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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출판사 쿠오레 김미진 대표

대형 출판사 틈바구니 속 도전장 … ‘인생의 새봄’
‘길에서 영화를…’, ‘에덴의 악녀’ 등 벌써 입소문

사회 높은 울타리를 뛰어넘는 40대 여성.

그에게는 20대 어린 나이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경력이 바탕으로 작용한다.

눈에 띄는 그, 바로 1인 출판으로 홀로 책을 만들어내는 사장님, 김미진 대표(여·43). 당당히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거북이처럼 끈기있게 도전하는 그를 만났다.

대형 출판사들과는 다른 메시지를 책에 담아내는 그는 이미 ‘길에서 영화를 만나다’, ‘에덴의 악녀’로 작은 성공부터 큰 성공을 예비하고 있다.

세상에 대한 그 담담한 김 대표의 도전기를 들어본다.<편집자주>

 

새로운 시작.

1인 출판. 좀 생경하다. 1인출판이라니.

본보에도 소개됐던 ‘길에서 영화를 만나다’를 통해 접한 출판사, ‘쿠오레’.

그를 찾아나섰다.

그 책 만드는 사람을….

지난 주말 고양 그의 작업실에서 김미진 대표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그는 20여 년 전, 작은 어항을 깨뜨리고 세상에 흘러나와 그의 자리를 찾은 곳은 어느 작은 출판사의 편집부라고 했다. 그는 “출판·편집을 시작하면서 교정·교열 하는 일은 나의 한계를 넘어서는 즐거움을 줬어요”라며 추억을 소회하듯 운을 뗐다.

“울창한 글자의 숲을 용기 있게 헤쳐나갈 때마다 보이지 않았던 세상 곳곳의 비밀이 눈에 고스란히 들어왔었어요”라며 출판계에 첫발을 내딛었던 그 때를 회상했다.

흐믓한 웃음 속에 도전정신을 읽어낼 수 있었던 대목이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다. 지금은 어엿한 사장님이 됐다.

한마디로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달려온 지난 세월을 뒤로하고, 지금은 출판사 ‘쿠오레’의 대표로 인생의 새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벌써 두권째. 베스트셀러 대열에는 들지 못했지만(?) 좋은 책을 내는 곳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하루에도 수 십 권의 책을 쏟아내는 대형 출판사들, 그 틈바구니에서 1인 출판으로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는게 알려지면 독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는지.

성공의 첫 포인트는 ‘만드는 사람’의 감수성.

그는 사업가로서의 수완보다는 책을 만드는 이의 소신,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진정한 자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쿠오레는 ‘마음’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마음이 통하는 책을 만들겠다는 소박한 소망이 담겨 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랑의 학교’의 원제가 ‘쿠오레’랍니다”라며 “어릴 적 가슴에 품었던 이 책이 제 인생의 길을 바꿔준 셈이 됐어요”라고 밝혀낸다.

그는 20대에 출판계에 뛰어들어 당당히 대형 출판사의 편집장을 지낼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럴 때 마다 책은 그에게 ‘세상과의 소통’이라는 문제를 던져줬다. 이에 1인출판은 그 사회와 당당히 맞서는 계기로 작용한 것.

그는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획, 작가 섭외, 인쇄과정, 제본, 홍보 등 수많은 작업과 열정이 필요하다”며 “그 작업 속에서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서 조금 더 개성있는 이야기, 독특한 책이 탄생했으면 한다”면서 ‘쿠오레’가 가야할 길을 제시했다.

올해 마흔셋, 40대 미혼여성으로 살아한다는 것, 나이와 성별이 주는 선입견과 사회적 시각의 억지스러움은 그 미소에 뭍혀버린다.

그의 자유로운 품성이 그를 하나의 길로 파고들게 했을 뿐, 그의 너른 꿈을 좁히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지만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평생 출판 일을 하기는 쉽지 않아요”라면서 “참 재미있는 일을 하며 산다는 것, 그리고 내가 그 길을 만들어 간다는 것에 집중하며 사는 것이 ‘여성’이라는 한계 아닌 한계를 넘어서는 힘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작업에서 큰 기쁨을 얻는다는 부언까지.

그는 다음 작업으로 조선 말엽 독일인 여행가의 시각으로 보고 적은 글을 책으로 내놓을 각오다.

“역사서의 범주에서 구한말 시대를 다룬 책은 참 많지만 독일인의 시각으로 본 우리나라, 자유로운 여행담을 담은 작업은 드물었지요”라면서 “책이 시대적 배경과 역사서라는 울타리에 묶이는 일은 피하고 싶습니다”라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같은 맥락에서 쿠오레도 조금 더 깊은 성찰을 통해 제 갈 길을 정하고, 자유롭게 여행하듯 책을 만드는 출판사가 되겠습니다”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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