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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듯말듯 무심한 얼굴시선…단순함의 매력속으로

파주 금산갤러리서 5일부터 ‘발레리오 베루티 개인전’

 

주한 이탈리아문화원 후원으로 5일부터 5월 12일까지 이탈리아 출신 화가, ‘발레리오 베루티(Valerio Berruti)개인’전이 파주 헤이리에서 열린다.

발레리오 베루티를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금산갤러리’와 ‘갤러리 더 차이’ 두 곳에서 나누어 진행된다.

금산갤러리는 회화와 영상 설치 작업을, 갤러리 더 차이는 종이 드로잉 40여 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베루티는 1997년부터 이탈리아를 비롯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지에서 11번의 개인전과 10번의 그룹전을 가진 바 있으며 2004년에는 이탈리아의 전화번호부 표지 작품으로 ‘SEAT’s prize’를 수상한바 있다.

베루티는 이상하게 ‘인물’만을 소재로 다룬다.

그가 그린 이들은 배경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이 완전히 ‘중립적인’ 공간에 놓여진다.

딱히 관람자를 응시하는 것도 아니고 특정한 행동을 하고 있지도 않다. 표정이 없다고 할 정도로….

작가의 ‘개성’을 보여 준다기 보다 극도로 단순화된 인물 일러스트레이션 처럼 캔버스 위에 무심하게 존재한다.

주로 프레스코를 발라서 거칠고 투박한 느낌을 주는 린넨 천이나 독특한 질감의 종이 위에 인물을 드로잉한 후, 액자를 하지 않은 상태로 전시 공간에 설치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서 베루티는 특별히 한지를 활용해 질감적으로나마 한국적인 면을 담아냈다.

하지만 그가 그린 작품의 표정들은 어색하지 않으며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오는 것이 희안하게 느껴질 정도다.

특히 빛이나 공기의 움직임 같은 설치 공간의 환경적 조건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관람자로 하여금 작품을 보다 직접적이며 친숙하게 느끼도록 한다.

지극히 보편적 소재를 단순하게 표현해낸 작품을 통해 관람객은 고유 시각으로 재해석해 내는 기쁨을 맞이하게 된다.

단순함 속에 다양성을 내포한 매력은 관객과 동행하는 듯 동행하지 않는 강한 주관성을 반영한다.

오래된 사진첩 속에 남아 있을 법한 친구, 가족의 모습을 떠올리는 일은 작품 속 인물을 자신만의 아이콘으로 전환하는 ‘소통의 과정’이다.

어쩌면 그의 과도하게 단순한 드로잉은 다소 미숙하고 미완성적인 면을 강하게 어필할는지도 모른다.

이 역시 어린 아이라는 작품의 주된 소재와 맞물려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상호작용을 이끌어낸다.

발레리오 베루티가 주는 단순하고 평범한 감동.

이번 전시는 작품을 통해 빈 마음 속 먼 곳에서 온 그의 소중한 인연을 간직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문의)031-957-6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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