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1 (목)

  • 흐림동두천 28.3℃
  • 맑음강릉 33.4℃
  • 구름많음서울 29.5℃
  • 흐림대전 29.7℃
  • 구름조금대구 31.8℃
  • 맑음울산 32.3℃
  • 흐림광주 29.5℃
  • 맑음부산 30.7℃
  • 맑음고창 30.9℃
  • 맑음제주 32.3℃
  • 구름많음강화 28.4℃
  • 흐림보은 27.8℃
  • 흐림금산 29.6℃
  • 구름많음강진군 30.4℃
  • 맑음경주시 33.7℃
  • 맑음거제 30.5℃
기상청 제공

안양 롯데화랑 내일부터 21일까지 이진욱‘흐름’展

자유로움을 빚어내는 장인의 손길.

대담하게 비뚤어진 줄, 거칠게 칠해진 유약의 흔적, 정제되지 않은 것들의 묘미가 넘쳐흐른다.

도예가들은 흙에 시를 새기고, 뜨거운 가슴으로 불을 떼는 과정을 거쳐 무심의 경지에 이르러서야 작품을 잉태한다고 하는데….

도예가들의 손에 들려 있는 작품에 손을 대고 그 인고의 시간을 돌이켜보노라면 금방이라도 손을 델 것만 같은 뜨거운 열정이 느껴진다.

힘이 넘치고 두툼한 질감, 우리네 일상과 친숙한 그릇, 문양이 자유분방하고 대범한 무늬를 가진 분청사기. 분청사기의 멋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순응하며 살아가는 우리네의 순박한 삶과 다르지 않다.

무심의 경지에서 태어난 분청사기의 자연스러운 멋, 힘찬 시간의 흐름을 만끽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안양 롯데 화랑은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흐름’이라는 주제로 ‘이진욱 도예’전을 연다.

우리 도예 기술의 비밀,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사윌 뻔 했던 도자기 문화, 예술가의 뜨거운 가슴으로 끊임 없이 도예의 싹을 틔우고 있는 작가 이진욱.

그의 작품을 통해 슬픈 역사의 흔적을 더듬어 보면 임진왜란 후 일본으로 납치됐던 우리 도공들의 영혼이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그 도공들의 뜨겁게 타오르는 마음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준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이기도 한 ‘흐름’은 이러한 의미에서 도공의 정신의 흐름이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

작가 이진욱은 현대화된 분청사기에 새로운 형식을 시도해 ‘흐름’의 미학을 선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화장토를 초벌구이 다음에 바르는 기법을 통해 일반 도예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갈라짐을 만들어 도예의 회화적인 요소를 극대화 시켰다.

기교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분청사기, 그 자유로움의 극치가 느껴진다. 또 흘림기법으로 장식된 정적인 도기에 동적인 현상을 최대한 발현시켜 다양한 도자의 감수성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항아리, 병, 발 등 50점의 도기로 만나는 분청사기의 새로운 세계, ‘흐름’.

조선 도공의 뜨거운 맥, 텁텁한 분청사기의 자태, 작가의 새로운 시도의 조화가 인상적인 전시회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