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링컨 다시 보기’ 시리즈를 마감할 때가 되었다. 그 동안 5개월간의 연재를 통해 인격, 리더십, 과업추진, 남북전쟁 전략, 여론정치, 국민설득 등 다양한 측면에서 링컨을 재조명했다. 링컨은 역사상 가장 많은 전기를 가진 인물답게 알아 가면 갈수록 그의 정치적 천재성과 인간적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링컨 같은 지도자를 대망(待望)하게 된다. 문제들이 난마와 같이 얽혀 있어 앞으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갈등과 대립이 갈수록 심화되는 우리 정치와 사회 현실을 보면서 링컨의 인격과 리더십이 그리워진다. 링컨은 우선 인간자체로 정직하고 진실한 사람이었다.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으나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었다. 권력을 이용해 이권에 개입하고 재물을 취하다 쇠고랑 차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청렴하고 정직한 링컨의 기개를 생각하게 된다. 링컨은 탁월성에 바탕한 초월적 리더십으로 정적들까지 품었고, 그를 폄하하고 경멸했던 사람들의 존경을 이끌어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지나도록 적폐청산에 발목이 묶여있고, 편 가르기와 패거리의식을 부추기는 지도층의 행태들을 보면서 관용, 화해, 포용, 통합의 링컨 리더십을 떠올린다. 링컨은…
황태덕장 /박일만 젖은 습기마저 바다에 돌려 준 너희들 폭설을 맞고도 떠는 기색이 없네 삼삼오오 스크럼을 짜고 빳빳한 온기 나누며 겨울의 언덕을 타고 노네 그래도 왜 외롭지 않겠는가 올해나 작년에 다녀간 식솔들의 흔적 위에서 혹한을 견디는 일 맨살로 얼다 녹으며 세상 건너가는 나의 계절은 힘줄 만큼이나 질긴 것이네 살갗을 찌르는 동토의 바람 드디어는 조금도 아프지 않네 - 박일만 시집 ‘뼈의 속도’ 인류애적인 사랑을 주고 떠나겠다는 우리 같은 범인(凡人)들의 다짐은 한낱 공허한 울림일 수 있다. 누군가로부터 그런 사랑을 받는다는 것 역시 생생하게 와 닿지가 않는다. 겨울 덕장의 황태처럼 맨살로 얼다 녹으며 세상을 건너가야 하는 우리들의 힘은 그렇게 멀고 큰 사랑에서 오는 것이라, 가까이에서 손을 맞잡고 부둥켜안을 수 있는 ‘식솔들의 흔적’ 위에서 세워지는 일일 것이다. 바로 내 곁에서 어깨를 부딪치며 빳빳한 온기를 함께 나누는 사람들의 사랑으로 살갗을 찌르는 동토의 바람을 견딜 수 있는 일일 것이다./김명철 시인…
경기도가 일본 반도체 부품과 장비에 대한 독과점 실태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이 결정에 대한 반응은 이렇다. ‘철저한 조사 필요’ 대 ‘감정적 대응 자제’, ‘기본적 책무 실행’ 대 ‘정치적 의도 의심’ 등이다. 전자는 ‘독과점은 기본적으로 경제를 망치는 불공정 행위’라는 전제다. 그래서 이번 기회(일본의 수출 규제)에 반도체 분야 일본 기업의 독과점 실태를 철저히 조사해 피해 기업체를 지원하고 대체 기업 유치 및 부품 국산화를 추진하자는 논리다. 후자는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응할 경우 출구 없이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는 불안함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신중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인데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바탕에 깔고있다. 그러나 경기도의 반도체 산업현황을 살펴보면 해답이 보인다. 2017년 기준 경기도내 장비를 포함한 반도 사업체 수는 2천140개로 전국의 55.4%다. 종사자 수는 10만5천여 명으로 전국의 62.7%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반도체 제조업은 사업체 719개(전국 50.2%), 종사자 7만8천238명(63.8%)이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장비업은 사업체 1천421개(58.4%), 종사자 2만7천524명(5
강화도를 ‘한반도 역사의 축소판’ 또는 ‘지붕없는 박물관’이라고 부른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가 저장돼 있기 때문이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부근리 지석묘, 강화성당, 용흥궁 등 역사적인 명소가 많아 보고 배울 것도 많다. 역사와 문화의 고장이면서 생태계의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특히 천연기념물 415호인 강화도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에 랭크돼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그런데 난개발로 인해 강화도가 보유한 천혜의 자연환경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2018년 도시계획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강화군에서 이뤄진 개발행위 허가는 5천657건이었다. 이 면적을 합하면 1천47만㎡나 된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경기도의 개발행위허가 건수가 7만9천25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2위인 경북(3만1천85건)보다 2배가 넘는 것이다. 전국 기초지자체 별로는 경기도 화성시가 1만7천859건으로 압도적인 최다를 기록했으며 그 뒤가 인천시 강화군(5천657건), 충청북도 청주시(5천523건), 경기도 양평군(5천518건)이었다. 강화군의 개발행위 허가는 2017년에 비해 건수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재정분권이 추진 중인데 그 내용은 지방소비세 인상을 통한 지방재정의 실질적 확대이다. 올해에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4%p를 인상해 부가가치세의 15%까지 지방재원으로 하고, 다시 내년에 6%p를 추가 인상해 국세와 지방세의 비중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시도지사협의회의 의견을 참고해 발표한 재정분권 1단계 후속조치에 의하면 이와 같은 지방소비세 인상으로 지방은 2020년 약 8조5천억 원의 재원 증가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중앙정부는 단순히 기존 국세 재원의 일부를 지방에 이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었던 국고보조사업을 지방으로 이양해 지방이 자율적으로 추진토록 하는 것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그동안 국가균형발전사업으로 추진했던 사업들이 지방 이양사업으로 포함돼 있다고 한다. 중앙정부는 국고보조사업의 지방이양에 소요되는 재원 3조6천억 원과 시·도교육청 등에 대한 재원감소 금액 9천억 원을 지방소비세 인상분으로 대체해 보전한다고 한다. 그러면 지방이 기대했던 지방소비세 인상 금액의 일부를 지방이양 사업에 대한 비용으로 지출하게 되어 지방재정 확충 효과는 반감할 수밖에 없다. 왜
‘어제 보다 나은 오늘(어나오)’이라는 출판 기념회에 초대받아 행사를 참관하게 됐다. 그 출판 기념회는 평범한 일반인이 매일의 운동을 통해 자신이 느꼈던 변화를 책으로 만들어 발표하는 것이었다. 행사는 저자 21명의 소감 발표, 저자 사인회, 저자들과의 대화의 순서로 이뤄졌다. 필자에게는 소박하지만 그들의 정성과 열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색다르고 귀중한 경험의 시간이었다. 그들은 육체적인 활동을 통해 열정과 적극성, 자신감을 갖게 됐고 이 변화는 정신적인 성숙과 인간다움을 갖추고자 하는 목표로 진화하는 듯했다. 그들에게서 풍기는 것은 과거를 청산하고 스스로 변화시킨 승자들에게만 나타나는 특징인 성취감과 적극성, 자발성의 모습이었다. 단순히 운동 좀 한 것을 가지고 출판 기념회를 하고 난리야 할 수 있으나 그들은 그들이 스스로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무엇과 바꿀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유는 아마 힘듦, 공허함, 무료함으로부터 벗어나서 자신의 행복을 찾고자 했을 것이다. 자신의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찾고, 자신을 변화시켜야 함을 깨닫고 실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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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 차이’가 파업을 불러왔다. 학교 내 비정규직 모임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교육공무직의 임금을 9급 공무원 80% 수준인 기본급 6.24% 인상을 요구했고 이에대해 교육당국은 1.8% 인상안을 내놓았다. 연대회의와 교육당국은 지난 2일 6시간의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4.44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결렬됐다. 결국 연대회의는 3~5일까지 시한부 파업을 선언했다. 파업 첫날인 3일, 경기도내 2천260개교 가운데 1천308개교 비정규직 5천963명이 파업에 참가했으며 590개교가 대체급식을 제공했고 255개교는 단축수업이나 정기고사 등으로 급식이 없었다. 둘째날인 4일에는 경기도 비정규직 3천941명이 파업에 참가했고 398개교가 대체급식을 제공했으며 127개교에서는 급식을 실시하지 않았다. 파업 참가 규모가 줄어든 양상이다. 이는 급식파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학생들 피해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연대회의가 사전에 파업을 예고, 교육당국이 각 학교에 파업 대응 매뉴얼을 보내 대책을 마련한 것도 ‘대란’을 막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연대회의는 ▲정규직 전환 ▲근속수당 인상(월 2만원에서…
우리나라의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일본정부가 대 한국 반도체 첨단소재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우리나라 국민들의 반일 여론이 들끓고 있다. 우리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했지만, 결론이 나올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승소를 하더라도 그 기간 중의 손실은 막대할 수밖에 없다. 일본 내에서도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보복을 즉시 철회하라’는 사설에서 “정치적 목적에 무역을 이용하는 미국과 중국의 어리석은 행동에 일본도 가세하는 것인가. 자유무역의 원칙을 왜곡하는 조치”라면서 즉시 철회를 요청했다. 그런데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에 이어 비자 제한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은 여행업계다. 일본정부가 정말로 극단적인 조치까지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일본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온 장정욱교수(일본 마쓰야마대 경제학부)는 “최근 강제 징용자 소송, 해군의 레이더 조사, 국회의장의 일왕 사죄 발언 등이 겹치면서 일본 자민당 내부에서 한국 제재와 관련된 회의가 계속 열렸다"고 밝혔다. 한국인 관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을 거듭하면서도 미적미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오늘 아침에도 또 유치원 입구에서 헤어지며 그동안 해오던 대화를 되풀이하고 돌아섰다. “재미있게 지내고 점심 먹고 만나자” 곧 여름방학이다. 2학기가 지나면 초등학교에 들어간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초조해진다. 뭔가 놓치고 있는 느낌이다. “재미있게 지내라”는 부탁만은 바꿔야 한다는 강박감까지 갖게 됐다. 언제까지나 재미있게 놀기만 하며 지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 그건 지금도 유효한 전통적 부탁일지 모르지만 빛이 바랜, 수십 년 전 버전이어서 싫다. 이스라엘 식도 있긴 하다. 유대의 부모들은 “선생님 말씀 잘 들었니?”보다는 으레 “오늘은 뭘 질문했니?” 묻는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건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이 경우 실용적이진 않다. 아침부터 “오늘은 뭘 물어보겠니?” 하고 다그치는 건 황당하고 우습다. 이건 정말이지 답답한 노릇이다. “재미있게 지내고 점심 먹고 만나자” 아이는 그런 생활이 아무리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