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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선정됐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지역안전지수(지수)’ 결과다. 6개부문 평가지수 가운데 5개 부문에서 1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1개 부문에서 4등급을 받아 ‘옥의 티’가 됐다. 지표가 되는 6개 부문은 이렇게 나뉜다. ▲교통사고 ▲화재 ▲범죄 ▲생활안전 ▲자살 ▲감염병 등이다. 불명예인 4등급은 짐작하다시피 ‘범죄’ 부문이다. 경찰과 검찰 등 소위 수사기관이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수사기관의 존재이유는 민생을 위해 쓰이기 위해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행정기관과 시민들의 노력으로 다른 부문에서 1등급을 받더라도 범죄에 노출돼 있으면 안전은 ‘말짱 도루묵’이 된다. 범죄부문에서는 경상북도가 유일하게 1등급을 받았다. 충청북도가 경기도와 같은 4등급이었고 제주특별자치도는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았으니 제주도로 여행갈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다. 아무튼 다른 부문 1등급의 힘으로 2015년 이후 ‘5년 연속 최다부문 1등급’을 받아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광역자치단체임을 입증했다는 것이 경기도의 자랑이다. 충분히 자랑할만 하다. 거듭 말하지만, 그러니 범죄부문도 등급 좀 올리자. 완벽한 ‘안전
축구 경기를 보느라 새벽까지 잠 못 이루는 축구마니아 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10일 밤엔 늦게까지 TV 앞에 앉아 있었다. 512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20대 정기국회 마지막 날 본회의에서 통과되던 시간이었다. 이른바 ‘4+1 협의체’가 마련한 예산안이었는데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황교안 대표는 밤샘 농성장에서 “이 정권 폭정에 목숨 걸고 결연히 싸우겠다”며 지난 단식 때처럼 또 다시 ‘목숨’까지 걸었다. 이처럼 국회의사당에서 여야가 삿대질을 해가며 사나운 목소리로 으르렁 거리던 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동남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이 열렸다. 그리고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 축구 대표팀은 인도네시아를 3대 0으로 누르고 60년 만에 우승했다. 베트남은 1959년 제1회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는데 당시는 통일 전 남부베트남 시절이어서 통일 베트남으로선 첫 번째 축구 금메달인 것이다. 이 대회 우승으로 박 감독은 또 하나의 ‘박항서 신화’를 썼다. 2017년 10월 박 감독은 늦은 나이에 국내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 채 베트남으로 날아갔다. 당시 베트남의 FIFA 랭킹은 1
‘법대로’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주로 의견이나 이해가 엇갈릴 때 쓰는 말이다. 갈등이 많은 요즘에 더 자주 듣게 되는 것 같다. 물론 누가 들어도 명약관화하고 옳은 말이다. 별도로 덧붙일 말이 없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말이라서 그렇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어떤 때는 힘센 자의 유용한 무기를 의미하고, 어떤 때는 약자의 막막한 두려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심지어 그 경직성을 비꼬는 유머를 의미하기도 한다. 대부분 사람은 법을 공평무사하다고 생각한다. 별다른 결점이 없을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특정한 이익이 개입되어 있기도 하고 불순한 목적이 의도되어 있기도 하다. 또 의도되지 않은 허점도 많다. 그렇기에 국회가 법을 만들 때마다 각 이해당사자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싸운다. 문구 하나를 놓고도 사생결단식으로 아귀다툼을 벌인다. 요즘 눈만 뜨면 필리버스터와 패스트트랙 얘기다. 온 나라가 시끄럽다. 서로 상대를 향해 ‘법대로’가 아니라며 삿대질이다. 자식 잃은 부모들이 그들 앞에 무릎을 꿇었다. 법 통과를 오열로 호소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정치적 계산만이 작동되고 있었다. 이를테면 법을 만드는 그들 스스로가 법의 정당성과 권
지난 10월 2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OECD 국제교육컨퍼런스’ 기조 연설에 나선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은 “한국의 교사는 미래 학생 성공에 있어 가장 큰 자산”이라며 “금전적 측면뿐만 아니라 전문성 측면에서도 가르치는 일은 더 매력적 직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원의 90%가 반대하는 교원능력개발평가를 꾸준히 실시하여 교원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교원의 능력을 계발하고 전문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시행되고 있는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시행 10년째를 맞고 있지만, 현장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매년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면서 학부모들의 참여율은 낮아지고 있으며, 부적격교사 퇴출 등을 위한 평가에 대한 오류 가능성, 다양한 교원 역량 평가 불능 등을 한계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10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인천연수갑, 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 교원능력개발평가 참여율’에 따르면, 2017년 교원능력
김상돈 의왕시장 “시민이 먼저라는 원칙 하에 현장에서 시민과 만나 해답을 찾고자 현장중심의 소통행정에 주력해왔다. 그리고 시민 입장에서 모든 행정을 고민하고 집중한 결과, 역대 최대 규모인 175억원의 국도비를 확보하는 등 크고 작은 값진 성과를 이뤘다.” 김상돈 의왕시장이 지난 2일 2020년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시정연설을 통해 지난 시정을 소회하고 내년 시정운영 방향을 밝혔다. 이에 김 시장으로부터 지나온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민선 7기도 어느덧 1년하고도 반의 시간이 흘렀다. 변화가 있다면. 올 한해도 참으로 많은 일을 해냈다. 지역화폐 ‘의왕사랑 상품권’은 당초 우려했던 바와 달리 발행액이 조기소진 되는 성과를 이루었으며, 가맹점이 2천여 점포에 달하였고 55억원의 발행규모에 맞게 소상공인과 지역상권을 살리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냈다. 또 어르신들이 편안하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치매안심센터를 개소하고, 의사가 직접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의 진료상담을 실시하는 ‘경로당 주치의제’를 정착시켰다. 시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서는 시민…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특히 권력을 향한 삶은 더욱 그렇다. 진퇴현은(進退見隱), 즉 나아가고, 물러나고, 나타나고 숨는 것을 무한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중 하나라도 선택을 잘못하면 패가망신을 할 수도 있고, 인생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 일찍이 이를 간파한 공자는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아가고 도가 없으면 은거하라’고 설파 했다. 군자는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정확히 알아서 처신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어디 쉬운 일인가. ‘오뉴월 겻불도 쬐다 나면 서운하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의 본심은 원래 이 같다. 아무리 하찮은 것도 옆에 있다 없으면 섭섭하기 마련 이어서다. 그러니 모두가 부러워하는 권한을 쥐고 있다 막상 그것을 내려 놓으려면 얼마나 어렵겠는가. 권력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것처럼 중심에서 물러나는 일은 더욱 힘들다. 그렇지만 스스로 물러날 때를 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상황에 따라 여가가지 교훈을 우리에게 남겨서다. 욕심으로 물러날 때를 놓쳐 화를 입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며 욕심을 내려놓지 않고 권력을 향해 맹진(猛進)하다 쌓아온 부와 명예를 하루아침에 잃기도 해서다. 결국 몸은 몸대로 망가지고, 이름은 이름대
몇 달째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눈을 꼭 감고 천을 세고, 만을 세도 정신은 또렷하다. 심야채널을 여기저기 돌리며 해묵은 영화들은 본다. 재탕 삼탕 우려내는 영화도 지루하다. 책장을 넘겨보지만 집중은 되지 않고 눈만 아프다. 불을 끄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청하지만 그럴수록 달아나는 잠,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다 벌떡 일어나 길 건너 아파트를 바라본다. 더러 불이 켜진 집도 있지만 고요하다. 저 네모난 상자 안에 사는 사람은 무슨 생각과 무슨 일을 하며 살까하는 부질없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행복에 조건이란 무엇일까 어디까지를 행복이라 말하고 어디서부터 불행이라는 이름이 붙여질까. 마음의 크기는 어디서 정하는 걸까. 넋두리를 쏟아내다 보면 지나던 달이 창문을 넘어와 거실 깊숙이 그림자를 남기고 이럴 때 시계의 초침은 더 요란하다. 그렇게 뒤척이다 새벽녘에 잠이 들고 아침준비 시간에 맞춰놓은 알람이 한참을 울고서야 비몽사몽 일어나 식사준비를 한다. 불면증이 생기기 전에는 머리만 땅에 대면 잠이 오곤 했었다. 잠자리가 바뀌어도 상관없고 심지어 커피 잔을 들고도 졸 때면 복 받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 말이 달갑지가 않았다. 잠 안 오면 밤 새워…
부부는 서로 ‘사랑’하는 관계이다. 이것을 잊어버리면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진다. 그렇다면 부부 사이에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동물도 암수가 짝을 맺는다. 하지만 몇몇 동물을 제외한 대부분은 각자 생활하다 짝짓기 시기에만 함께한다. 그 기간이 지나면 다시 각자의 생활로 돌아간다. 새끼를 낳고 기르기 위해 상대가 필요할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동물에게 결혼이나 배우자라는 단어를 잘 적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동물과 다른 방식으로 배우자와 부부의 삶을 살아간다. 즉, 필요 이상의 무엇인가를 위해 부부의 삶을 선택한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사랑은 상호적이고 상대방에게 좋은 것을 바라는 마음이 있어야 하며 함께 생활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에 따른다면 만약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이런 마음이 아니라면 사랑이라고 할 수 없다. 여기에서 인간과 동물을 구분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좋은 것을 바라는 마음’이다. 부부 사이에 존재해야 하는 사랑은 감각과 이성에게 모두 좋은 것이어야 한다. 감각에만…
가난하지 않기 위하여 /배창환 가난하지 않기 위하여 큰 꽃은 큰 꽃을 달고 작은 꽃은 늦가을에 죽을 힘 다하여 작은 꽃이라도 피워 올린다 (……) 어떤 이는 돈을 남기고 어떤 이는 남부럽지 않을 자식을 남기지만 또 어떤 이는 가슴에 그늘 깊은 나무를 심고 따뜻한 시를 남기고, 뒷사람이 찾아 밟을 눈길 위에 곧은 발자국을 남긴다 해 뜨면 곧 녹아 사라져 없어질지리도 가난하지 않기 위하여 가난한 이들은 어둔 밤 귀갓길 골목어귀에 낯익은 별무리 찾아 띄워 길을 밝히고 키 작은 담장아래 별살 닿는 자리마다 시간의 긴 터널 건너온 여문 꽃씨를 뿌려 거둔다 -배창환 시집 ‘별들의 고향을 다녀오다’ / 실천문학사·2019 피지 않아도 되는 꽃은 없듯이 가난하기 위하여 사는 인생도 없다, 그러나 세상은 언제 가난한 사람들의 가난한 노래로 풍성하다. 시인의 나라에서는 부요함이 가난함을 이기지 못한다. 그러나 사람의 세상에는 가난하지 않기 위하여 꽃들은 꽃들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새벽을 깨우고 싹을 틔우며 어둑한 골목길 나선다. 햇살 쨍쨍한 낮이라도 사람들은 가난을 벗기 위하여 자신마저 벗는다. 가난하지 않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