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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조각을 맞추다

안양 롯데화랑 30일부터 손원영 ‘Re-creation’展… 부분과 전체의 재해석 20여점 전시

한 아이가 도화지에 온통 검정색 크레파스로 색을 칠한다.

한 장, 두 장 까만 세상이 그려질 때마다 보는 이들은 ‘너무 폐쇄적이지 않은가’, ‘조금 더 밝은 세상을 그려야 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한다.

사람들은 아이의 관찰력이 부족하다거나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어느새 아이는 도화지를 퍼즐처럼 맞추기 시작한다.

혀를 차던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아이의 모습을 지켜본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대한 경계, 폐쇄적인 관념을 박차고 올라 바다를 힘차게 헤쳐나가는 고래.

아이가 맞춘 그림은 거대한 고래가 된다.

이 그림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고도의 관찰력, 조합 가능한 공간지각능력 또는 사유, 주관, 열정, 지구력이 필요하다.

여기, 독립된 개체가 하나의 작품을 이루고 결합과 해체의 반복을 통해 아름다움을 말하는 이가 있다.

안양 롯데화랑은 30일부터 오는 5월 6일까지 서양화가 손원영의 개인전 ‘Re-creation’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는 퍼즐이라는 소재를 통해 개체와 전체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 20여점으로 관객들의 머릿속을 넘나든다.

아날로그적 표현방식과 디지털적 감성을 아우르는 작품들.

손 작가는 허구와 실제, 개체 단위와 전체의 의미를 퍼즐로 풀어낸다.

관계구조를 조건으로 상대적이며 대비되는 요소들을 감각적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거쳐 해체된 구조는 화합하고 하나의 완성된 이미지가 된다.

이번 작품들은 커다란 유기체를 형성하고 있는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듯이 선을 이용해 퍼즐을 그려나가는 작업을 통해 구성된다.

색으로 채워진 그림들은 마치 컴퓨터 속의 픽셀처럼 화면을 채워나간다.

작가 손원영의 이러한 작업들은 드로잉 뿐 아니라 대상을 ‘발견’하고 사진매체를 통해 이미지를 ‘선택’하여 사용, 조작하고 재구성 한다는 특징이 있다.

재현을 통해 패러디(parody)를 이루고 재차용(re-appropriation)으로 형성되는 작품은 선택과 선택하는 이의 의식이 반영된다.

객체는 ‘그것’ 하나만으로 충분히 작품이라 할 수 있겠지만 관객은 ‘그것’들의 관계를 통해서만 비로소 거대한 몸집과 작품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손원영 ‘Re-creation’전은 퍼즐이라는 소재를 통해 회화뿐 아니라 사진, 설치작업 등 다양한 표현방법을 통해 ‘관계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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