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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 영리보다 철학이 있어야죠"

[당신이 희망입니다_칭찬 릴레이⑦] 유당마을 이순 원장

 

국내 첫 실버타운인 유당마을의 설립자인 이순 원장은 현재 입주한 110여명의 노인들 모두를 부모처럼 공경하며 사랑으로 돌보고 있다. /윤창원기자 skynamoo@

추천 주인공은 ㈜일굼 김현태 마케팅사업팀장

사회복지에 대한 인식 전환 시급
홍보·개선 중간다리역할에 최선

“노인실버타운 등 최근 복지기관들은 많이 생겼지만 복지기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쉽게 변하지 않고 있어 복지기관운영자들의 어려움이 많습니다”
지난주 칭찬릴레이의 주인공인 사회복지전문기업(주)일굼의 김현태(32) 마케팅사업개발팀장은 사회복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제도와 기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현재 복지기관들은 대부분 시골이나 외각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지기관도 동사무소처럼 집주변에 위치해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기관을 이용하는 사람이나 그 주변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잘 살 수 있는 방법”이라며 “일반사람들에게 복지 제도와 기관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홍보와 개선 등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사회복지전문기업(주)일굼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설명했다./이미영기자 lmy@


8년 간호사 생활 접고 새로운 도전
88년 국내 최초 유료복지타운 건립
이해와 애정없이는 한 발짝도 못떼
특화된 종합복지타운 꿈은 진행형

“누구나 늙습니다. 한 평생을 젊게만 살 수 있는 건 아니죠. 노년 역시 인생의 중요한 한 대목이고, 편안한 노년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는 겁니다.”
유료노인주거복지시설 유당마을 이순(50) 원장. 유당마을 설립을 준비하던 당시, 그녀의 나이는 고작 스물아홉. 철없는 처녀애였다. ‘의욕’하나로 똘똘 뭉친 처녀애는 첫 삽질부터 숟가락 하나까지 자기 손이 닿아야 직성이 풀렸다. 그 결과 88년 국내 최초의 실버타운, 유당마을이 문을 열었다. 유당마을은 현재 110여 명의 노인이 입주해 있다. 평균 연령은 83세, 대부분 그곳에서 10년 이상을 보낸 분들이다.
“노인복지타운, 실버타운에 대한 지금 인식은 무조건 ‘비싸게 돈을 받는 영리단체’정도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실버타운은 노인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없이는 단 한 발짝도 뗄 수 없는 분야입니다. 그런 점에서 향후 실버타운들도 연령별, 컨셉별 다양화 되고 변신하는 과정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고 이 원장은 말했다. 노인복지에 대한 철학 있는 실버타운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유당마을은 ‘국내최초’라는 타이틀을 넘어 조직적인 노인복지 프로그램이나 원스톱 생활공간 등으로 인기가 높다. 현재 입주동이 전부 꽉 찬 상태다. 여타 실버타운들이 경영난에 허덕이는 상황이라 성과가 더욱 값지다. “노인복지, 그리고 실버타운이라는 건 거창한 게 아닙니다. 그냥 매일매일 제가 그 분들의 딸이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돌봐 드려야하니까 엄마 같은 마음으로 뵐 때도 있고요.” 1년 365일, 이 원장이 유당마을을 뜬 눈으로 지키는 이유다.
이 원장은 유당마을과 연을 맺기 이전 평범한 간호사였다. 간호사로 남부럽지 않은 8년을 보내다 어느 날 돌연 ‘사표’를 던지고 사회복지관련 대학원에 입학을 했다. 사회복지는 당시로서는 비인기 학과였던 탓에 ‘잘나가던 간호사’의 이 같은 선택에 주변 만류도 많았다. 이 원장은 “사회복지라는 게 언젠가는 모두에게 필요할 수밖에 없는 분야라는 확신이 들었고, 내 색깔을 그대로 드러내기에 적합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88년 당시까지만 해도 ‘사회복지’니 ‘노인복지’니, 아예 ‘복지’라는 말조차 낯선 시절이었다. 올림픽 열기로 모두가 샴페인을 터뜨리기 시작한 때였지만, 앞만 보고 달려가는 데 모두가 몰두해 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때 스물아홉 처녀애에게 ‘실무팀장’ 자리가 주어졌던 건 그렇게 또 하나의 ‘기회’였고 ‘도전’이었다. “제가 법인누구의 사촌뻘 쯤 되지나 않나 색안경 끼고 보는 분들도 많아요. 많은 법인들이 그런 식으로 산하단체를 운영하니까 그런 오해가 생기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냥 저는 전문 경영인 일 뿐입니다.” 그래서 더욱 이 원장이 갖는 자부심은 남다르다. 이 원장은 직접 수지침 자격증에서 건강관리사 자격증까지 따내면서 저 밑바닥 실무에서 최고 경영까지 차곡 차곡 준비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은 비교적 ‘드라마틱’하면서도 순조로웠다.
하지만 3년이 고비였다. ‘유료’라는 부정적 인식. ‘자식이 버젓하게 있는데 돈을 내고 왜 따로 버려진 것처럼 들어오느냐’는 인식. ‘실버타운’이라는 말조차 생경했던 당시로는 어쩔 수 없는 벽이었다.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니 수익을 낸다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고, 실버타운에 대한 의지만 지켜나가는 선에 의의를 둬야 됐다”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최근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대기업이 실버타운 사업에 뛰어드는 등 눈길을 끌고 있긴 하지만, 실버타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아직도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 “그런 인식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제 몫이고, 향후 노인복지를 배우려는 후배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이 원장은 향후 유당마을 근처에 또 다른 컨셉으로 무장한 실버타운 한 동을 더 건립할 생각이다. 현재 유당마을이 비교적 고령 노인들의 주거공간이라면, 이보다 낮은 연령대의 노인들을 위한 실버타운을 만들겠다는 것. 스포츠 특화나 문예, 건강 등 어느 한 분야에서만큼은 ‘최고’가 되는 실버타운을 만들 예정이다.
“2014년이면 노인인구가 지금의 배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현재도 노인들의 필요수요에 10분의 1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실버타운의 양적팽창이나 이윤추구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노인복지에 대한 철학과 개성이 살아나길 꿈꿔야겠죠.” 이 원장의 웃음에 사뭇 자신감이 넘친다. /유양희기자 y9921@kgnews.co.kr


다음 주인공은 ‘엄영숙 헤어샵’ 엄영숙 원장

이순 원장은 칭찬릴레이 여덟 번째 주자로 ‘엄영숙 헤어샾’의 엄영숙(51) 씨를 추천했다.
이 원장은 “엄 원장이 운영하는 미용실은 그 동네 ‘사랑방’과 다름없다”며 “엄 원장이 조원동 일대에 20년을 살면서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미용봉사를 꾸준히 해오는 모습을 보고 늘 감동을 받았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20년 가까이 된 미용실은 허름하지만, 그 곳을 들르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누구보다 후한 정을 전하는 사람이 엄 원장이라는 것. ‘사랑 실은 봉사대’의 활동에도 엄 원장은 열심이다. 특히 노인들에 대한 엄 원장의 각별한 마음과 봉사가 조원동 주민들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있다고 한다. 엄 원장은 “괜히 아무것도 아닌 일에 칭찬을 받게 돼 창피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작은 봉사, 따뜻한 말 한마디로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엄 원장과의 만남이 기대된다. /유양희기자 y9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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