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올해 2분기 가계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470만4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3.8% 늘었다. 가구소득의 주요 원천인 근로소득(4.5%), 재산소득(7.0%)이나 이전소득(13.2%)이 크게 늘어서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증가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경기 위축에 따라 사업소득(-1.8%)이 줄고, 균등화 가처분 소득으로 분석한 소득분배는 2분기 기준으로는 집계 이후 최악으로 나왔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올려 소득 양극화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에도 결과는 거꾸로였던 셈이다. 국내외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주는 대형 악재들이 겹치면서 수출과 투자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들이 내리막인데 소득 불균형까지 이렇게 나빠졌다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소득 최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86만6천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1.9% 늘었고, 소득 최상위 20%(5분위) 가구의 월평균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459만1천400원으로 3.3% 증가했다. 균등화 처분 가능 5분위 배율은 5.3이었다. 가장 잘사는 최상위 20% 가구가 가장 못 사는 최하위 20% 가구보다 실제로 처분 가능한 돈을 5
최근 베트남 이주여성이 남편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이주여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여성에게도 행해지고 있는 가정폭력 피해 역시 심각한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적으로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경찰청은 ‘가정폭력범죄 단계별 대응모델’을 마련해 지난 6월 1일부터 전국에서 시행 중에 있다. 이에 군포경찰서는 가정폭력 신고를 접수받고 출동하는 경찰관들이 현장 초동 대응 강화지침에 따라 이전보다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조사항목, 범죄혐의와 객관적 위험성을 중심으로 ‘위험성 조사표’를 작성해 가해자의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사건처리 및 긴급임시조치를 활성화하고 있다. 작년 대비 급증한 가정폭력 신고 건수에도 불구하고 범죄행위에 대한 세밀한 수사와 피해자 안전 확보를 위한 가해자 격리 등으로 작년 대비 검거 및 긴급임시조치 건수가 약 400% 증가했다. 또 적극적인 수사와 더불어 가정폭력 범죄에 대한 재발 방지와 예방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군포시 가정폭력상담소와의 협업으로 이동상담소 운영 및 동행방문상담 프로그램을 구축, 상담전문가를
최근 수사권 조정 관련 법률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이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돼 늦어도 내년 3월까지 최종적으로 입법이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쟁점은 검사 작성 피신조서의 증거능력 하향인데 국민들은 앞의 조서의 증거능력을 왜 하향하여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많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312조 1항은 검사가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되고 피고인이 인정 및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증거로 할 수 있다. 또한 2항 피고인이 이후 부인하여도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따라 증명된 때에 증거로 할 수 있고 기재 되어 있다. 위와 같이 피의자가 부인해도 증거능력을 인정받는 제도 때문에 검사는 객관적 혐의에 대한 증거 확보보다 비교적 증거수집이 쉬운 피의자의 자백 등의 진술에 의존하여 수사할 수 있는데, 이는 우리 형사소송법의 원칙인 공판중심주의가 아닌 조서중심의 재판을 유도하는 기형적 수사구조를 탄생시킬 우려가 있다. 또 같은 내용을 경찰, 검사에게 중복으로 조사받아 연간 500억 원에서 1천500억 원에 이르는 사회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물리적 혹은 심리적 울타리라는 벽(壁)이 존재한다. 여러 이유와 필요에 의해서 쌓고 높인 벽이겠지만 그 높낮이와 쓰임의 형태는 제각각이다. 외부 혹은 외세의 침탈과 침략으로부터 국민과 그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성이라는 벽이 있고, 공동체 안에서의 약속인 법을 지키지 않아 그 죄를 물어 세상과 격리시킨 교도소라는 벽이 있는가 하면, 창의와 창조의 산실이자 미래문화의 주역을 양성하는 학교를 둘러싼 울타리 또한 물리적인 벽 중에 하나이다.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벽은 존재한다. 첫 번째는 국가의 안녕과 국민을 위한 것이고 두 번째는 사회와 격리를 통한 교화에 목적이 있어 필요하다고 하겠지만, 세 번째는 안위(安危)를 우선으로 하는 기득권자들과 학부모들의 우려에서 만들어진 벽이다. 현대는 이미 안위를 볼모로 한 울타리를 만들어내는 시대는 지나갔으며, 따라서 전근대적인 사고로 만들어졌던 벽을 하나씩 제거해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태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혹여 벽이라는 매체가 안위가 아니라 안주(安住)로 인식되어져서 확장을 제어하고 단절을 야기 시킨다면, 더더욱 우리는 더 이상 그러한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건축물로서의 역할과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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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아동학대로 숨진 아동이 132명에 달한다고 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통계에 따르면 2014년 14명, 2015년 16명, 2016년 36명, 2017년 38명, 2018년 28명이 아동학대로 숨졌다. 작년이 재작년에 비해 줄긴 했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늘어나는 쪽이다. 2018년 전체 아동학대 판단사례는 2만4천604건, 실제 학대받은 아동수는 2만18명이었다. 신고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임을 감안하면 매우 심각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사망에 이른 아동은 대부분 1세 이하의 영아였다. 지난해만 봤을 때 0세 10명, 1세 8명, 4세 2명, 5세 2명, 6세 1명, 7세 2명, 8세 1명, 9세 2명이라는 통계가 나와 있다. 가해자는 주로 친부모였다. 친모가 16명, 친부 9명, 보육 교직원 3명, 아이돌보미 1명, 친인척 1명으로 집계됐다. 영아들은 어린이집에도 못 보내고 부모가 양육하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원치 않는 임신, 양육지식 부족, 극심한 경제적 스트레스 등이 학대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통계수치만으로도 가슴 아픈데, 현실은 더 심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학술지에 실린 논문
마시는 물도 의심해야 하는 세상이 됐다. 도내 110개 교육·복지시설이 ‘부적합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었다니 기가차다. 게다가 ‘미신고 지하수’를 사용한 시설도 14곳이나 된다니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는 말이 딱이다. 경기도가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어린이집과 학교, 요양원 등 도내 교육·복지시설 207개소에서 마시고 있는 지하수 수질을 검사한 결과다. 53%를 조금 웃도는 수치다. ‘자라(붉은 수돗물)보고 놀란 경기도가 솥뚜껑(부적합 지하수)보고 놀란 꼴’이 됐다. 여전히 피해는 사회적 약자의 몫이었다. 도는 21일, 지난 6월부터 3개월 동안 실시한 교육·복지시설 음용 지하수 이용 실태 및 수질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용 대변인은 “조사결과 지하수가 있는 1천33개소 가운데 395곳이 지하수를 마시는 물로 사용하고 있었고 검사대상 289개소 가운데 207개소에 대한 수질검사를 마쳤다”며 “검사결과 모두 110개소에서 분원성 대장균군, 질산성 질소, 비소, 불소, 알루미늄 등이 마시는 물 수질기준을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56개소는 채수가 진행 중이고 82개소에 대한 검사도 남아있어 부적합 판정 시설은
프랑스 경제사회학자 ‘기 소르망’은 “문화 없인 훌륭한 국가도 발전도 불가하다는 것을 되새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문화가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효과가 지대하다는 뜻이다. 국가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것이 이제는 대량생산을 통한 무역 경쟁이 아니라 예술창작가들이며 이들은 그 어떤 국가의 지도자보다 훌륭하게 한 국가의 대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르망이 말한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것이 ‘한류 열풍’이다. 중국 심양의 서탑가, 북경, 상해, 대련의 중심가에서는 점포마다 울려 퍼지는 우리나라 대중가수들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일본에서 2004년부터 ‘겨울연가’로 일기 시작한 한류 열풍은 드라마를 비롯해 영화는 물론 심지어 대형서점에 한류스타 코너가 별도로 운영될 정도로 상상 이상의 열풍을 가져 왔다. 도쿄나 오사카의 코리아타운은 현재 어려운 한일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본의 젊은이들에게는 ‘한류 문화’의 성지가 되고 있다. 제3차 한류 붐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현상은 정치적 파급효과가 약한 10대가 중심이다. 그만큼 정치적 영향을 덜 받는 것
얼마 전 어떤 노예술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요즘 예술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줏대가 없어’라고 안타까워하시는 것을 보았다. 옛날에는 막걸리 한 사발과 담배 한 개비만 있으면 시가 꿈틀거렸고 향기를 발하였고 붓에 생명이 움텄으며 소리가 이리저리 모였다 흩어져 시간을 만들어 냈다고 자랑하며 요즘 돈이 있어야 예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예술가를 보고 혀를 차며 ‘예술가 정신이 없어’, ‘줏대가 없어’라고 안타까워하시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적 도움이 전혀 없이 예술 행위를 하는 것이 줏대가 있는 것일까? ‘줏대’는 ‘휘갑쇠’라 불리는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휘갑쇠’는 특정한 물건 또는 사물들의 테두리 부분, 가장자리 또는 끝에 보강하기 위한 휘갑쳐 싼 쇠를 말하는데, 주로 나무막대 또는 옛날 서랍장 등에 쇠가 붙어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벌어지기 쉬운 나무 부분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휘갑쇠라고 하는데, 수레바퀴에 달린 줏대가 없다면 똑바로 가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처럼, 사람의 행동이나 마음도 줏대가 없
미국 미네소타의학협회는 최근 노인의 기준을 이렇게 정의했다. “스스로 늙었다고 느낀다. 배울 만큼 배웠다고 생각한다. 이 나이에 그런 일을 왜 하느냐고 말하곤 한다. 내일을 기약 못 한다고 느낀다. 젊은이들 활동에 관심 없다.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게 좋다.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노인을 규정하는 기준은 물리적인 나이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라는 의미다. 100세시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내용이다. 스스로 이를 증명해 보이는 노인들도 많다. 그래서 생겨난 용어도 있다. 90대 나이에도 활동하는 현역을, 노나제나리언(Nonagenarian) 그러면서 100세가 된 사람을 센티내리언(centenarian)등으로 부르는 말이 그것이다. 이들이 마라톤을 완주하고 스카이다이빙에 성공했다는 뉴스는 이제 흔하다. 70·80대는 뉴스도 안 된다. 노익장을 자랑하는 이들 대부분은 활동적이고 낙천적이다. 그래서 가족 간이나 사회 구성원끼리 친밀하게 지낸다. 그러다보니 나이보다 정신이 얼마나 건강하냐가 더 중요한 시대의 중심에 있다. 그러면서 늙음을 한탄하지 않고 새 영역에 도전하며 인생을 즐긴다. 삶을 관통하는 철학적 사유로 우리를 일깨우는 시대의 지성,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