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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똥구리처럼 희망도 굴리면 커지죠”

[당신이 희망입니다_칭찬 릴레이 ③] 문석 道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재활팀장

 

추천 주인공은
남몰래 백혈병 아이들을 돕고 있는 경기도청 보건위생정책과 이건재(47·보건6급)씨.

이씨는 “작은 정성이 힘든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목소리가 다할 때까지 ‘행복’과 ‘희망’을 전하고 싶다”며 칭찬릴레이 3번째 주인공으로 추천된 소감을 밝혔다.
처음 ‘한소리회’라는 동아리를 통해 ‘노래봉사’로 인연을 맺은 이씨는 동고동락하고 있는 조기열(43·세계도자기엑스포), 고상범(37·도의회)씨, 묵묵히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 임택순(47) 후원회장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10살도 채 안 된 아이들이 백혈병을 앓고 있는 것은 상상만해도 가슴아프다”는 이씨는 “아픈 아이들을 생가하면 저절로 지칠 때까지 연습하게 되는데, 그 자체가 보람이라는 결론을 얻곤 한다”고 말했다.

/오흥택기자 oht@

2년여 노력 복지관내 ‘곤충관’ 운영

장애우와 함께 여는 곤충 세상 행복

집중력 필요 발달장애에 안성맞춤

자연의 위대함 체험 자활의지 활활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일 하러 갈 곳이 있다는 ‘희망’은 비장애인이건 장애인이건 똑같이 느끼는 인생의 맛입니다. 장애인들이라고 해서 ‘일하는 기쁨’마저 빼앗겨야 한다는 건 있어서는 안 될 일이죠.”
굴린다. 굴리고 또 굴린다. 작은 소똥을 굴리고 굴리다보면, 제 몸뚱이보다 대여섯 배는 큰 덩어리로 불어난다. 그렇게 힘들게 굴려낸 소똥이 다시 어두컴컴한 땅 속으로 들어가면, 이듬해 봄에 그 소똥에서는 또 다른 건강한 쇠똥구리가 새롭게 태어난다.
도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재활팀의 문석 팀장(42). 복지관 내에 ‘곤충촌’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문 팀장은 ‘쇠똥구리’처럼 다부진 사람이다. 보잘 것 없는 것들, 사소한 것들, 힘든 환경 속에서 또 다른 희망을 태어나게 하는 사람이 그다. ‘벌레’라는 사소한 것. ‘장애인 일자리’라는 어려운 사안. 이 둘을 엮어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전문 일자리’라는 희망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장애우들이 애완용 곤충을 전문적으로 사육하고, 표본이나 기념품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그렇게 키워낸 곤충들을 ‘곤충촌’이라는 공간에 예쁘게 들여놓으니, 비장애인들에게도 또 하나의 전시관람 공간이 됐다”고 문 팀장은 자신만만하다. ‘곤충촌’이 운영된 지는 2년 여. 곤충을 기르고 먹이 만드는 법에서부터 해외공수를 했어야 할 만큼 시작은 어려웠지만, 올 5월에서 6월까지 두 달 동안만 외부 어린이 관람객이 7백 여 명에 달했을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실제 ‘곤충촌’ 전시관에는 해외에서 들여온 휘황찬란한 나비들에서부터 하나의 공작품처럼 섬세한 몸을 가진 각양각색의 곤충들이 제 모습을 뽐내고 있다. 전시관 바로 옆 하우스에는 저마다의 둥근 플라스틱 통마다 건강한 유충들이 웅크려 잠자면서 제 본모습을 뽐 낼 날을 손꼽고 있다. “표본작업이나 벌레를 전문적으로 사육하는 과정은 고도의 집중력이나 섬세함을 기본으로 합니다. 이런 부분들이 특히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장애우들과는 ‘찰떡궁합’이라는 데 착안했고요. 실제 흙을 만지고 곤충을 잡으러 산과 들을 접하면서, 장애우들 역시 일에 대한 스트레스 보다는 치료효과를 기대하게 될 때도 있다”고 문 팀장은 설명했다. 톱밥을 발효시켜 곤충의 먹이로 만들고, 유충에서부터 애벌레, 성충까지 관리하고 기다리는 과정이 장애우들에게는 또 다른 세상이다. 그렇게 새롭게 태어난 성충들은 관람객들에게는 자연의 힘을 느끼게 하는 ‘감탄사’로 탈바꿈 된다.
“장애우들에게 있어 일자리는 한 달에 800원을 받는 봉투나 인형 눈을 붙이는 게 다였습니다. 실제 그런 일을 한다고 해서 장애우들이 수입을 바라는 건 아닙니다. 단순히 일하러 가고 싶다는 건데, 실제 사업장들에서는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거부될 때가 많다”고 문 팀장은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시작한 곤충촌 사업은, ‘지렁이가 무서워 낚시조차’ 못하는 그에게는 그야말로 어려운 선택이었다.
문 팀장은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사업과 장애우 일자리를 엮어보고자 한 건데, 소나 말 등 큰 짐승들은 장애우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아 포기했고 그러다 보니 ‘곤충’이 가장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문 팀장은 일단 그간 2년여의 결과물인 ‘곤충촌’의 현재모습에 대해 만족해 하고 있다. 복지관의 이 같은 성과로 여주나 안양 등지의 장애복지관에서 같은 맥락의 프로젝트 추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언젠가는 타 시와 함께 곤충엑스포를 연다거나 전문 곤충사육장에 장애우들이 일 할 수 있는 전문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작은 작지만, 굴리고 또 굴리다보면 눈덩이 같이 큰 희망이 생길 거라고 믿습니다.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겠죠.” 그의 건강한 웃음,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쇠똥구리를 만난 만큼이나 반갑다.

/유양희기자 y9921@kgnews.co.kr

다음 주인공은

수원여대 이계존교수

한소리회 결성 노래 봉사 6년

길거리공연 백혈병 아동 도와

칭찬릴레이의 다섯 번째 주인공은 문 석 팀장이 추천한 추천한 수원여자대학 사회복지과 이계존 교수다.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정신의료사회사업사,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직업재활연구팀장, 수원 영통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을 거쳐 현재 수원여대 강단에서 후학을 기르고 있다.
장애우의 고용촉진에 관한 분야에 있어 다양한 실무와 경험을 갖춘 것은 물론, 실제 많은 논문을 통하여 학문적 접근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장애우나 비장애우를 떠나 모두가 ‘행복할 권리’가 있으며 이러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사회복지와 차별 없는 세상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유양희기자 y9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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