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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부엌… 예술로 빛나다

분당 아트스페이스 ‘율’ 내달15일부터 ‘콜렉터의 부엌’전
구성화단의 거목 장두건 화백 등 15명 참여… 회화·조각 작품 선봬

 

바쁘고 소란스러운 생활 속에서 소담한 기쁨을 주는 공간, 부엌과 다이닝룸.

시원하게 열어젖힌 투명한 창틀 위해 하얀 커튼이 감싸듯 드리워지고, 투명한 듯 빛나는 타일, 뽀송뽀송하게 행주가 정갈하게 걸려있는 부엌의 풍경은 삶의 여유를 불어낸다.

군불을 떼던 우리 어머니들의 허리를 굽게 만들었던 과거의 부엌에서 오늘날 부엌의 재해석은 식상하고 푸석해진 우리네 일상에 어떤 의미를 전해줄지.

 

따뜻하고 안정된 모더니즘 스타일의 부엌에서 달콤한 케이크와 따뜻한 홍차 한잔, 느림의 미학은 여유롭고 풍요롭다.

벽마다 걸린 미술 작품에 은은한 감상적 모드로 빠져들 때 관객들은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마치 광고의 한 장면 같은, 느슨한 오후에 꼭 찾아가고플만한 곳이 있다.

‘생활과 예술’, 바로 분당 아트스페이스 율에서 내달 15일부터 29일까지 여는 ‘콜렉터의 부엌’전이다.

빛에 반사되는 소품들은 태양빛을 반사하는 호수 위에 송어가 뛰쳐오르듯, 보고 싶고 다가서고 싶은 충동을 자아낸다.

 

그림 속 물건을 가슴에 안고 집으로 가고 싶은 욕망, 그만큼 세련된 부엌과 다이닝룸은 생활 속 예술적 가치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우리나라 구상화단의 거목인 장두건 화백, 극사실 회화의 대표작가 구자승을 포함해 가국현, 금동원과 작년 미술시장에서 솔드 아웃을 기록한 최정혁, 함영훈 등 15명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30여점으로 꾸며진 이번 전시회는 부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일이나 그릇, 음식을 소재로 표현한 감각적이고 모던한 회화와 조각 작품 등으로 공간을 채웠다.

또 전시장 한켠에는 작품이 어우러진 식탁을 실제로 재현해 관객들의 마음을 그곳에 머무르게 한다.

그 중 몬테카를로 국제 현대미술제 조형예술작가상 수상한 바 있는 한국 리얼리즘의 대표작가 구자승 화백의 정물화는 일상에서 깨닫지 못한 일상적인 것들의 감동을 새삼 깨닫게 하는 기회를 준다.

보는 이들은 쉽게 알 수 없지만 작품 속에 작가가 사유하는 것들, 고유의 세계관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그림 속의 정물들이 살아날 듯한 배경, 구성, 색감은 현실 속의 서정적인 면을 공간으로, 불러내는 착각이 들게 한다.

숨 쉬지 않는 사물들로부터 숨 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작품, ‘Still life on the table’.

‘콜렉터의 부엌’은 부엌과 다이닝룸이 단순히 식사를 하는 곳이 아니라 집 안에서 가장 미적인 공간으로 온 가족이 모여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하는 장소로 기능할 수 있는 독특하고 예술적인 부엌을 의미한다.

따뜻한 그곳에서 봄의 여유로움을 한껏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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