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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진정한 나를 찾는 ‘행복 공간’

단순한 주거 공간 탈피 실용·미적으로 묘사
일상서 느끼는 아름다움·건축 재치있게 엮어

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지음

이레/302쪽, 1만4천원

사전적 의미의 집은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곳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옛부터 집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의 안전한 보호처라는 의미 이상을 부여해 왔다. 사는 이의 필요한 공간보다 크고 넓게 지은 궁궐, 집주인의 ‘품격과 화려함을 나타내 주는 아파트’라는 광고문안 등 ‘집’은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다. 집 뿐만이 아니다. 벽을 올리고, 지붕을 씌운 공간은 실용적·미적인 영역까지 뛰어넘는다.

“건축의 의미를 믿을 때 그 전제는 장소가 달라지면 나쁜 쪽이든 좋은 쪽이든 사람도 달라진다는 관념이다. 여기에서 우리의 이상적인 모습을 우리 자신에게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 건축의 과제라는 신념이 생긴다.”(‘행복의 건축’, 13쪽)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보통은 신작 ‘행복의 건축’에서 삶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공간과 공간을 기능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구축해내는 건축에 대해 말한다. 독창적인 방식으로 현대적 일상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수필집을 발표해 온 저자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건축과 문화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우아하고 재치있는 문장에 풀어낸다.

많은 이들이 건축은 ‘쓸모가 없고 진부하다는 점에서’ 원예와 다를 바없다고 여기기도 한다. 그럼, 과연 어떤 건축을 멋있다고 하고, 어느 건물이 밋밋하다고 느낄까?

“어떤 건물이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느끼는 것은 우리가 그 정면에서 희미하게 연상하는 생물이나 인간의 기질이 마음에 안 든다는 뜻일 수 있다.(…) 우리가 건축 작품에서 찾는 것은 결국 친구에게서 찾는 것과 그리 멀지 않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묘사하는 대상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다른 모습인 셈이다.”(93쪽)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름다움은 정신적인 것이다. 결국, 건축의 효용은 육체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안정을 제공하는 것에 있다.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끝내고 스웨덴 스톡홀름 북부 레에 있는 집으로 돌아와 느끼는 감정이다.

“집에 돌아와 혼자 있게 되어 복도 창 밖 정원 위로 어둠이 깔리는 것을 보면, 서서히 더 진정한 나, 낮 동안 옆으로 늘어진 막 뒤에서 공연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던 나와 다시 접촉을 하게 된다.(…)깊은 의미에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125쪽)

저자의 특징인 현학적이고 우리말어순에 안 맞는 글쓰기가 어색하기는 하지만, 일상에서 느끼는 미학과 건축의 관계를 저자의 시각으로 포착해낸다. 글에서 설명한 자료의 대부분을 소개한 친절함도 글읽기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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