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2 (금)

  • 구름많음동두천 27.8℃
  • 구름많음강릉 35.1℃
  • 흐림서울 28.9℃
  • 구름조금대전 30.8℃
  • 구름많음대구 30.9℃
  • 맑음울산 33.1℃
  • 구름조금광주 30.3℃
  • 구름조금부산 30.5℃
  • 구름조금고창 31.3℃
  • 맑음제주 32.3℃
  • 구름많음강화 28.7℃
  • 구름많음보은 30.1℃
  • 구름많음금산 31.6℃
  • 구름많음강진군 30.9℃
  • 맑음경주시 34.2℃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화려한 의상·웅장한 연주 연출

가슴 가득 밀려오는 감동 물결

국립오페란단-라트라비아타

방황하는 고급 사교계의 여인과 그를 사랑하는 순수 청년의 비극적 사랑이야기 ‘라 트라비아타’는 1948년 ‘춘희’로 한국 초연을 한 뒤 가장 많은 상연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베르디의 오페라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인 만큼, 매 공연에 거는 관객의 기대치는 이중적일 수 밖에 없다. 원작의 순수성을 지키면서도, 기존 작품과는 차별되는 새로움을 원하기 때문이다.

지난 21~22일 국립오페라단이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하 전당) 해돋이극장에서 선보인 ‘라 트라비아타’는 색다른 작품해석에 촛점을 맞췄다. “움직임에 철저한 내면의 동기를 부여하는” 연출가 볼프람 메링이 해석한 오페라는, 자유롭고 싶지만 자유로울 수 없는 여인 비올레타의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듯 어둡게 시작한다.

‘축배의 노래’와 ‘아, 그이인가’로 유명한, 비올레타가 알프레도의 사랑을 느끼는 1막은 흑백의 옷을 입은 등장인물 때문에 긴장감이 넘친다. 플로라의 파티장면(2막 2장)에서야 샹들리에와 울긋불긋한 의상으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지만, 파국을 앞둔 마지막 축제일 뿐이다. 결국, “조금만 더 산다면” 한 숨짓던 비올레타는 계단에 쓰러져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

이번 공연이 다른 작품과 가장 차별화 된 부분은 다양한 무대위 인물과 무대, 그리고 연주였다.

공연내내 무대에서 등장인물 특히 여주인공을 바라보는 남루한 차림의 이들은 비올레타에 대한 연민의 정을 표현했다. 정제되기도 하고, 화려하기한 몸짓(툇마루무용단)도 신선함을 더했다.

배경도 없고, 중앙계단과 양쪽의 등장통로 뿐인 단출한 무대는 비올레타의 죽음을 최고조로 이끈 그리스 비극의 그것이었다.

또한 극음악전문연주단체로 탈바꿈한 군포프라임필(번디트 웅그랑시 지휘)은 반주로 그치지 않고 극을 아우르는 음악을 들려 줬다.

전당은 이번 공연이 80%이상의 객석점유율로 공연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공연계의 가장 큰 관심인 초등학생 등 학생과 중년여성들의 발길을 잡아 비교적 성공적인 오페라 공연이었다고 자평한다.

최근 불어 닥친 뮤지컬 열풍으로 화려한 무대를 기대했던 관객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기존의 작품도 끊임없는 재해석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가는 열정과 노력을 보여줘, 우리 공연문화계가 지향해야 할 바를 제시한 의미있는 공연이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