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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세상을 깎다

수원미술전시관 ‘수원조각가회 정기’展

 

수원조각회는 19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 1층에서 ‘수원조각가회 정기’전을 연다.

박용국, 배수관, 우무길 등 24인의 조각가들이 24점의 작품을 통해 조각 세계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자리다.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특징은 서로 다른 조각의 얼굴들이 만나 장르의 다양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작가 개개인이 가진 개성을 십분 발휘한 자리이니 만큼 관객들은 작품을 접할 때마다 다른 느낌과 감동을 느끼게 될 듯하다.

그 중 조각가 배수관의 ‘Haze;itself’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모습, 어른거리는 형상의 모호함을 스테인레스로 표현했다.

땅의 기운을 이기고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철을 통해 드러낸 것은 매우 역설적이다.

이는 자연과 문명의 공통영역을 염두에 두고 섞이지 않을 것 같지만 공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그 경계는 확산과 자기반성 속에서 뚜렷한 주관을 내비친다.

자아의 요동치는 존재감과 상실감, 자연과 문명의 모호함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일련의 작업들은 세상에 대한 각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조각가 박용국의 ‘갈라진 대지’는 표현의 한계를 넘어선다.

광활한 대지를 스테인레스로 축소해 보여준 작품이 가진 힘은 가히 충격적이다.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우리는 땅이 갈라지고 있음을, 훼손의 상태를 깨닫지 못하고 산다.

그 속에서 막연한 믿음 혹은 무심히 추종해왔는지도 모르는 강철의 갈라짐은 ‘다시 자연’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여러가지 소재로 주제를 풍성하게 보여주는 작품들….

그것이 전해주는 메시지에 귀 기울이는 동안 또 다른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는 전시회다.

수원조각가회 정기전은 올해로 13번째를 맞는다.

수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29명으로 구성된 수원조각가회는 대학원생부터 교장선생님에 이르기까지 지역, 성별, 연령을 초월한 이들이 열정하나로 모였다.

그들의 힘이 쏟아지는 그 곳에 서 있을 이유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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