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께 늦은 새해 인사를 올렸다. 문이 없는 백담사 무문관에서 엄동설한에 이불도 없이 좌복만으로 용맹 정진하시며, 하루 한번 제공되는 한끼를 세번으로 나눠 요기하시고 한 철을 나신 스승의 핼쓱해지신 초인적 모습에 존경과 흠모의 마음이 넘쳤으며, 이사(理事)에 걸림없는 무애행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행자는 일소부주(一所不住)라 하여 한 곳에 오래도록 머물러 거주할 수 없었다. 큰 나무 그늘이나 동굴 등에 임시 거처로 삼고 화려한 지붕이 있는 집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여겼으며, 끊임없이 유행하며, 분소의를 걸친 채 다녀야 하기에 한 나무 그늘에서도 삼일을 머물 수 없으며 거주 공간에도 집착 할 수 없었으나 훗날 승단이 날로 번창해지고 커지게 되니 대규모의 공간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붓다 재세시 마가다 국왕 빕비사라는 죽림정사를, 대부호 수닷따는 기원정사를 기증하였다. 이 정사들은 비 바람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안락하고 지붕이 있는 숙사가 많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붓다와 제자들은 임시 거처로 이용하였을 뿐 출가하시여 입적하실 때까지 생애의 대부분을 거리에서 보내셨다. 붓다는 거리에서 태어나시어 거리에서 마치신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이러한 고행을 권한다면
예술은 다리다. 예술인이 건설하는 보람 있는 다리다. 도민들은 그 다리를 밟고 건너다닌다. 소통의 다리요 융합의 다리다. 이번엔 경기도가 다리를 놓았다. 도내 예술인들의 권익 보호와 창작활동 지원을 위한 ‘경기예술인 정책의 다리’다. 오는 2022년까지 총 132억2천만원을 쏟아 붓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청년예술가를 대상으로 연간 300만원의 창작활동비를 지원한다. 예술창작공간도 9곳에 설치하는 등 그야말로 활력이 넘치는 내용이다. 가뜩이나 경제 불황에 의기소침한 예술인들에겐 단비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 예술의 활성화는 메말라가는 도민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덮혀 줄 수 있는 힘이다. 오후석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이 발표한 경기예술인 정책 골자는 이렇다. 불공정행위로부터 예술인을 보호하고 예술 활동 여건을 마련하며 열악한 창작공간을 개선하는 등 세 가지 분야로 추진한다. 먼저 도는 불공정행위로 고통 받는 예술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예술인 지킴이’제도를 도입한다. 노무·계약 전공자 2명을 예술인 지킴이로 채용해 잘못된 계약서 작성이나 저작권 문제에 대한 예술인의 고충을 덜어주겠다는 복안이다. 상담이나 신고, 소송, 분쟁 조정을 도와준다. 예술인과 예비예술인을
연민 /고영 현관 도어록 속에 누가 새를 가둬놓았을까 잡아먹을 것도 아닌데 놀라게 할 마음 따윈 더욱 없는데 자꾸 새가 운다 만지면 만질수록 소스라쳐 울기만 하는 가엾은 새여, 우리 아직 포기하지 말자! 도어록을 부수고 새를 꺼낸다 -고영 시집 ‘딸꾹질의 사이학’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의 처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과 상대의 슬픔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마음이 있다. 연민이라 불리는 이러한 감정은 해결해줄 수 없는 안타까움으로 안쓰러움과 눈물을 흘리게 한다. 얼마만큼인지 가늠할 수 없는 파동으로 나를 너에게몰고 가는 이러한 걱정은 어느 순간 벌컥 열렸다 닫히는 문처럼 불안을 안고 있다. 또한 ‘현관 도어록 속에 누가 새를 가둬놓은’ 것처럼 우리를 무척 신경 쓰이게 한다. ‘만지면 만질수록 소스라쳐 울기만 하는 가엾은 새’, 너에게 일어난 일들은 어떠한 위로의 말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마침내 ‘도어락을 부수고 새를 꺼내고야 마는’,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연민은, 날마다 예측할 수 없는 일들 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타인을 생각하고 돕게 하는 절대적인, 매우 중요한 감정…
사교육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교육부와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9만1천원으로, 전년보다 7.0% 많아졌다. 6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증가율은 2007년 조사 시작 이후 최고치이다. 사교육 참여율도 72.8%로 전년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이렇게 사교육비가 늘어난 것은 대학입시제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방안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대입제도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이 사교육비 증가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눈에 띄는 것은 소득 구간별로 최하위인 ‘200만원 미만’ 가계의 사교육 참여율이 47.3%로, 전년 대비 3.3%포인트 늘어나 증가 폭이 가장 컸다는 점이다. 저소득층은 지난해 사상 최악 수준의 저소득에 시달렸다. 그런데도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한 것은 여러 군데 일을 하면서 근로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아이를 학원에 맡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고소득 가구와 저소득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 차이가 5.1배나 된다는 것이다. 소득 구간별로 최상위인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0만5천원, 최하위인 ‘200만원 미만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오늘(13일)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그동안 혼탁했던 조합장 선거 풍토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2015년 처음 도입됐다. 불법 선거를 막기 위해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가 매우 엄격하다. 조합장 선거운동은 본인만 가능하다. 배우자 등 가족과 선거운동 사무실 등의 선거 운동은 허용되지 않는다. 오늘 동시선거는 전국 1천343곳에서 실시된다. 그러니까 1천343명의 조합장이 선출되는 것이다. 농·축협조합이 1천113곳, 산림조합이 140곳, 수협조합이 90곳이다. 그런데 이처럼 엄격하게 불법 조합장 선거운동을 규제하고 있어도 불법·혼탁 양상은 4년 전 첫 동시선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금품 수수사례는 더 증가했다고 한다. 경찰청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바로 전날인 지난달 27일까지 적발한 조합장 선거와 관련한 불법행위자만 해도 298명(220건)이었다. 이 가운데 금품수수 사례가 202명으로 압도적이었다. 경기도내에서도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을 위반한 사례가 잇따랐다.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조합장 선거와 관련, 10일 현재까지 도내에서 위탁선거법 위반으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무기한 개학 연기는 하루도 안 돼 백기투항했다. 그 배경을 정리하면, 한유총 지도부의 결정에 대한 사립유치원들의 호응이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점과 사립유치원의 온갖 비리들로 호의적이지 않은 국민들의 시선 그리고 부정적인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메가톤급 철퇴’라고 분석하고 있다. 조직 내에서, 현장에서 상사와 동료와 직원들 그리고 이해관계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과 협력 속에서 해야 할 일은 결국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통한 ‘중장기적인 비전의 수립’이다. 비전이라는 것은 비행기의 항로와 같아서 목적지에 빠른 시간 내에 도착하려면 항로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다. 비전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지점에 가장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일을 한다. 비전은 ‘목표’와 ‘열정’이라는 두 단어로 구성되어 있다.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팀의 리더가 목표를 제시하고 팀원들에게는 그것을 성공시키고자 하는 열정을 끊임없이 불어 넣어야 한다. 열정 없는 목표는 부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목표가 앞으로 조직의 사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준다면 리더가 불어 넣는 열정은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그 목표지점에 모두가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드는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드라마 내용을 두고 입씨름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며칠 전에도 이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리 지역 학교 품평회를 하는 것을 들었다. 자신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가 서울대에 다섯 명이나 갔다고 큰 소리로 말한다. 모두 부러워하는 사이에 자신의 자녀 학교는 서울대에는 한 명만 갔지만 의대를 다섯 명이나 보냈다며 말을 잇는다. 서울대, 연대, 고대를 뭉뚱그려 8명이나 갔다고 자랑하듯 말한 부모도 있다. 자기 자녀가 다니는 학교는 여학교라 서울대는 못 보냈지만,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에 10명 넘게 갔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딸도 사대나 교대에 갔으면 좋겠다고 말을 보탠다. 이들은 학교 교육 활동에 대한 구체적 언급 없이 좋은 학교, 명문 학교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작년 서울대 입학생 통계까지 들먹이며 지역 고등학교 서열을 매기고 있었다. 언급되지 않은 학교에 대해서는 노는 학교라는 등 하면서 일방적으로 낙인까지 찍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2019년 핵심 정책은 이런 현실을 성찰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신년사에서 “경기교육은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다운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교육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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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역사상 전례 없던 규모 9.0의 지진은 평온했던 한 세상을 완벽히 붕괴시켰다. 숨지거나 실종된 인원만 2만여명. 81조원의 직접적인 재산 피해를 비롯한 피해는 수백조원을 훌쩍 넘어섰고, 앞으로 몇 배가 될지 가늠조차 쉽지 않을 정도다. 8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외지를 떠도는 이들만 5만명이 넘는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이 남긴 참상이다. 이뿐만 아니다. 거대 지진과 15m 높이의 해일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후쿠시마현 바닷가를 덮쳤고, 제1원전 4기를 모두 무너뜨렸으며, 거기에서 유출된 방사능은 태평양을 오염시키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이러한 불안과 공포는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일본이 원전에 대해 30~40년 뒤를 목표로 폐로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이 시간도 방사능은 계속 유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준위 방사능 오염수가 112만톤에 달한 상황에서 원전 주변 물탱크 또한 포화 상태에 이르자 일본 측은 이미 오염수 일부가 외부 바다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시인하기도 했다. 따라서 8년이 지난 현재 관심에서 멀어지긴 했어도 여전히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공포가 존재 하고 있는
‘내조의 여왕’이라는 말이 있다. ‘the queen of assiatance’는 묵묵히 뒤에서 뒷받침을 해주는 사람을 뜻한다. 부부사이에서는 주로 아내의 역할을 내조의 여왕으로 치켜세운다. 요즘은 남편을 위해 아내가 내조의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아내를 위해 남편이 내조를 할 수도 있는 세상이다. 내조를 통해서 상대방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사기를 충전시키며, 좌절을 극복하게 만든다. 도움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과의 조화로움이다. 도움을 통해서 한 사람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끔 한다. 봉사에 있어서 필요한 정신은 바로 ‘Assistance’이다. 도움을 준 사람 에게 단순히 ‘Thank you’라고 말하는 대신 ‘Thank you your assiatance’라고 쓸 수 있다.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하다는 뜻이다. assistance는 원래 원조나 지원을 뜻하지만 그보다 더 넓은 의미의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봉사는 바로 도움을 통해 근원적으로 상대에게 용기를 주는 일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린 해에 창단한 ‘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