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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히어로 노장은 죽지 않았다

람보4: 라스트 블러즈

 

‘람보 시리즈’ 총정리 판.

우리의 람보는 버마에서의 활약을 끝으로 이제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게 될 것인가?

힘 있는 자와 없는 자로 구분되는 세상, 위험하거나 평화로운 곳, 잔인하거나 리얼하거나, 진부한 스토리이거나 화려한 액션이거나.

액션영화는 참 이분법적이다.

관객들의 의견이 그렇게만 나뉜다면 액션 영화의 미덕은 충분히 갖춘 것.

이 영화는 ‘무의미하게 살든가, 아님 무언가를 위해 죽든가…’라는 람보(실베스타 스텔론)의 대사로 의미의 영역을 대신했다.

노장 ‘실베스타 스텔론’이 감독, 각본, 주연까지 맡았다는 소식에 몇몇 관객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람보’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보기 드문 ‘60대 액션 히어로’이기에 관심을 모으기는 했지만 컴백작 ‘록키 발보아’가 한국에선 잘 안 먹혔던 것을 보면….

하지만 미국 내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고 많은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람보4: 라스트블러즈’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람보는 태국, 미얀마에서 세상과 단절한 채 독 있는 뱀을 손쉽게(?) 잡아 살아가는 땅꾼이다.

그의 살아있는 눈, 육중한 몸, 단답형의 대사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하다.

어느날 람보에게 선교사들이 찾아와 무자비한 살상이 자행되는 미얀마(버마)의 냉전 지대로 안내해 주기를 부탁한다.

람보는 단호히 거절하지만 사라(줄리 벤츠)의 진심이 담긴 부탁에 마음을 움직여 생지옥을 방불케 하는 미얀마의 안내자가 된다.

그의 안내를 받아 미얀마로 이동하던 일행은 해적의 위협을 받아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에 놓이고, 람보는 감춰왔던 전투술로 해적을 전멸시킨다.

마니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장면들이 시작되는 것.

선교단을 안내하고 돌아온 람보는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지만 며칠 후 함께 했던 선교사들이 납치됐음을 전해 듣게 된다.

결국 선교단을 구하기 위해 용병들을 이끌고 지옥 같은 전쟁의 땅으로 향한다.

이 영화는 전쟁으로 인한 미얀마 반군의 참상과 그 육탄전, 현대 무기의 가공한 살상능력과 총에 맞은 신체를 매우 리얼하게 표현했다.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보기 힘들만큼의 생생함이다.

전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사람도 영화를 보고나면 전쟁을 왜 참혹하다고 표현하는지 무슨 이유로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고 하는 지를 저절로 깨닫게 할 정도다.

아직도 이런 일들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장면이 거듭될수록 관객들은 전쟁이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피폐함을 보여주고 인간 본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전쟁의 폐해를 알려줬다는 부분에서 이 영화의 의미가 엿보인다고 하면 조금 억지스러울까.

이 영화는 나이가 들어서도 전쟁터를 떠나지 못하고 방황을 하던 한 병사가 결국에는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깨달아간다는 흐름을 담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아무런 교감이 없는 통쾌한 액션영화로 자리매김 했던 람보1·2·3편보다 조금 더 꼼꼼히 기획해 만든 것 같다는 느낌.

또 2·3편에서 드러났던 미국 제일주의와 영웅주의의 단편도 싹 사라졌다. 이 액션의 한 가운데에 우리의 영원한 형 실베스타 스텔론, 아니 람보가 있다.

이제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

보는 이들의 아드레날린을 마구 치솟게 하는 맨몸 액션의 절대 강자!

난무하는 CG와 비현실적인 능력을 가진 캐릭터들이 지겨웠던 관객들에게, 람보 시리즈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남성들에게, 그는 말 그대로 전설 같은 존재다.

100% 액션 작렬. 이 영화를 추억 속에서 꺼내 본 관객들에게 또 다른 추억을 남기게 될지 아쉬움을 남기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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