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언어는 사상과 철학의 표현이며, 그 나라의 국격을 나타낸다. 윤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공산주의, 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조작 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한다"고 주장했다. 말문이 막힌다. 국가지도자의 말이 왜 이렇게 거칠고 나쁜 수사로 점철되는지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냉전적 사고에 기반한 시대착오적 발언이다. 대화와 타협, 협치는 실종됐고 정권비판 세력은 ‘반국가세력’ ‘공산전체주의’라는 틀짓기로 폄하됐다. 우리는 또다시 민주주의 위기를 체감한다. 언론, 야당, 시민단체, 지식인들뿐만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부적절한 메시지라는 비판이 들끓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대표는 “도대체 대통령실에서 누가 메시지를 쓰고 있느냐. 그 사람 좀 잘라라”(YTN), 천하람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에 반대하면 다 무슨 반국가 세력이고 공산전체주의 세력이고 야당이랑 친한 사람들은 그럼 다 무슨 공산 전체주의 세력이냐"(CBS)라고 일갈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소셜 미디어는 고정된 정체성을 만들어내며 확산시킨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끼리 대립으로 새로운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다. 같은 정치성향을 가진 사람들 끼리 거대한 담벼락을 쌓음으로써
중년의 사업가 김모 씨는 얼마전 자녀들과 부인에게 세무서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고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그 내용은 2년쯤 전에 자녀들과 부인 명의로 분양상가를 각각 1채씩 취득하여 임대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세무서에서는 부인과 자녀들의 취득 상가에 대하여 재산취득에 관한 자금 출처를 제시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으며, 아울러 취득자금의 출처가 불명 시 이들에게 증여세가 부과 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우를 자금출처조사라고 하는데 이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재산취득자금 등의 증여추정' 규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자금출처조사 대상자로 선정되는 기준은 신고된 소득금액, 양도 증여세 신고가액의 합계액과 자산 취득 당시 부담했던 채무 인정금액의 합계액이 취득금액 또는 상환금액에 미달하는 경우이다. 즉 직업·연령·소득 및 재산상태 등(이하 직업 등)으로 보아 당해 부동산을 자신의 능력으로 취득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취득자금의 출처를 조사받게 되며, 조사결과 취득자금의 출처를 제시하지 못한 금액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 또한 직업 등의 현황으로 보아 채무를 본인의 자금으로 상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도 그 상환자금을
황제 나폴레옹. 우리는 그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165센티의 작은 키? 마지막 전투인 워털루에서 패배하고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 된 사실? 야망에 찬 이 남자가 유럽 역사에 남긴 건 전투나 군대보다 예술과 패션 쪽이 더 거창하다. 그가 폭군인지, 천재인지 다양한 논의들이 아직도 펼쳐지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는 엄청난 아이디어맨이었다. 흔히 프랑스를 패션의 나라라고 한다. 샤넬, 에르메스, 크리스찬디오르, 루이뷔통, 셀린느, 지방시, 게를랑, 쇼메, 크리스찬라크루아... 수많은 명품의 원산지는 프랑스다. 이 나라가 패션으로 벌어들이는 외화는 어마어마하다. 작년 한 해 루이뷔통 그룹인 LVMH(Louis Vuitton-Moët Hennessy)가 벌어들인 돈은 11조 4334억 원이 넘는다. 이렇게 프랑스가 패션 왕국으로 우뚝 서는 데는 나폴레옹의 역할도 컸다. 군인과 패션?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을까. 나폴레옹의 유명한 프록코트와 전설의 검은 이각뿔 모자는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최고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 이 남자가 저울질해서 만든 것이다. 패션은 그에게 힘과 정당성을 입증하는 엄청난 상징매체였다. 그가 프랑스 정치와 제도에서 그랬던 것처럼,
더위가 예사롭지 않다. 입추가 열흘이 지났는데도 33도를 상회하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가이아』란 책이 있다. ‘지구 생명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란 부제가 붙었다. 영국의 화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남긴 유명한 책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대지의 여신을 이름으로 하여 지구는 살아있는 유기체요 생명체라는 것을 강조한 내용이다. 기후위기를 넘어 인류의 멸종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에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가이아』는 지구가 생명체들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온도를 유지시키는 등 사이버네틱스의 자율규제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실태를 생생하게 증명했다. 이때만 해도 러브록이 지구가 기후위기로 인해 지금과 같은 끔찍한 사태를 맞이하리라고 까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살충제와 제초제로 인한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27년이 지나 내놓은 『가이아의 복수』는 사뭇 달았다. 제1장 첫 페이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지금처럼 지구를 학대한다면 지구는 5,500만 년 전과 같은 뜨거운 상태로 되돌아갈지 모른다. 그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와 우리 후손들의 대다수는 죽을 것이다.” 한 세대 만에 지구의 환경이 급격히 나빠진 것이다. 데카르트 이후 지구와 지구…
나도 모르게 눈이 떠졌다. 참으로 가벼운 몸 컨디션이다. 그동안 답답하고 무겁고 우울한 느낌이었는데 오랜만에 느껴보는 아침 기분이다. 어젯밤 잠들기 전 기도하는 마음으로 약 먹고 물 마시고 몸을 살폈다. 속으로는 가끔 ‘살고 싶지 않다는 말 내뱉으면서 독한 인생길을 많이 걸었다.’고 푸념도 했다. 어제도 그런 날이었다. 뜨거운 물 커피포트에 담고 생강차 봉지를 넣어 뚜껑을 닫은 채 곁에 두고 마셨다. 약국에서 지어준 어깨통증 약과 감기 몸살 약은 30분 차이를 두고 삼켰다. ‘이게 사는 것인가? 이렇게도 사는 것이구나.’하고 혼자 뇌까렸다. 팔과 가슴에서는 계속 땀이 흘렀다. 지구의 온도는 36도라고 한다. 살아오는 동안 몸이 약해 선풍기와 에어컨을 멀리하면서 체질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어젯밤에는 살아남기 위해 한 시간을 돌렸다. 내가 내 몸을 위해 이렇게 예의 갖춰 정성스럽게 약을 복용하면서 건강이 회복되길 소원해 본 일도 많지 않았다. 그래 내가 내 육신에 대한 예의도 있을 것이다. 내 몸의 허전함과 영혼의 그리움이 있을 것이다. 스스로 위로할 시간이 지금이겠지- 싶기도 했다. 50년 전 직장 동료와 지금껏 벗하며 지내왔다. 그런데 얼마 전 나는 그를…
한 초급교사의 불행한 선택으로 인해 일파만파 확산한 ‘교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교사의 권위가 인정되지 않는 교실과 협박성 갑질을 일삼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핵심 병폐로 떠올랐다. 교권을 지키지 못하는 열악한 현장의 속살도 낱낱이 노정됐다. ‘교권 침해’를 저지른 쪽은 반드시 합당한 불이익을 받도록 하는 엄정한 규칙부터 만들어져야 한다. 잘못되었거나 부실한 법·규정도 제대로 손봐야 한다. 학교를 상대로 한 소송전이 다수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장 교사들은 교권 침해 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유·초·중·고 교원 3만29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1%가 교권 침해 조치사항 학생부 기재에 찬성했다. 교육 전문신문 베리타스알파의 설문에서도 교권 보호를 위한 방안으로 ‘대입에서 학생부 정성평가 반영 강화(학종 확대, 정시 학생부 반영)’에 무려 79.2%가 찬성했다. 학생이 학생을 폭행하는 ‘학폭’은 기재하면서 학생이 어른(교사)을 폭행하는 경우는 빼자는 논리는 맞지 않다는 지적은 옳다. 교육부가 내놓은 ‘학생생활지도 고시(
경기도정과 교육에 다망하신 두 분 단체장님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이 지면을 통해 제2경춘국도 3공구 노선의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경기도에서 어떤 노력을 했다는 내용을 접한 바가 없어서 간절한 마음에 이렇게 두 분께 직접 공개서신을 드리게 된 점 넓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2경춘국도는 경기도에 하나뿐인 조선 임금의 태봉인 중종대왕 태봉을 절단내고, 경기도문화재인 이방실장군묘의 보호구역을 침범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인 ‘어우야담’을 지은 어우당 유몽인 묘의 풍수적 경관을 훼손하며, 수백억 원을 들여 2021년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달전천을 파헤치며 나가 가평군의 대표적 교육기관인 가평고등학교 바로 앞을 통과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김동연 도지사님, 저는 이 도로가 도지사님의 도정철학에 반하는 도로라고 생각합니다. 도지사님이 가평군에서 진행된 ‘민생현장 맞손토크’에서 ‘기후대응과 환경보존을 하는 지속가능한 질적발전’과 ‘문화사업과 연계하는 탄소중립 관광특구 가평군’을 강조하셨기 때문입니다. 임태희 교육감님, 지금 가평고등학교는 백수십 억 원을 들여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 학교 바로 앞에 자동차 전용도로를 만드는 게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