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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초대석]전엄봉 전국학생처장협의회 회장

수원대 전엄봉 학생지원처장(61.체육학과 교수)이 제 33대 전국 학생처장협의회 회장으로 추대 선출됐다. 지난 달 11일 제주 칼 호텔에서 전국 4년제 대학 125명 학생처장 가운데 100여명이 그를 인증한 것이다.

 

직전 32대까지는 서울 소재 대학의 처장이 독식해온 것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은 ‘거사’였다.

국내 4년제 대학의 3/4이 지방에 몰려 있는데도 그간 ‘중앙집권적’ 관행이 이 협의 기구에도 잔존했었다. 이 ‘구태’를 과감히 그가 깼고, 협의회 처장들도 ‘지방화 시대’의 도도한 흐름을 수긍했다. 차기는 영남 호남 강원도쪽으로 바통이 이어져 뒤늦게나마 지역 형평을 고려한 ‘법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협의회는 정치적 목적이 전혀 없는 순수 기구로써 대학간 정보를 공유하면서 이 나라 대학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며 “오로지 학생들의 복지와 면학 분위기 조성에 힘쓰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처장 이란 보직은 대학에서 중심이고 포스트”라면서 “그 역할과 사명감에 책임질 수 있도록 대학 발전에 힘쓸 것이며 좋은 기획안을 마련해 교육부에 건의하겠다”고 강조했다.


4년제 대학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방소재, 중앙집권 깨고 ‘지역균형’ 주력
 

 

 

 

- 제 33대 전국 4년제 대학 학생처장협의회 회장에 추대됐는데 취임 소감은.

▲ 지난 달 11일 제주 칼 호텔에서 125개 전국 4년제 대학 학생처장 가운데 100여명의 학생처장이 참가한 가운데 선출됐다. 추대는 앞서 중앙 상임위에서 됐고 이날 제주 총회에서 인증받은 것이다.

학생처장은 그 학교의 중심,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포스트 역할이다. 그 처장들의 단체 협의 기구인만큼 학생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좋은 여건을 갖고 양질의 뒷바라지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추대 수락 연설에서도 학생들이 좋은 교수 밑에서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도록 정보를 교환하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서로 협조하고 상부상조하면서 가족처럼 지내자고 말했다.

- 학생처장협의회는 어떤 성격이며 그간 전임 회장들의 업적은 어떤 것이 있는지.

▲ 각 대학 처장들의 친목 도모 기구이다. 정치적 성향은 전혀 없다. 소속 대학에서 일어나는 정보 교환과 상호간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윤형섭 전 교육부장관, 박영식 전 정보통신윤리위원장, 오교한 단국대 행정법무대학원장, 홍복기 연세대 법대학장 등이 바로 역대 회장 출신들이다. 사회 활동이 왕성하고 각 분야에서 출중한 분들이다.

임기는 2년인데 한 번 연임 가능하다. 요즘에는 한 번 하면 그만하는 추세다.

취업율 향상, 공부할 수 있는 환경조성 등 좋은 대학 발전안에 대해 교육부 청와대에 건의하는 일이다.

- 이 협의 기구는 대학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 각 대학간 알고자 하는 정보를 공유하면서 상생 발전하는데 적잖은 도움이 됐다.

일례로 사립대학은 외부에 학내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매우 꺼려한다. 이를테면 학교 잉여금이 이렇다. 예산이 이렇다 등등. 그러나 학생처장들은 이같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학교 발전에 일익하고 있다. 등록금도 크게 인상하지 않고 각 대학마다 협의하고 조율하는 것이다. 국가단체도, 관변단체도 아니기 때문에 또렷하게 발전 대안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다만 각 대학의 학생활동 여러가지 잡다한 문제를 의논하면서 해결점을 찾는 기구이다.

- 협의회 회장으로 추대된 동기는 무엇이고 2년 임기동안 어떤 사업에 주력할 것인지. 회장으로서 소신은.

▲ 바로 직전 32대 협의회 회장까지 모두 서울에서 소재한 대학의 학생처장이 역임했다. 이번 33대 때 내가 추대된 것도 그런 배경도 있다. 인천 경기 지역에 무려 27개 종합대학이 있는데 이젠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회장이 추대돼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었다.

 

 

추대 수락 연설 때 이런 말을 했다. 앞으로 회원들은 집안 가사까지 서로 협의하자고 말했다. 학생처장이 나서면 안되는 일이 어디있겠냐는 뜻이었다. 인간 관계에 바탕을 두자는 의미였다. 대다수 학생처장들은 외향적이어서 성격이 전부 좋다. 10분만 같이 있어도 얘기가 통하더라.

 

내가 46년생인데 전국 학생처장가운데 나이로는 세번째 연장자인 것 같다. 나이가 지긋한 것도 협회 회장에 추대된 이유 중 하나다(웃음). 4년제 대학 가운데 지방 소재가 무려 3/4인데도 서울 중심이었다. 이젠 달라질 것이고 달라져야 한다. 아마 내 다음은 호남 영남쪽으로 가야 된다. 중앙집권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앞으로 이 기구는 처장 상호간 친목을 도모하고 대학간 정보 공유를 통해 대학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아직까지 상임위원회 소집을 못마쳤다. 대학마다 인사이동이 끝나는 7~8월 쯤 임원진을 구성한 후에 서로 상의해서 주력 사업을 찾을 것이다.

- 전공이 ‘운동 생리학 이던데. 전공 소개와 체육학 교수로서 우리나라 체육한 수준은.

▲ 지난 1984년 스포츠 생리학을 공부하러 미국 오하이 대학에 6개월간 연수 갔었는데 그 때 지도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모든 스포츠가 생리학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스포츠 과학이 좌지우지 할 것이니 이 학문에 박차를 가하라고 말했다. 운동 생리학은 매우 재미있고 매력적인 학문이다.

 

사람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 부터 ‘운동 생리학’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해부학’이다. 최근 웰빙 노인건강 등 이 모든 것의 기저는 바로 ‘운동 생리학’이다. 그러나 요즘 이 학문은 죽은 경향이 있다. ‘스포츠 마케팅’이 부각되고 이 생리학은 기초 학문인데 관심이 덜한 것 같다. 이 기초 학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영원한 학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체육한 수준은 매우 높아졌다.

 

외국 박사가 전체 교수진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두뇌는 우수한데 반해 환경 여건이 따르지 못해 아쉽다. 젊을 때 외국 학문을 받아들인만큼 이들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그 환경을 마련하는데 국가가 나서야 한다. 중고교 체육 시간을 줄이는 것은 큰 문제다. 머리만 커지고 신체는 약해져서 큰 일이다. 교육부는 자꾸만 체육 시간을 줄이라고 하는데 안타깝다.

 

국민보건 차원에서 다시 한 번 심사숙고 해야 한다. 체육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적잖은 부분을 차지한다. 체력장도 없앴다. 스포츠가 사회에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줄 알면서도 등한시 하는 것이 문제다. 체육부도 부활해야 한다.

- 지난 84년 수원대 전임강사로 시작해서 부교수 교수에 올랐는데. 수원대학의 장점과 비전은.

▲ 현재 수원에서 규모면으로는 명지대 다음으로 두 번 째이다. 대학 캠퍼스가 수도권에 있는데도 무려 166만㎡(50만평)의 광활한 캠퍼스를 갖고 있다. 계획된 캠퍼스에 예술성까지 갖춰 학교를 방문한 사람마다 탄성을 자아낸다. 설립자인 이종욱 총장의 안목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고의 교수진에서 나오는 높은 교육의 질은 자타가 인정한다. 올해가 개교 25주년인데 대학 발전 제2의 도약기로 삼았다. 수원대학은 명실공히 위치로도 규모로도 볼 때 그 발전 가능성은 상당하다. 경기 도내 최고의 대학으로 우뚝 설 것으로 확신한다.

- IT 특성 대학으로 유명한데. 그 저력은 어데서 나오는가.

▲ 지난 2002년 정보통신부 주관 ‘IT 특성화 대학 선정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또 이듬해인 2003년에도 최우수 대학으로 뽑혀 기염을 토했다. 그 저력은 바로 재직 교수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학생들에게 적극적 지원이다. 교수들은 이 방면 국내 최고의 베테랑이다.

 

명실상부한 IT의 명문 대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은 이를 위해 수십억을 쏟아 부었고 앞으로도 IT에 관한 한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 최고의 특성 대학으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할 것이다.

- 수원대가 그간 지역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 84년 전임강사로 발령받고 이 학교에 첫 발을 내딜 땐 정말 이곳 전체가 과수원과 축사, 허허벌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파트 숲에 빙 둘러 쌓였다. 상전벽해란 말이 실감난다. 수원대학의 소재지는 화성시이다.

대학 재단측도 지역 발전에 함께 고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단적인 예로 현재 학교 초입새인 인문대학의 건물 쪽 무려 1만6천600여㎡(5천평)에 대규모 위락단지를 조성하기위해 화성시와 협의중이다. 사업 자금이 1~2천억원이다. 화성 시민들에게 뭔가 보답하기 위한 차원이다.

지역 대학이 지역 발전에 이바지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가시화되기 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계속 화성시와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 안을 짜낼 것이다.

- 수원에 온 계기는 무엇인가.

▲ 71년 ROTC 제대 후 평택시 진위군 하북면 진위중학교에서 1년 정도 교편을 잡았다. 당시 한양대에서 조교로도 있었는데 우연히 신문에서 채용 공고를 보고 원서를 낸 것이 수원대학과 인연을 맺었다. 학창 시절 용주사에는 딱 한 번 들렸고 중학교 교사 때 버스를 타고 이곳 수원대를 자주 지나쳤을 뿐이다. 참으로 인연의 끈은 대단한 것 같다.

사실 꿈은 군인이었다. 여건이 맞지 않아 이 길을 택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더 잘된 것 같다. 고향은 대구 한 복판 상서동 13번지인데 객지에서 40년 이상을 살았으니 여기가 제 2의 고향이다.

- 우리 나이로 예순 하나이신데. 너무 젊다. 비결이 있나.

▲ 대구 상고(36기) 내야수 출신이다. 상업은행 실업팀에 가서 1년 운동하고 한양대 야구선수로 2년간 현역 생활을 했다. 정동진(삼성 감독) 박동수(고려대) 유영수(현대 수석코치) 들이 동기들이다. 젊을 때 탄탄하게 체력을 다져온게 건강에 비결 같다. 다른 특별히 운동을 하는 것은 없다. 대학생들과 늘 함께 하며 진지하게 대화하고 고민하는게 나이를 잊게 하는 것 같다.

■ 전엄봉 회장은…

지난 1984년 수원대 체육학과 전임강사로 시작, 16년만인 2000년 정교수에 올랐다.

1999년~2004년 체육대 학장을 연임하며 학교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세워 2005년 처장 보직을 맡았다.

70년대 김시진 이만수 양일환 등 한국 야구의 쟁쟁한 스타들이 바로 대구상고 (36회) 그의 후배들이다.

고교 시절 내야수 출신으로 졸업 후 상업은행 실업팀에 잠깐 머물다 한양대 야구부로 스카웃 됐다.

그러나 대학 3년, ROTC(7기)에 지원하며 야구 인생을 접고 새 항로를 모색한 것이 71년 제대 후 ‘교직’이다.

그해 평택시 진위중학교 체육교사로 임용됐고 79년 한양대학원에서 ‘건강 및 스포츠 활동의 관심도 조사연구’란 논문으로 석사학위, 86년 ‘스포츠를 통한 사회 형성의 기본 문제점 연구’로 한양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인 ‘운동 생리학’ 관련, 수십 편의 연구 논문과 20여권의 책을 써냈다.

이같은 왕성한 저술 활동은 젊은 시절 단련된 체력과 정신력이 밑받침이 됐으며, 체육학장 학생지원처장의 힘든 보직을 맡아서도 유감없이 탁월한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는 뒷심이다.

국내 체육학계에선 그의 이번 전국학생처장협의회장직 선임을 가리켜 “그만이 할 수 있는 쾌거”라면서 “체육 학계를 진일보시킨 선구자”라고 극구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담=김동섭 사회부장, /정리=김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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