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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지 못하는 사회가 진짜 장애죠”

[당신이 희망입니다_칭찬 릴레이 ⑤] 이계존 교수
‘소수자’에 대한 ‘이유없는 거부감 사회’를 향한 ‘이유 있는 항변’

 

추천 주인공은 道장애인종합복지관 문석씨

곤충사육서 전시관까지 조성
장애우에 새로운 일자리 희망

복지관 내 ‘곤충촌’을 운영하고 있는 도장애인종합복지관 문 석(42) 팀장. 곤충사육에서 전시관까지, 독특한 과정을 장애인들의 새로운 일자리로 만든 장본인이다.
문 팀장은 “장애우들의 경우 단순 반복작업을 하면서 오히려 일반인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에서 처음 생각해 본 일 이었다”며 “자연과 연결된 프로젝트가 장애우들의 새로운 일자리가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애인 직업재활 분야를 연구중인 문 팀장은 지난 2년 여 동안 ‘곤충촌’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전시관은 물론 관련된 다양한 기념품을 제작하고 만드는 일에도 현재 아이디어를 짜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함께 일을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복지관 식구들에게 늘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문 팀장은 “앞으로 이 같은 프로젝트들을 다른 지역과 함께 유기적으로 연결해 나가고 싶다”며 “언젠가는 세계에서 가장 멋있는 장애인 곤충 엑스포를 꾸며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유양희기자 y9921@

현장-학교·장애-비장애 통합은 유기적이어야

강단 7년째 ‘교수’ 직함보다 최전방 ‘사회복지사’

영어마을 보다 ‘소수자 이해마을’ 우선됐으면…

찢어진 천 조각들. 각기 다른 재질의 자투리 천들. 아무렇게나 찢겨진 천 조각들을 잇고 또 잇는다.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꿰맨다. 상처 난 천 조각들을 잇는 그의 바느질에는 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촘촘하게, 티 안 나게, 그러나 멋있게. 그의 옹골진 바느질 솜씨가 지나간 자리에는 어느덧 멋진 조각보가 눈앞에 펼쳐진다.
현장과 강단의 통합,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교육, 장애인의 일자리가 사회 속에서 흡수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계존 교수. /윤창원기자skynamoo@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교육이 되지 않는 근본적 이유는,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이유 없는 ‘거부감’때문입니다. 그 ‘이유 없는 거부감’이 우리 사이에서 장애인을 혹은 모든 소수적 약자들을 분리 혹은 격리시켜 놓고 있는 겁니다.” 수원여자대학 사회복지과 이계존(45)교수.
현장과 강단의 통합,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교육, 장애인의 일자리가 사회 속에서 흡수 될 수 있도록. 그가 주장하는 모든 것들은 ‘합쳐짐’ 즉 ‘통합’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우리’ 사이에서 이유 없이 격리되고 분리됐던 모든 것들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10년 가까이 일을 하다 처음 강단에 섰을 때 느꼈던 괴리감이 매우 컸습니다. 현장실무와 학교의 교과서마저 분리된 상태에서, 어떤 진정한 복지가 이루어 질 지 고민도 컸죠.” 강단과 현장조차 분리돼 있는 상황, 그 가운데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내려진 ‘소수자들과 사회 사이의 괴리감’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은, 도무지 순서가 맞지 않는 일이었다는 것.
이 교수의 이 같은 생각은 수원여대 사회복지과의 커리큘럼, 그의 생활에 그대로 드러난다. 영통종합사회복지관,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 산성동복지회관, 정신장애인사회복귀시설 고운누리. 이 교수 자신이 직접 활동하고 참여하는 10여 개가 넘는 복지 단체들. 이 모든 실제 장애인 생활공간들이 수원여대 사회복지과와 유기적으로 연결 돼 있다. “의과대학을 가게 되면 바로 병원이라는 실무 공간과 연결돼 전문의가 탄생하는 것처럼, 사회복지학도 똑같이 현장과 실무, 강단에 대한 유기적 연결이 중요하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그가 수원여대 강단에 선 지는 7년째다. 직함은 ‘교수’지만, 그의 행동반경은 최전방의 ‘사회복지사’에 훨씬 가깝다. 노인, 여성, 청소년, 정신장애, 시각장애. 그의 40여 편이 넘는 논문과 책들은 고스란히 이 교수가 경험하고 느낀 것들, 고민한 것들의 결과물들이다. 고민한 것을 직접 남기고, 다시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다시 현장으로 소화 통합시키는 ‘열정가’가 바로 그다. 절대 ‘책상에 앉아 있는 교수’로만 남지 않겠다는 것은 이 교수의 소신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한편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이유 없는 거부감’이 우리 사회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다”며 “요즘 유행한다는 영어마을 이전에 ‘소수자 이해 마을’이 먼저 생기는 게 순서 아니냐”고 꼬집어 말했다. 모두가 존엄한 사람들. 함께 숨 쉬고 살아나가야 하는 이웃들이 어떤 작은 차이로 우리 사회에서 ‘분리’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소수자 이해 마을’이라는 프로젝트에 도전해 볼 작정이다.
이 교수는 그렇게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남에게 받은 설움들, 그렇게 터지고 갈라진 마음들을 촘촘한 바느질 솜씨로 잇고 있다. 그 소수자들이 다시 사회의 구성원으로 탄탄히 붙어나갈 수 있도록, 그의 바느질 솜씨가 멋지게 발휘되길 기대해본다.
유양희기자 y9921@kgnews.co.kr

다음 주인공은

㈜일굼 김선태 사장

이계존 교수가 추천한 칭찬릴레이 여섯 번째 주자는 주식회사 일굼의 김선태(32) 사장이다.
이 교수는 “젊은 친구가 사회복지를 하나의 또 다른 생산적 분야로 바꾸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 일굼은 지난 7월 수원시 처음 문을 연 사회복지컨설팅 회사로, 기존 사회복지 영역 중 일부분을 전문적 기획영역으로 소화하는 것이 목적인 회사다.
김 사장은 “갑자기 칭찬을 해주신 이 선생님께 감사하다”며 “아직 작은 회사지만,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생산적 사회복지’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 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문적 사회복지 컨설팅의 가능성, 생산적 사회복지, 질 높은 사회복지가 어느 선까지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지. 젊은 패기를 지닌 김 사장의 이야기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유양희기자 y9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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