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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념화된 美에 위트를 던지다

재미교포 1.5세대 작가 데비 한, 파주 갤러리 터치아트서 ‘Hybrid Graces’展

시간의 연속성을 배재한 채 ‘아름답다’ 입버릇처럼 되뇌이는 우리는 허울뿐인 아름다움을 쫓는 것은 아닐지….

편견, 현상에 대한 왜곡,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춰버리는 인스턴스식 삶의 방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전시회가 눈길을 끈다.

오는 6월 1일까지 파주 갤러리 터치아트에서 열리는 작가 데비 한의 개인전 ‘Hybrid Graces’.

사진 연작 ‘여신들-Graces’, 전통 나전칠기의 기법으로 제작한 조각 연작 ‘스포츠 비너스-Sport Venus’ 등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섬세한 디지털 작업과 아날로그적 과정을 통해 태어나는 작품들은 그의 생각의 한계를 넘어선다.

재미교포 1.5세대인 작가 데비 한은 자신의 이력을 소소하면서도 진지하게 풀어낸다.

서구의 미인을 대표하는 비너스와 아리아스의 얼굴에 평범한 한국 여인의 몸을 합성한 ‘걷는 삼미신(三美神)’은 우리가 흔히 생각지 못했던 익숙함을 낯설게 느끼게 한다.

서구에서는 여성끼리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는 일은 일상에서 보기 드물다.

‘제3의 시각’을 통과한 작품속에 비너스와 아리아스의 팔짱끼는 장면을 표현함으로써 동서양 문화의 이질성을 새삼 떠올리게 만든다.

데비 한이 주는 또 다른 메시지는 오랜 사회적 관습의 산물들을 해체하고 다시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관념화된 미인의 모습,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행동들을 위트있게 보여주는 그의 작품들은 상상력 이상의 대화를 요구하기도 한다.

그는 사진작업 뿐만 아니라 그간 청자기법을 통해 선보였던 주제의식을 나전칠기기법을 통해 한층 더 발전시키기도 했다.

‘세계의 여신들-Goddesses of the World’는 2005년 발표했던 청자 상감 조각 연작의 맥을 잇는다.

르네상스 시기의 타원형 초상화의 양식을 한국의 나전칠기라는 전통공예와 접목시켜 동서양의 문화를 융합하고, 아울러 회화와 조각과 공예의 경계를 해체하려는 시도.

비너스의 아름다움.

우리는 왜 비너스와 아리아스와 같은 여인들을 당연히 아름답다 여기고 살아가는 것일까? 그에 대한 반문과 대화 속에서 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문의:031-949-9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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