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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움에 담은 생명의 숨

내달 2일부터 인천현대조형작가협회 창립전
인천신세계갤러리서 14명 작가 20여점 전시

실험적이면서 다양한 시각의 작품들이 눈에 띈다.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14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인천현대조형작가협회 창립’전이 막이 올랐다.  첫 무대라 기대도 크다.

 

작품은 모두 20여점. 그 자리는 실험적인 무대로 정평이 나 있는 인천 신세계갤러리가 자리를 내줬다. 오는 4월2일부터 8일까지. 봄의 향연이 무르익는 그 시기에 김승환, 짐진석, 김창기, 배진호, 신종택 등의 독특한 작품세계가 안개처럼 걷힌다.<편집자주>

 

◇삶의 철학, 독특한 작품 세계

차가운 돌(石).

흐름과 날개를 형상화한 듯한 그의 심상의 흐름은 언제나 차갑다. 뚜렷한 곡선의 흐름이 어느덧 하나로 모아진 듯 마음 속 작은 진실을 담아내고자 하는 욕구를 받아든다.

돌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은 그를 스치듯 지나가고 그 곳에 삶의 뿌리를 둔 그 마음은 무언가를 손짓해 가리킨다.

모은 듯 자유로운 작가의 시상과 작상은 작은 사랑을 담아내려나, 세상을 품으려나….

허백 작가의 ‘풍요의 대지’를 보면 이렇다.

작가들의 시선은 따스하면서 풍요롭다. 재료의 다양성은 이미 확보돼 있다. 보는이의 눈도 그만큼 망울거린다.

 

열네명의 작가들은 제각각의 세계 속에서 그 나름의 세계관을 펼쳐낸다.

김진석 작가는 일상의 삶에서 부딪히는 것들과의 만남에 작업의 출밤점을 뒀다.

그의 작품 ‘풍경’은 김 작가가 여행을 하면서, 사고하고, 느낀 것들을 물질과 이미지의 중복된 표현 양식을 통해 표출해낸 것이다.

정수모 작가는 식물의 성장 과정과 변화의 다채로운 모습을 재연한다.

작품의 재료덩어리를 계속 쌓아올리며 중첩시켜 형상화한 작품 ‘생성으로부터(From the origin)’를 통해 질료와 물성의 변주곡을 창조해 냈다.

정 작가는 “세포가 분열하며 번식하기 시작하면 아메바의 단순한 분열과 자기증식을 배태하듯 조형공간을 파고드는 물성의 환타지가 이뤄진다”라며 애작에 대한 평을 내놓았다.

이와 더불어 원초적이면서 매혹적이며 불가사의한 생명력을 주제로 하는 안선영의 ‘숲’, 가장 원시적이고 자연적인 대상을 상징하는 뿔을 다룬 신종택 작(作)의 ‘뿔-시공’ 등을 통해 관람객은 각기 다른 방향, 다른 자신의 이야기를 엿들을 수도 있다.

◇내가 사는 세상 모습 울려퍼지는 내면

정갈한 쇠(金).

차곡히 쌓인 선의 심상 위에 그는 사람을 세웠다.

무난하지만 평이하리 만큼 무표한정 그는 사람이다. 인간 군상 속에서 멀리 그림자를 드리운 그의 얼굴에는 따스함이 표정으로 녹아난다.

스테인레스 같은 질감 속에서 아침햇살의 정감을 내비친 작가의 힘이 새삼 놀랍다. 힘겨운 듯 펼친 세상에서 한발 내딛고자 하는 철의 노래를 부르는 듯.

그는 걷고 있다. 나에게로….

정국택 작가의 ‘꽃을 든 사람’의 재료에서 풍기는 차가움은 따스한 시선으로 처리된 듯 우릴 맞는다.

한쪽에선 차경진 작가의 ‘하나 아닌 둘, 둘 아닌 하나’라는 작품이 관객을 이끈다.

차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본질적으로 존재의 이면에 억압된 양면성을 말하기 위해 가면을 소재로 선택했다.

가면은 인간의 채워지지 않는 끊임없는 욕망에 대한 역설을 치고 나온다.

장형택 작가는 브론즈, 마천석, 상주석 등으로 제작된 ‘희망-업’에서 윤회하는 업과 생에 대한 성찰, 현대인의 억압된 정신세계를 그리고자 했다.

작가들은 희망적 메시지 담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최성철 작가는 ‘화려한 외출-해, 달, 별 그리고 나’를 통해 “가난하고 삶이 순간순간 고단하지만 그래도 꿈이 있기에 살며시 웃을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왜~앵~’ 울려낸다.

◇지금은…작가들은…언제까지나

인천현대조형작가협회는 인천광역시 일원에서 활동하는 미술인들의 원활한 작품 활동을 위해 결성됐다.

이번 전시가 처음이지만 그 역량은 대중과 첫만남부터 가슴을 설레게 할 정도로 대단한 실력들이다. 이들은 매년 정기전과 특별전,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프로젝트전 형식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회원 각자 뿐만 아니라 항도 미술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나아가 전문미술인의 양적 확대에도 힘쓸 예정이다.

인천 신세계갤러리는 찾는 관객들은 4월의 잔인한 아름다움과 함께 인천현대조형작가협회의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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