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에 대해 사업 자체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양평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고속도로 종점(양평군 양서면)이 김건희 여사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땅 인근(양평군 강상면)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널리 유포돼 있었다. 엄청난 뉴스거리였지만 전통언론은 원 장관의 기자회견 전까지 철저하게 외면했다. 이 기자회견에서 원 장관은 ‘장관직을 걸겠다’ ‘(더 나은) 최종 노선이 있다면 다음 정부에서 하시라‘는 등 장관으로서 격에 맞지 않은 격앙된 태도를 보였다. 폭발성 있는 사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언론 보도가 엉뚱한 경로를 밟고 있다. 계획이 바뀐 과정이 투명했는지, 국토부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의 과잉 충성이 빚은 참극이 아닌지가 관심사인데 검증은 없고 독자들을 정치싸움에 몰아 넣고 있다. 한국 저널리즘의 문제를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종이 신문을 발행하는 대부분의 대형 신문들이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이 사안이 지면을 통해 보도된 건 원 장관의 기자회견 다음날인 7일자였다. 원 장관의 발언인 ‘야당 선동에 양평고속도로 백지화’와 야당
문화재청은 지난 7월 11일 몽양 여운형 선생(1886~1947) 장례식 만장(挽章)의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 문화재청이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결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몽양 여운형 장례식 만장’은 근대기 중요 인물인 여운형(1886~1947)의 장례식 (최초 인민장, 1948년 이후 국민장)에 사용된 유물이다. 만장이란 망자의 덕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추모하는 글을 비단이나 종이에 적어 깃발로 만든 것으로 여운형의 죽음에 대해 개인, 노동단체, 상인회, 종교단체, 여성단체 등 각계각층이 애도하였음을 알 수 있다. 독립운동과 좌우대통합을 위해 노력한 여운형 선생의 정신 의지 사상 등을 기리고 해방공간이라는 특수한 시대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서 역사적 가치가 있다.” 이번에 몽양 선생의 만장이 문화재로 등록되면 문화재로는 두 번째로, 근현대 문화재로는 첫 번째로 등록되는 만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만장 문화재는 16세기 중엽 조선시대 경남 진주 지역에서 살았던 류한(柳漢) 묘소에 부장된 9점의 만장이었다. 이번에 등록 예고된 몽양 선생의 만장은 무려 117점에 달하고 그 시기도 1947년이라는 점에서 규모와 시기 면에
백령도와 대·소청도 등 인천지역 섬들은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학술 가치가 높은 지질이 형성돼 있으며 여러 생물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관광명소로 주목받는 가운데 최근엔 백령도에 공항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공항 건설사업은 지난해 예비타당성 검토를 통과함으로써 본궤도에 올랐다. 2027년 공항이 건설되면 1시간 만에 백령도에 도착할 수 있다. 백령도~대청도 간 연도교도 개설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이 섬을 체류형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물범생태관광체험센터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센터를 연계, 다시 오고 싶은 세계적인 명품 관광지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최근 백령·대청 지질공원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해 환경부에 후보지 신청서를 제출했다.(20개소-백령9, 대청6, 소청5)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명소와 경관을 보호하고 기후변화와 지질재해 교육,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백령도와 대·소청도는 국내 11번째 국가지질공원인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게 되면 이들 섬의 관광 매력은 더욱 높아진다. 백령도엔 8억∼10억 년 전 생성된 지질퇴적층이 잘 보존돼 있다. 특히 ‘서해의 해금강’이라고 불리
요컨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나치의 아만성이 우리 안에서 똑같은 야만성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우리 안의 그런 야만성을 물리쳐야 하고, 우리 안의 증오를 부채질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안의 야만과 증오를 다스리지 않으면 수렁에 빠진 세계가 조금도 헤어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최악의 범죄까지 포함해서 대상을 똑바로 바라보려 한다. 그래서 무분별한 행위가 초래한 무시무시한 파멸 한가운데 있는 벌거벗은 작은 인간을 발견하고자 한다. (유대인 명부를 기록하면서 소리를 지르는 게슈타포 장교를 두고 한 말) 모든 사회의 정치가 악해질 수 있으며 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거대해지고, 악마 같은 손아귀로 사람들을 움켜쥐고, 사람들은 자신이 만든 체계의 제물에 불과하게 된다. 인간의 손으로 만든 거대한 건축물과 뽀족탑들이 우리 위로 올라가고 우리를 지배하지만, 그것들이 우리 위로 무너져 우리를 매장시킬지도 모른다. “남들의 타락한 면은 우리 안에도 있어.” 나는 그에게 계속 설교했다. “나는 다른 해결책은 알지 못해.” 나는 시선을 자기 내면으로 돌려 자기 안에 있는 타락한 면을 뿌리 뽑는 것 말고는 정말 다른 해결책은 몰라. 정말 몰라. 먼저 우리…
서울양평고속도로에 관한 논란이 시간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십수년 간 고속도로 신설을 간절히 희망했던 양평군민들의 피해는 점점 커져가고 있다. 정부의 미숙한 대응으로 이 문제는 이제 고속도로 하나 건설하는 이슈가 아닌 정국 전체를 흔드는 뇌관으로 커져버렸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추진의 연원은 2008년부터다. 당시 민자사업으로 추진되었으나 경제성 부족으로 2009년 백지화 되었고, 2010년 양평군민들과 양평군의회의 요구로 정부차원에서 재논의를 하였으나 역시 경제성 부족 등의 문제로 반려되었다. 2017년 1월 국토교통부의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포함되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2021년 4월 30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이후 순조로운 사업추진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지난 5월 8일 국토부가 노선안 변경을 발표하면서 예상치 못한 논란이 시작되었다. 어렵다는 예비타당성조사 까지 간신히 통과한 노선이 갑자기 변경된 것이다. 기존 노선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다거나, 주민들로부터 강력한 노선 변경 민원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고, 김건히 여사 일가의 토지를 문제삼아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오비이락일 수는 있겠으나 대통
‘불가능은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eon Bonaparte). 그가 죽은 지 어언 200년이 넘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지만 살아있는 전설임은 분명하다. 매년 프랑스 일요신문이 공개하는 ‘프랑스인들이 좋아하는 역사인물 Top 10’의 선두주자는 어김없이 나폴레옹이다. 왜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를까. 프랑스에 최고의 영광을 가져다줬기 때문일까? 물론 그 이유도 클 것이다. 요즘처럼 가세가 기울어가는 프랑스에서는 그가 더욱 그리울 테니 말이다. 이 남자의 군사적 수훈도 중요하지만 그가 프랑스인들의 일상에 남긴 업적은 지대하다. 프랑스에서는 주소 하나만 들고 택시를 타면 못 찾아갈 곳이 없다. 주소를 손에 들고도 전화를 하고 또 해야 겨우 목적지를 찾는 우리와 사뭇 다르다. 이 편리함은 나폴레옹이 ‘거리에 번호 매기기’를 창안한 결과다. 쓰레기 수거 역시 프랑스는 18세기부터 실시했다. 이 또한 그의 아이디어였다. 어디 그뿐인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설립하여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학사학위를 만들고, 최고의 훈장 레지옹 도뇌르(Légion d'honneur)를 고안한 것도 그였다. 사방팔방의 파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제1의
정치란 무엇일까. 최근 일어나고 있는 정치권의 다양한 양상을 보면서 이 질문을 많이 하게 된다. 국회에서는 정치인들이 많은 법을 발의하고 또 법이 통과되었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내 삶에 보탬이 되는 법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우리 정치가 현실에 발을 딛지 않고 땅에서 붕 떠 있는 가벼운 정치문화 때문이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현실정치라는 이름으로 현실을 비껴가는 정치를 많이 보게 된다. 정치는 매우 세심해야 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명품이 디테일에 강한 것처럼 정치가 명품이 되려면 디테일에 강해야 한다. 나무에 매달린 정치인들의 현수막을 보면서 의미 없는 외침 앞에서 나의 삶, 우리의 삶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를 생각한다. 정치에서 행동과 말의 올바름이 필요하다. 행동과 말의 올바름은 진정성으로부터 나온다. 기득권에 기대는 진정성이 아닌 낮은 삶을 향하는 진정성이다. 우리 삶은 갈수록 각박해지고 기득권 체제 속에서 관행과 잘못된 틀을 깨기가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늘 든다. 최근 용인에 사는 지인이 경기도에서 예술인 기회소득이 시작된다고 해서 알아보던 중 용인시는 시행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좌절했다. 우리 사회에는 경제적 가치보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
“우리 아이들에게 못 먹이는 걸 어떻게 제가 팔 수 있겠어요?” 창원의 한 초밥집(끗집)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잘 운영하던 가게를 문닫고 경양식집으로 업종변경을 선언했다. “정치에 관심이 없지만 먼 미래를 내다봤을 때 오염수 방출로 인한 문제들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 봅니다. 문제가 될 것이 당연한데 활어를 다룬다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을 것입니다” 개업 이후 최고치 매출을 기록하며 잘 나가던 초밥집은 수족관을 비웠다. “설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느냐?”했던 일이 실제 일어나려 하자 그는 바다를 떠났다. 그의 우려는 그만의 것이 아니었다. 일본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 등 지역 어민조합에 이어서 일본의 최대 어민단체인 전국어업조합연합회가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특별 결의를 채택했다. 반면에 7월 10일, 한국 어업인연합회는 부산역광장에서 ‘우리 수산물 소비촉진 어민호소대회’를 열고 “괴담으로 어민들 죽게 하는 자는 끝까지 응징한다”며 민주당을 향해 석고대죄하라고 성토했다. 세칭 ‘김건희로드’로 불리우는 서울-양평고속도로는 뚜렷한 이유없이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가 집중적으로 땅을 사들인 곳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당연히 의혹을 제기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