은 모든 가르침은 사회의 개선에 언제나 무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가르침이 훌륭한 방식을 만들어내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러한 방식에는 프로메테우스가 하늘에서 훔친 불꽃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니)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여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고 건강한 사회 기구를 위한 첫걸음은 언제나, 땅에 대한 당연하고 평등하며 빼앗을 수 없는 모든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다. 물론 그것이 전부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럼으로써 그 밖의 모든 것이 한결 수월해진다. 그 보장이 없는 한 다른 모든 것은 아무런 이익도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다. (헨리 조지) 사회는 공통의 신앙과 공통의 목적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사회적인 활동은 종교에 의해서 성립된 원칙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것이다. (마치니) 사람들이 그리스도교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책임이다. 어쩌면 “옛 성인들에게서 배우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
일제 강점기에 민족의 독립운동은, 조국을 떠나 반제 해방 투쟁의 길로 나선 사람들과, 남아서 광복을 준비한 애국자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수많은 동포들과 남은 가족들은 독립운동의 큰 뜻을 같이 하면서 극한의 고통을 참고 견디며 광복의 새날을 기다렸다. 따라서 광복 이후 세워져야 하는 민족 국가는 이들 독립운동가와, 그 뜻을 함께 하면서 독립투사들을 지원한 민중이 중심이 돼 건설돼야 마땅했다. 민족을 배반하여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부와 권력을 챙긴 친일세력은 원천적으로 배제되는 것이 민족사적 正義였다. 그러나 이 땅에서는 어처구니없게도 반민족 행위자들이 외세의 힘을 빌어 해방 정국에서 패권을 이어가는 뒤틀린 역사가 펼쳐졌다. 외세의 한반도 분할 지배로 냉전이 시작되면서 이들의 득세에 유리한 정치 지형이 만들어진 결과다. 이 틈을 타 분단주의자인 이승만 세력은 이들 친일파와 손 잡고 미국의 비호 아래 나라를 결딴낸다. 전쟁의 여파로 더 깊은 분단의 수렁에 빠진 한반도는 오로지 미국의 동아시아 지배전략에 따라 작동하는 반공독재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고 지금껏 분단세력이 `살아 있는 권력‘으로 이 땅을 호령하고 있다. 독립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일제가 만든 치안
인공지능(AI)이 기사를 쓴다는 건 알았다. 스포츠, 날씨, 증시 같은 분야로 한정해 있긴 해도 어느 쪽이 사람이 쓴 건지 구분 못 할 정도로 인정해 줄 만하다고 들었다. ‘로봇 기자’라고 불렀다. 로봇 기자가 단순 반복형 기사를 맡아 써준다면 인간 기자는 복잡하고 심층적인 뉴스에 전념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그렇게 나왔다. ‘상대적 기대’지만 AI 기자가 인간 기자를 대체할 정도까진 다다르지 못했다고 평가했을 때 얘기다. 이번엔 좀 다르다. 오픈AI가 출시한 챗GPT는 출시 2개월 만에 1억 사용자를 돌파했다. 인공지능 챗봇이어서 이용자가 질문을 해야 답변한다는 한계가 있는데 인증 후기가 넘친다. 정치 연설문을 작성했다거나, 보도자료를 작성했다는 것들이다. 청년문제를 주제로 하는 기사 작성을 주문했더니 놀라움을 안겼다는 반응이 있고, “챗GPT에게 기후위기를 물었다”, “챗GPT가 작성한 여론조사 분석기사”라는 뉴스도 등장했다. 과학분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와 네이처 등은 챗GPT로 작성한 논문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덕분에 전문성과 숙련성이 필요한 문서 작업도 인공지능이 인간만큼 혹은 그 이상의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는 근거가 생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