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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초대석]하영수 열린사회복지교육재단 이사장

왕따, 결식아동, 비행청소년, 독거노인, 노숙자. 삭막한 현대사회를 압축해 표현하는 여러 문제이자 우리 곁에 다가선 말들이다. 나눔이란 말이 점점 무색해지는 현실 속에서 나보다 남을,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할 줄 알아야 가능하다는 사회사업과 그일에 앞장서고 있는 사람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을 비롯해 각종 교육과정에도 봉사제도가 도입될 정도로 일반화되고, 아시아의 이주노동자들에게로까지 관심이 확대될만큼 외연적으로 성장했음에도 사람들이 다시 제대로 된 봉사와 사회사업에 목말라하고 있다. 생색내기와 흉내내기에 그치고 있는 형식적인 봉사와 사회사업으로 그 본연의 의미가 무색해진 세태속에 참된 것에 대한 갈증은 당연한 것이리라.

이순(耳順)을 훌쩍 넘어 종심(從心)을 눈앞에 둔 나이에도 우리 본연의 나눔과 베품을 실천하는 데 여념이 없는 하영수 (사)열린사회복지교육재단 이사장은 그래서 더욱 새롭다. 편견과 차별을 넘어 3세대가 공감하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일을 실천하는 데 하루 24시간도 부족하다는 하영수 이사장을 만나봤다.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 문화 구현
“계층간에 도덕의식 대립 심화봉사·사회기여 사고방식 절실”

 

 

 

 

 

 

 

-청소년, 노인, 장애인 사업을 넘어 각종 문화사업까지 쉴틈이 없으신데 열린사회복지교육재단을 설립하게 된 동기는.

▲나는 38년여를 공직에 근무했다. 내무부 말단 서기부터 시작해서 지난 1986년 양평군수로 경기도에 처음 내려왔다. 이후 강화군수, 양주군수, 도 농어촌개발국장, 보사환경국장, 재무국장 등을 거쳐 의회사무처장과 시흥시장을 지내고 지난 1999년 군포부시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오랜 공직생활을 하면서 많은 일들을 겪고 또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꿈이 하나 생겼는데 그게 바로 사회사업으로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봉사해야 되겠다는 거였다.

특히 사회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다원화되면서 가치관의 혼란속에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많이 생겼다. 또 가족의 해체와 단가족(單家族)화되면서 사회발전에 기여하고도 소외되는 노인계층마저도 생겨났다. 그때 거기서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내가 할일이 바로 저것이구나. 청소년사업과 사회복지교육사업이 내가 해야 될 일이구나 그래서 지난 1997년 의기투합한 5명이 지금의 법인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게 출발점이 됐다. 그게 물꼬를 터 청소년사업부터 노인, 장애인, 각종 문화체육봉사활동 등 지금까지의 사회복지사업을 하면서 삶의 희망을 찾게 된 계기가 됐다.

-청소년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많은 일들을 진행하는 이유와 그간의 성과는.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다. 청년이 서야 조국이 선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요즘 사회 양극화니 교육의 양극화니, 부의 세습이니 말들이 많은데 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아무리 많아도 지나치지 않다.

처음 청소년사업을 시작할때 비행청소년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한 아이를 만났는데 아무도 관심주지 않는 현실속에 나름대로 자기를 표현하고자 했다는 말이 충격적이었다. 심성이 맑고 순수한 아이였는데 그 아이를 그렇게 만든게 우리 사회의 책임이라는 걸 뼈저리게 실감했다.

저 많은 아이들을 청소년 본연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밥굶는 아이들이나 범죄나 탈선의 유혹의 손길에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방치되어선 안되겠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청소년 사업에 애정을 갖고 노력하게 된 것 같다. 처음엔 청소년사업을 정말 관심만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찮게 지난 2000년에 용인시청소년수련원에 운영, 참여하게 됐다. 2001년에는 비영리법인 최초로 BVQI로부터 ISO9001인증을 획득할 정도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 과정들이 모여서 지난 2002년에는 ‘1004 사랑의 운동본부’를 발족해 일회성 관심과 후원의 한계를 극복하는 후원결연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게 됐다.

사회사업은 보여주기식 일회성 전시행사가 아니다. 또 청소년사업은 많은 개성과 다양함이 숨어있는 사업으로 그 계층만의 특징이 고스란히 녹아있어야 한다. (사)열린청소년육성회를 설립해 청소년사업을 특화하게 된 건 그런 많은 경험과 고민의 산물이다. 이미 용인지역 청소년 중 일부 청소년이 교육장님의 추천을 받아 우리와 함께 다양한 문화체육활동의 혜택을 받고 있다. 여건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소외계층이 적극적인 혜택을 받고 차별을 극복하는 일을 확대해 나가고 싶은 소망이다.

우리 아이들이 밝은 생각과 건강한 육체 속에 조국과 지역발전을 위해 올바른 뜻을 품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독거노인과 결식노인문제 등을 비롯해 사회의 고령화와 부작용이 심각한 문제 해결 방안은.

▲그렇다. 이미 사회의 고령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또 그에 수반되는 여러 문제들이 사회문제화된 지 오래다. 뜻있는 많은 분들이 노인복지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청소년사업과 마찬가지로 특화된 사업이 시급히 필요하다. 정부가 앞장서서 노인들이 편안하게 고령화시대의 주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해야되지만 민간차원의 노력없인 불가능하다.

이미 일부에서 개인의 영달을 위해 실버타운과 사회복지 등을 악용해 사회문제화된 일이 있었다. 그러니 각종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는 거다. 그러나 노인들을 위한 실버사업은 일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산업(産業)이 돼서는 안된다. 사회사업은 돈을 벌고 영리를 얻기 위한 경제산업이 아니다. 많은 연구와 실천속에 고유의 노하우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존재감을 인정받고 부족함 없이 생활하도록 뒷받침하는 일이다. 지난 2005년부터 안산지역에서 노인복지회관을 수탁받아 운영하면서 많은 분들이 보람을 느끼고 있다. 우리의 어르신들은 역사의 뒤안길에서 잊혀져 가는 존재가 아니라 산업화의 주역이자 현대화의 증인이다. 이분들이 존경받으며 병들지 않고 건강함 속에 사회에서 원로로서의 역할을 다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노인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큰일을 원하는게 아니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평생을 그래왔던 것처럼 나이를 먹어서도 나라와 사회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 뿐이다. 노동의 소중함을 알고 실천하면서 늙어가기를 원하는 이분들을 위해 더욱 큰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야 한다.

-사회가 발전해 가면서 우리 고유의 것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많은데.

▲우리는 세계사에 유래없는 단일민족국가다. 그게 바로 우리의 장점이다. 사회발전과 세계화속에 우리 고유의 풍습과 가치관이 사라지면서 많은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업이 더욱 절실한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그러한 문제들을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는 많은 전통을 갖고 있다. 우리 사회와 문화의 특징이 무엇인가? 바로 공동체 문화라는 거다. 홍익인간이 바로 공동체 문화를 표현하는 단적인 예다. 계와 향약은 말할 것도 없다.

어른을 공경하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듬는 게 우리 공동체 문화의 핵심이다. 전통예절을 통해 어릴때부터 인격수양에 도움을 주고 우리 고유의 문화를 복원하자는 운동이 대세다. 굳이 지리산 청학동에 가야만 전통예절을 배우고 인내심을 쌓는게 아니다.

청소년사업과 노인사업 등에 매달리는 한편 근본적으로 3세대를 이어주는 끈이 무엇일까 고민한 결과, 우리 고유의 전통예절을 통하면 좀 쉽게 세대간의 갈등과 차이를 극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전통문화체험을 통해 다양한 소통의 기회가 제공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복지사업은 바로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 3대가 함께 희노애락을 공감하고 또 사회와 지역발전에 머리를 맞댈 수 있는 것에 다름아니다.

-최근 확산돼 가는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대한 생각은.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비단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만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또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이 단순히 누군가가 독점하는 것일 수도 없다.

물론 사회 고위층의 공공봉사와 기부·헌납 등을 의무이자 명예로 인식하는 전통이 우리에게도 요구된다. 특히 노블리스 오블리주와 같은 도덕의식은 계층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고 유일한 선생이나 문국현 전 유한캠벌리 회장이 존경받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그러나 거기에 만족하고 멈추면 안된다. 지금 우리에게는 봉사와 사회기여에 대한 사고의 획기적인 전환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누구나 자신이 처한 처지에서 자기분수껏 봉사하고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국민의식이 필요한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독성이 강한게 봉사라고들 한다. 마약이나 담배가 아니라 바로 남을 위해 나를 버렸다는 봉사의 참맛을 알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계속해서 그길을 가게 된다는 것이다. 장기기증운동이나 유산(遺産)사회환원운동 등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그 가치를 인정받는 건 죽어서도 사회와 이웃, 지역을 위해서 헌신하겠다는 정신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의 일반화된 국민의식이 되고 당연한 가치가 되면 더이상 소외나 불행이란 말들을 찾기 힘들게 되지 않을까.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시작으로 국민 모두에게 봉사가 자연스런 삶속의 일부가 되는 사고의 대전환과 실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민들과 회원분들께 한마디 하자면.

▲모든 사람들이 각기 다른 성공과 꿈을 이루고 나름의 방식으로 조국와 사회에 기여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살고 있다. 그럼에도 여러가지 사회문제와 함께 소외받는 계층이 생겨나고 있다. 많은 분들이 개인주의와 독선, 편견 등이 사회화합을 가로막는 장애라고 지적하고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아직 역부족인게 사실이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건 단지 속담이 주는 교훈이 아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 시작하면 된다. 내가 아니어도 된다. 반드시 여기가 아니어도 된다. 나를 생각하는 것 못지않게 남을 생각하고 이웃을 배려할 수 있는 곳이라면 힘을 합해야 한다. 관심의 틀을 가족에게로 이웃에게로 조금씩 넓히는 게 중요하다. 수해복구운동에 힘을 모으던 기억을, IMF때 금모으기 운동 하던 것을 평상시에도 계속 실천하면 된다. 첫발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을 바꾸고 실천을 모으면 그게 바로 사회를 바꾸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나라를 물려주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왕따니 소외니 이런 단어들을 하나하나 없애가는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앞으로도 우리의 노력과 실천은 계속될 것이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하영수 열린사회복지교육재단 이사장>>>

말단 서기로 출발해 이사관까지 오른 한국 공직사회의 살아있는 신화로 더 유명하다. 지난 1962년 내무부 서기로 공직에 입문한 이래 경리담당, 재정담당, 공보담당 등의 요직을 거치며 행정전문가로 잔뼈가 굵었다.

 

1986년 양평군수로 현장에서 군정을 직접 챙기면서 경기도 행정에 일대 새바람을 몰고 오면서 강화군수, 양주군수를 거쳐 도 농어촌개발국장, 보사환경국장, 재무국장, 교통관광국장, 의회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이후 ‘민원해결사’와 ‘도시발전전문가’란 별칭속에 시흥시장과 안산부시장을 역임하고 군포부시장을 끝으로 38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공직생활 중에도 아주대 산업대학원에서 공학석사를 받을 정도로 뜨거운 학구열로 선·후배들에게 신망과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지난 2006년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석사를 받을 정도로 전문성과 배움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2001년 (사)열린사회복지교육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봉사의 생활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봉사속에서 삶의 희망을 발견하는 희열을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국가와 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980년 녹조근정훈장을, 1999년에는 홍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한 하 이사장은 청소년, 노인복지사업뿐만 아니라 장애인복지, 각종 문화체육활동 등에도 관심과 실천을 아끼지 않으며 편견과 차별, 소외를 극복해 더불어 함께 잘사는 공동체 문화를 구현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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