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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된 풍경-현실과 가상:허재’展

안양 롯데화랑서 오늘부터

 

두 손을 동그랗게 말아 쥔다. 손과 손을 이어 붙인다. 눈을 크게 뜬 채로 손을 눈에 가까이 댄다. 손으로 만든 망원경을 통해 본 세상을 감상한다. 감상을 통해 깨닫는 또 다른 세계의 뚜껑을 연다.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이미지, 어쩌면 우리의 내면을 투영하는지도 모르는 새로운 형태들….

생소한 그것들로부터 피부로 전해지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경험할 수 있는 뜻 깊은 전시회가 열렸다.

안양 롯데화랑은 23일부터 29일까지 ‘복제된 풍경-현실과 가상:허재’전을 연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일상적인 것으로부터 폭로된 허구.

이번 전시회는 30여점의 작품들을 통해 삶의 풍부함을 생의 긍정으로 고양시키는 희망을 드러낸다.

동양화를 전공하고 남도의 대가였던 조부로부터 전통산수의 화맥을 부여받았던 작가 허재의 세련된 화폭 그의 예술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예술가의 손길을 통해 그려진 일상의 또 다른 모습은 친근함과 낯선 느낌.

작가는 풍경을 이루는 작은 부분을 오버랩시켜 부분적인 화면을 반복적으로 채웠다.

그 ‘확대’의 의미는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를 내포한 것이다. 또 한 화면에서 각기 여러 다른 분할화면으로 나눠진 개체에 실제 풍경을 디지털 프린트와 같은 인쇄매체를 통해 복제했다.

재해석된 화면을 통해 복제의 복제를 거듭한 현실은 어느새 가상과의 경계를 허물어버린다.

잔뜩 구겨진 풍경, 연속적인 프레임을 통해 구성되는 또 다른 프레임, 같은 풍경의 다른 이미지….

작가의 의도를 굳이 파악하려 하지 않아도 작품을 통해 전해지는 일상은 우리가 품고 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꺼내보게 한다.

그 소소함이라든가 추억으로 남을만한 공간의 속삭임이 재구성되면서 감상을 이끌어내는 즐거움을 준다.

어쩌면 작가가 그린 풍경은 보는 이들의 가슴 속에서 복제를 거듭하는 것은 아닐까?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그저 눈에 담겼다 사라지는 일상의 풍경들을 작품으로 만날 때 되살리게 되는 기억들은 우리에게 또다른 명작으로 남는다. 일상, 기억, 상상, 실재, 허구 등의 감동이 마음의 그릇 속에 조용한 원형의 파동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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