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대문의 주요 동선상에는 주 출입문인 남·북문이 있고 나머지 방향에는 동·서문이 있으며 각각 규모나 형식 및 위계는 같다. 규모를 보면 남·북문은 정면 5칸의 2층 누각이며 부출입문은 동·서문으로 정면 3칸의 1층 누각(樓閣)이다. 팔달문은 장안문과 같이 1794년 2월 28일 공사를 시작하여 장안문보다 10일 늦은 그해 9월 15일 완성된다. 크기는 팔달문이 조금 크지만, 시공 오차이며 형식과 규모 면에서 두 건물은 같다. 수원화성 공사 초기인 1794년에는 북문이 남문보다 위계가 높았는데 이는 고유제(告由祭)를 주관한 사람을 보면 알 수 있다. 1794년 1월 25일 남문 터를 닦는 일에 대한 고유제는 수원 유수 조심태가 하고 북문은 감독관 이유경이 주관하였다. 을묘년(1795) 2월 22일, 다음 달 화성을 방문할 혜경궁에게 멋진 성곽을 보여주기 위해 북문에 ‘장안문’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고 당대 명필인 조윤형(曺允亨, 1725~1799)에게 글을 주문한다. 이때부터 장안문은 정문의 지위를 갖게 되며 반대로 남문은 그 순위가 밀린다. 남문을 언제부터 팔달문이라 불렀는지…
소설은 작가가 등장인물 뒤에 숨어 있어서 수필처럼 친구와 마주 앉아 커피 잔 너머로 정 어린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분위기를 주지 않는다. 고운 수필에는 이슬 모은 시냇물이 돌돌 거리거나, 옅은 커피 향이 아늑하게 번지는 느낌이 있다. 오래 전의 외국 수필에서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참으로 신선하다. 단기 4292년에 성문각에서 발행한 600환짜리 영(英) 수필인 ‘시대와 인생’은 읽을수록 감미롭다. 부식이 진행되고 있는 60년 전의 수필집이라서 더욱 그러하다. 이 수필집에는 프렌시스 베이건, 리처드 스틸, 제롬 K. 제롬 등 30명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수필의 시작은 프랑스의 몽테뉴로서 그의 수필이 영어로 번역돼 셰익스피어와 베이컨 시대에 소개됐다. 베이컨은 영 수필의 시조로 인생의 많은 일을 쉽고 짜임새 있게 써서 생활에 도움을 주었다. 후에 에디슨과 스틸은 자신들의 신문에 유창하고 아름다운 글로 런던 주변의 이야기를 유머를 곁들여 엮어서 수필을 하나의 장르로 굳게 세웠다. 독자는 감동스럽거나 재미있는 수필을 원한다. 특히 현재는 재미있는 글을 원하는 추세다. 그런데 130여 년 전에 제롬 K. 제롬은 그런 글을 썼으니 앞을 내다보았다 하겠다.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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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武藝)영화는 각종 무술을 소재로 한 액션영화다. 무예영화는 무협영화로 주로 소개돼 왔으나 최근에는 꼭 그러하지만은 않다. 판타지, 멜로, 드라마가 섞이며 퓨전화되어 진화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산채왕’은 처음 만든 무협영화이며 그 후 ‘홍길동전’ 등의 무협영화가 만들어진다. 이들 영화가 일본 찬바라(ちゃんばら) 영화의 영향을 받았음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영화는 1919년 10월 27일을 기점으로 한다. 그것은 김도산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경성전시의 경’과 연쇄극 ‘의리적구토’가 단성사에서 개봉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무예영화는 한국영화 초창기부터 만들어져 왔다. 광복 이후 광복영화나 반공 계몽영화의 제작으로 한국 무예영화는 제작되지 않았고 과거 영화와 단절된다. 1950년의 한국전쟁 휴전 이후에도 전쟁영화나 멜로영화가 강세를 보였다. 1960년대 들어서며 한국형 무예영화들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흰 도포를 휘날리며 검을 휘두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의적 일지매’ 류의 영화를 비롯해 ‘황혼의 검객’ 등 서부영화 제목의 무예영화들이 등장했다. 그렇게 시작된 한국무예영화 붐은 한홍합작영화의 전성시대를 만들었다.…
명상(冥想)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일까?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이라고 정의하는데, 심리학에서는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 아무런 왜곡 없는 순수한 마음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초월이라 하며, 이를 실천하려는 것이 명상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상담학에서는 인간의 모든 생각과 의식은 고요한 내적 의식에 있다는 가정 하에서 인간의 마음을 순수한 내면의식으로 몰입하도록 만들어 참된 자아를 찾아내는 것 중 하나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기도(祈禱)와 사색(思索)의 의미는 무엇일까? 기도는 인간보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어떠한 절대적 존재에게 빎, 또는 그런 의식이며, 사색이란 어떤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이치(理致 : 사물의 정당하고 당연한 조리)를 따져본다는 의미다. 명상이란 다른 말로 ‘마음 챙김’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면 여기서 ‘마음’의 의미는 무엇인가? 마음이란 궁금한 것이 있으면 궁금한 것이 마음이며, 누가 욕을 하면 화과 나는 것이 마음이며, 생활이 어려우면 괴로운 것이 마음이며, 넉넉하면 여유로운 것이 마음이다. 그러므로 마음이란 정해진바가 없어 눈으로 볼 때는 눈에 의해서 정해지고, 귀로 들을 때는 귀에 의해서 정해지고
적폐(積幣) /이두의 힘의 기울기가 어디인지 분명 아는 그곳에서 오랫동안 지지 않을 꽃이었다 가진 것 만큼만 핀다는 꽃말만이 생생하다 끝까지 가겠다던 곁가지와 잎새들은 된서리에 쉬이 지고 태풍에 또 꺾이고 눈치껏 뺄 건 빼면서 잴 것은 재더니만 시인은 ‘시조시학’으로 문단에 나왔다. 이영도 시조문학상, 한국문학발전포럼 시낭송지도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시조시인이다. 시작메모에서 하늘의 그물이 너무 크고 넓어서 걸려들지 않을 거란 그녀의 테블릿PC가 예리한 바람에 걸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순간 세상이 뒤집혔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청난 배경은 돈이었다. 권력은 늘 돈이 있는 곳으로 기울고 가진 것만큼 힘이 되는 세상! 돈이 쌓이는 곳(積幣)은 오랫동안 쌓인 폐단(積弊)이 되었다. 끝까지 의리를 지켜 비밀을 유지하겠다던 재력가와 권세가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질 때 계산기를 두드리는 손들이 있었으리. 그리하여 촛불은 망연자실 타오르지 않았던가. 그랬다, 시인의 본령을 삼아 반복되지 않는 삶의 질서도 세우고, 문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배려와 나눔의 가치가 아니겠는가? 그 실천을 위해 가난한 사람들의 밥…
경기도가 평소 공직사회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복지부동’(伏地不動 :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몸을 사린다)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기회를 마련했다. ‘경기도 적극행정 기본계획’을 수립,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때문이다. 이는 “법에 어긋나지 않고 공익에 부합하면 적극적으로 행정을 추진하라”는 이재명 도지사의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달 대통령령(令)으로 제정된 ‘지방공무원 적극행정 운영규정’도 추진 동력에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적극행정’은 모두 4대 분야 9개 추진과제로 구성됐다. 기본계획 ‘4대 분야’는 ▲적극행정 추진체계 정비 ▲적극행정 공무원 우대 ▲적극행정 면책·보호·지원 강화 ▲소극행정 혁파 등이다. ‘적극행정 추진체계 정비’는 필요한 법적근거 마련과 전담부서 신설, 책임관 선정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다음 달까지 ‘경기도 적극행정 운영조례(가칭)’를 제정하고 ‘경기도 사무전결처리 규칙’을 개정하는 등 적극행정 관련 자치법규에 대한 정비를 마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의사결정기구인 ‘적극행정 지원위원회’를 신설한다. ‘적극행정 공무원 우대’ 분야는 우수 공무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광명을 중심으로 북쪽 서울 여의도에서 남쪽 경기 시흥과 안산을 ‘ㅅ’자 모양새로 이어주는 ‘신안산선’이 드디어 착공된다. 신안산선은 사업비 3조3천465억원을 들여 2024년까지 안산·시흥에서 여의도에 이르는 44.7㎞ 구간에 광역 철도를 놓는 사업으로 구간 내 역은 15개다. 여의도부터 영등포, 대림삼거리, 구로디지털단지, 독산, 광명까지는 단일 노선이며 광명부터는 시흥시청 방향으로 가는 노선과 안산으로 가는 방향으로 갈라진다. 신안산선은 앞으로 공덕을 거쳐 서울역까지 노선을 연장할 계획이다. 신안산선은 지하 40m 이하 땅속 공간을 뚫기 때문에 지하 매설물이나 지상 토지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속도도 최대 시속 110㎞로 운행할 수 있다. 한양대∼여의도 구간의 경우 기존 지하철을 이용하면 100분 걸렸지만 25분으로 75분이나 단축되며, 69분이었던 원시∼여의도 간 소요 시간도 36분으로 크게 줄어든다. 오늘(9일) 오후 3시 안산시청에서 열리는 착공식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손병석 철도공사 사장, 지역 국회의원, 윤화섭 안산시장과 임병택 시흥시장, 포스코건설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참석자
통영으로 진도로 기차여행 부산까지 유난히 국내여행을 많이 한 여름이 갔다.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속에서 가을이 느껴진다. 팔달산 중턱에 위치한 행궁재는 주변 막힘없이 하늘이 커다랗게 들어온다. 맑은 푸른색을 펼쳐 놓은 투명한 모시천 같기도 하고, 청색 비단을 입힌 블루 캔버스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주변 환경의 민감한 반응을 마음에 담는다. 올해부터 발표하기 시작한 청_Blue project는 한국의 전통적인 청색을 표현했다. 청색을 만들어 내는 쪽으로 아청색, 옥색, 남색, 감청색을 임원십육지, 규합총서등 고서에 의거해서 모시에, 비단에 물들이며 색을 재현 했다. 그 색들을 만들며 마음속으로는 오랫동안 눈에 담아 두었던 행궁재 하늘색을 기억 했다. 계절마다 만들어 내는 하늘색을 보고 있으면 마치 우주공간속에 홀로 유영 하는 느낌으로 항상 그위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한 상상력을 펼치곤 했다. 그 느낌으로 청색을 재현하면서 아름다운 청색에 고운 이름을 붙인 선조들의 감성에 감탄을 한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한없이 펼쳐진 푸르고 푸른 통영 앞 바다도, 진도 아리랑을 연상케 하는 진도의 파랗게 유려한 바다도, 그리고 감탄을 자아낸 부산의 바다도 온통 다…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가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이번 법무부 장관의 후보자 검증 사태는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경쟁적으로 가짜뉴스를 양산해냈다. 가짜뉴스로 인해 나라가 절단나게 생겼다. 시급하고도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언론)학자와 시민단체는 정부가 규제에 나서면 안 되고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제 전범의 상징인 ‘욱일기’ 마저도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용인될 만큼 절대적인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규제해야 할까, 자율에 맡겨야 할까? 이것은 인간의 본성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인간의 본성은 타고나는 것일까, 길러지는 것일까? 동물들은 종(種)에 따라 동일한 행동 패턴을 보인다. 유전적으로 보면 현생 인류도 포유류의 한 종으로서 동일한 습성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문화라는 측면에서 다른 동물들과 다르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은 언어를 사용하며 생각을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사람들마다 말과 행동이 다르다. 왜 그럴까? 말과 행동은 그 사람의 본성을 드러낸다. 본성의 정체는 뇌다. 뇌는 사람의 본성을 형성함으로써 생각과 말과 행동을 주재한다. 공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