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이 ‘수도권순환도로’로 개정될 것 같다. 인천시에 이어 서울시도 명칭 개정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함께 순환도로가 지나가는 송파, 노원, 강동 등 3개 구청도 동의서를 도에 보내왔다. 명칭 개정 건의를 위한 법적 준비절차가 완료됨으로써 도는 이달 중순까지 관련 준비 절차를 마치고 국토부에 도로 명칭 변경을 공식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21일 국토부에 명칭 개정을 건의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수도권 교통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1988년에 착공해 2007년 전구간이 개통된 총연장 128km 왕복 8차로 고속국도다. 이 도로는 경기도의 고양·파주 등 14개 시·군과, 서울특별시의 송파·노원 등 3개구, 인천광역시의 부평·계양 등 3개구를 연결한다. 이처럼 중요한 기능을 가진 도로이기 때문에 수도권 주민들의 이용률이 높지만 서울 중심의 사고로 붙여진 명칭으로 개통 당시부터 경기도민과 인천시민들의 반발이 컸다. 서울보다 인구가 많은 경기도와 인천시가 서울 외곽, 즉 변두리가 되는 것이다.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으로서는 매우 불쾌한 명칭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난 지방선거 때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참 힘든 일이다. 쉼없이 흔드는 바람앞에 선 나뭇가지보다 더한 사회적 불평등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 인동초보다 더 강한 의지로 한세월 풍미했던 별이 졌다. 아니 별이 됐다. 고(故) 이희호 여사. 10일 늦은 밤 세상을 떠났다. 여성운동가, 민주주의자, 통일운동가 또 환경운동가로 수많은 씨앗을 세상에 뿌리고 열매를 거두는 삶을 살았다. 그 열매 가운데 한사람인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그녀를 이렇게 추모한다. “이희호 여사님이 하늘 나라로 가셨습니다. 긴급조치때는 영치금을 보내주셨고 결혼식때는 축하해주셨고 환경특강때는 경청하신 후 김대중 대통령께 환경문제의 핵심은 주민운동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한 길로 가겠습니다.”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수원갑(장안)지역구위원장은 “여사님의 유지를 받들어 소수자 인권운동과 더 좋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겠습니다”라고 존경을 표했다. 이날은 하늘아래 살아움직이는 대부분이 슬퍼한 날로 기억되리라. 그녀에게 붙이는 모든 헌사 가운데 앞자리는 당연히 ‘인간’ 일게다. 그런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는 공교롭게도 전두환 씨와의 만남에서 돋보인다. 고인의 회고록에 김대중 전 대통령
창세기 11장에는 바벨탑 이야기가 등장한다. 인간들이 하나님이 있는 하늘에 오르기 위해 최고의 건축기술을 사용해 높은 탑을 쌓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자신과 대적하려는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벌로서 그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언어를 쓰게 하여 결국 소통의 부재로 공사는 중단됐다. 이후부터 여러 언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성경은 말한다. ‘bbb Korea’는 국내에서 다른 언어 간 소통을 돕기 위해 2002년 설립된 민간 NGO이다. bbb는 Before Barbel Brigade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바벨시대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봉사하는 단체라는 의미를 담았으며, 필자도 이 단체의 통역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택시운전자가 외국인 손님의 행선지를 묻는 단순한 것에서, 외국인이 자칫하면 범법자로 몰릴 상황도 있었다. 모든 동물은 소통의 도구를 갖고 태어 난다. 동물은 번식을 위해 짝을 찾는 소리, 새끼나 어미를 부르는 소리, 철새들이 날아갈 때 리더가 지휘하는 소리 등 무수히 많으며, 심지어는 사람과도 소통한다. 동물에게는 소통이 생존하고 번식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람 또한 예외가 아니다. 사람들은 잠에서 깨어 잠들 때까
국가가 성립되려면 국민과 영토와 주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기본인 3요소를 무시하고 자기들 임의로 국가라고 주장하는 곳이 지구상에 4백여 곳이나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가칭 국가들의 국민은 수십 명이 대부분이고, 시설은 영토로 삼을 수 없게 빈약해 어디서도 국가로 공인받지 못한다. 그 터무니없는 곳은 카리브 해의 레돈다 왕국, 영국 남쪽 바다의 시랜드 공국, 미국 플로리다주의 콘치 공화국, 미국 네바다주 사막 지역의 몰로시아 공화국,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 외곽의 우주피스 공화국,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프리타운 크리스티아니아, 벨기에 사람이 남극에 세운 플란드렌시스 대공국, 호주 서부의 농장주가 세운 헛리버 공국, 캐나다의 노바스코샤주에 속한 섬 끝에 세운 아우터발도니아 공국, 영국의 코미디언이 자기 아파트에 세운 러블리 왕국이다. 또 인구 7명의 오스티네시아와 46명의 투체어스 왕국, 인구가 238명이나 되는 아에리카 제국, 370명의 세보르가 공국, 그런가하면 2명뿐인 아틀란티움 제국, 4명의 몰로시아 공화국 등도 있다. 이들은 주장만 하지 이목을 끌만한 특징은 없다. 그러나 국가로 주장하지 않으면서도 특별한 지역이 있다. 이탈리아의 돌로미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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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내에 물이 주니 천렵을 하여보세/ 해 길고 잔풍(殘風)하니 오늘 놀이 잘 되겠다/ 벽계수 백사장을 굽이굽이 찾아가니/수단화(水丹花) 늦은 꽃은 봄빛이 남았구나/ 촉고[數儉]를 둘러치고/ 은린옥척(銀鱗玉尺) 후려내어/ 반석(磐石)에 노구 걸고 /솟구쳐 끓여내니/ 팔진미(八珍味) 오후청(五候鯖)을 이 맛과 바꿀소냐.” 농가월령가 4월령에 ‘천렵’을 운치 있게 노래한 내용이다. 이처럼 천렵은 계곡이나 물가에서 얻은 물고기를 그 자리에서 끓여서 술과 함께 먹으며 지인끼리 모임을 갖는 우리의 세시 풍속 중 하나다. 물놀이의 성격을 지녀 주로 여름에 더위를 피하고자 행해졌다. 삼복 중에 냇물이나 강가에서 헤엄도 치고 그물을 던져 고기도 잡고, 그 잡은 고기를 솥에 넣고 매운탕을 끓여 먹으며 하루를 즐기는 것이다.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여름 피서법인 셈이다. 그리고 ‘즉석요리’의 맛을 포함해 계곡과 강이 어우러진 풍경의 운치가 있어 이를 예찬한 시도 여러 수 전해져온다. 조선 중기 문신 최명길(崔鳴吉)의 시도 그 중 하나다. “그물이 맑은 못에서 나오니/ 저물 무렵 물가에서 나오는 웃음소리/ 날릴 때 큰 구멍 뚫고 올라오니/ 바야흐로 버들가지가 푸르른 계절이다/ 눈…
우리나라 노인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어려움’이고, 이어 ‘건강문제’, ‘외로움’ 순으로 조사되었다. 젊을 때부터 연금·보험·투자자산 등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노후 대비를 충실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겠으나, 많은 노인들이 자녀들의 교육·결혼 등으로 얼마 되지 않은 자산을 다 소모해 제대로 된 노후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은퇴자의 50%이상이 제대로 된 노후준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노인들의 생계와 행복을 위한 책임은 1차적으로 그 자녀에게 있다고 본다. 성장할 때까지 온 혜택을 받은 자녀가 효로써 부모를 자주 찾아보고 경제적 혜택의 일부를 되돌려야 할 것이다. 자녀 봉양을 받을 수 없는 노인들에게는 최소한의 생활과 의료혜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구비 돼야 하겠다. 이에 더하여 노인들이 젊은 세대와 어울려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사회 공동체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필자는 5월초 1주일간 프랑스 ‘루르드’를 행사참가와 봉사활동을 위해 다녀왔다. 미국, 유럽, 아시아…
“당황스럽고 기가 막혔고. 어떻게 하라는 거지, 갖은 생각이 다 들었어요. 유가족을 불러놓고 이건 아니지 않나 생각했어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그럴 용기가 없었는지...” 이것은 KBS가 보도한, 제2연평해전 전사자의 아내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숨진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가 한 말이다. 지난 6월 4일 청와대는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240여 명을 오찬에 초청했다. 오찬 테이블 위에는 ‘여러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팸플릿이 놓여 있었는데, 이 팸플릿에는 오찬 메뉴와 함께 사진 5장이 게재돼 있었다. 그런데 이중 2장의 사진은 김정은의 모습이 들어간 사진이었다. 이것이 문제였다. 자신의 남편을, 혹은 자신의 자식을 죽인 북한의 최고 권력자의 사진이 들어간 팸플릿을 본 유가족들의 심정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런 걸 단순한 해프닝 혹은 에피소드로 취급할 수 있을까? 그건 절대 아니라고 본다. 국가를 위해 북한에 의해 희생된 유가족들 앞에, 그 원흉의 사진을 내놓는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청와대는 이런 반응을 내놓았다고…
무너지는 집 /김참 집이 무너진다.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는 골목. 그 골목 초입에 있던 떡갈나무. 어디로 갔을까. 참새들이 곡선을 그리던 공중의 길. 붉은 가위표 새겨진 이층집 지붕에 녹색 잠옷 입은 염소들이 누워 있다. 내일이면 없어질지도 모르는 오래된 집들. 그리고 녹색 잠옷 입은 염소들. 회색 시멘트 블록의 담과 붉은 벽돌로 쌓은 벽.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던 자리가 텅 비었다. 녹색 원피스 입은 여자가 건너편 커피점에 앉아 무너지는 집을 본다. 지붕에서 뛰어내리는 녹색 잠옷차림 염소들을 본다. 염소들이 골목 입구에 잠옷을 벗어두고 줄을 맞춰 횡단보도를 건넌다. 오래된 집들이 있던 골목을 떠난다. - 김참, ‘무너지는 집’ 전문 시인은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는 골목”을 걷는다. 그가 걷는 ‘골목’의 집들은 “내일이면 없어질지도 모”를 정도로 오래됐기 때문에 이미 ‘폐허’의 한 가운데라 해도 이상하지 않다. 길은 막혀 막다른 골목이고 군데군데 페이지가 찢긴 낡은 책과 같다. 그런데 골목의 귀퉁이에서 그는 “붉은 가위표 새겨진 이층집…
경기도가 골목상권을 지원하기 위해 ‘골목상권 조직화 지원’, ‘희망상권 프로젝트’, ‘노후상가거리 활성화’ 등 3가지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에 올해부터 2022년까지 4년 간 총 412억을 투자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경제공동체’ 조직화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골목상권은 지역경제의 핵심 주체이기 때문이다. 이번 지원 사업은 단순히 주차장을 만들고 치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도의 설명에 따르면 지역 골목상권이 당면한 문제를 공동체 스스로 진단하고 해결하는 역량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도 관계자는 “구도심 붕괴문제나 과당경쟁, 젠트리피케이션(상권 내몰림 현상) 등 개인이 아닌 지역사회 구성원이 함께 고민해야할 문제들을 상인 공동체를 통해 체계적으로 풀어 가는데 목적을 뒀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내용은 골목상권 상인은 물론 지역경제인, 지역주민, 대학, 도-시군 등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협력 협의체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또 전담 매니저를 투입해 소상공인들을 경제공동체로 조직한 뒤 상권분석·컨설팅, 경영교육, 현장체험 등을 실시해 개별 점포의 한계를극복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어떤 성과를 낼지 궁금하다. 아울러 노후 상가거리를 활성화시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