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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세상에 ‘자연’을 세우다

김계현 등 12명 젊은 작가들의 자연 이야기
인간·동물 등 주제로 10여점 작품 선보여

 

마음이 꽃잎 하나 달고 바람을 가르며 달리고 싶은 계절.

바람개비처럼 팽그르르 돌아나가는 마음, 색색의 기억이 머릿속 한가득 내리쬔다.

나비처럼 곱게 날개를 접은 리본, 늘 푸른 마음처럼 멋들어진 넥타이를 매고 제자리에서 폴짝 뛰기만 해도 기분 좋은 날들….

좋은 봄날, 며칠 전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푸른 말, 회색 코끼리, 붉은 기린, 알록달록 예쁜 앵무새가 있다.

어디서 찾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옆에 앉아 주저리주저리 앳된 우리의 이야기를 풀어놓아도 좋을 전시회.

성남문화재단은 5월 25일까지 성남시민회관 아트공간에서 야외조각전 ‘내(川)안의 블루’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인간과 동물 등을 주제로 한 작품 10여점을 선보인다.

김계현, 김석, 김도명 등 12명의 젊은 작가들은 각각 자연적인 소재로 한 가지 이야기를 전한다.

문명의 이기, 산업 생산물들과 같은 상호 이질적인 대비를 통해 조형예술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

작가 김계현과 김석은 ‘조립아트’라는 언어를 통해 먹먹한 세상에 자연의 신비로움을 세운다.

그 중 김계현의 ‘앵무새케이지’라는 작품은 마치 박제된 새를 들여놓은 듯 하다.

플라스틱으로 조립된 앵무새의 모습은 자연에 속하지 못한 그 차가운 내성에 가여운 마음까지 든다.

곧 입을 열고 속엣말을 털어놓을 것만 같은, 혹은 날갯짓을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작가 김도명과 양태근의 작품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담아놓았다.

그 중 김도명의 ‘그 속에서 산다는 것’은 뒷담에 소박하게 놓여있을 법한 항아리를 데려다 놓았다.

항아리의 소재가 참 독특하다.

포장용 골판지로 정성스럽게 빚은 항아리, 그 속에 흙, 씨앗, 작은 나무를 심었다.

‘그 속에서 산다는 것’이라는 바람은 어쩌면 생명을 담아내는 푸른 터전을 찾고자 하는 것은 아닐는지….

작가 노동식은 솜이라는 재료를 통해, 신원재는 나무라는 재료를 통해 몽환적 세계에 대한 그리움을 강하게 드러낸다.

또 작가 설총식, 안치홍, 최혜광은 공격적인 동물적 본성을 통해 문명의 이기에 경종을 울리는가 하면, 손현욱과 유재흥은 철을 재료로 그 냉정하고 차가운 성질을 화려하면서도 부드럽게 형상화해 자연의 본성에 다가간다.

작가의 손을 통해 마법처럼 옮겨진 자연, 예술, 사람의 관계들은 우리 곁에 늘 머물러있지만 깨닫지 못했던 세상에 대해 골몰하게 한다.

오염된 우리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킬 수 있는 전시회, ‘푸른 성남’으로 가면 만날 수 있다.

문의)031-729-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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