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1 (목)

  • 흐림동두천 28.3℃
  • 맑음강릉 33.4℃
  • 구름많음서울 29.5℃
  • 흐림대전 29.7℃
  • 구름조금대구 31.8℃
  • 맑음울산 32.3℃
  • 흐림광주 29.5℃
  • 맑음부산 30.7℃
  • 맑음고창 30.9℃
  • 맑음제주 32.3℃
  • 구름많음강화 28.4℃
  • 흐림보은 27.8℃
  • 흐림금산 29.6℃
  • 구름많음강진군 30.4℃
  • 맑음경주시 33.7℃
  • 맑음거제 30.5℃
기상청 제공

눈 감으면 잡힐것 같은 아련한 빛의 시간

양평 닥터박갤러리 내달 7일부터 ‘EYES WIDE SHUT 혹은 어떤시간’ 展

눈을 크게 감고 바람처럼 흐르는 시간을 바라본다.

역설적인 낱말들의 술래잡기.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시간 속을 술래처럼 헤집고 다니는 사람들.

눈을 멀쩡히 뜨고도 바라보지 못하는 것들, 눈을 질끈 감아도 아른거리는 상념들은 잡으려 해도 쉽게 잡히지 않는다.

신경의 날을 세워 바라보는 세상은 눈을 감았을 때 혹은 가늘게 눈을 떴을 때 새로워진다.

그렇다면 시간의 ‘EYES WIDE SHUT’은 어떤 모습으로 늘어서 있을까?

양평 닥터박갤러리는 6월7일부터 오는 7월6일까지 ‘EYES WIDE SHUT 혹은 어떤 시간’전을 연다.

이 전시는 눈을 어떤 세계를 대하는 시간의 이미지로 가정한다.

시간은 사물이 존재하는 터전이 되는가 하면 사물과 더불어 생겨나기도 하며 이내 사라져버리기도 하지만 분명 어떤 세계를 펼쳐 보인다.

정지해 있는 듯 하면서도 쉼 없이 흐르며, 흐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은밀한 것들.

그 순간의 연속성 속에 다양한 삶의 모습들은 화석이 돼간다.

작가 최정미, 황정미, 김지원, 오새라는 회화와 사진을 통해 그 소리 없는 세계를 열어 보인다.

작가 최정미는 물감이라는 물질의 표면효과를 통해 시간을 보여준다.

색은 빛으로 정체성을 드러내고 빛은 시간을 불러들여 제 속을 열어 보이기 마련이다.

그의 작품들은 익숙한 빛의 이미지로 색과 시간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바닷가 어디선가 봤던 밝은 햇살, 숭고한 마음가짐을 가졌을 때 가슴에 비치던 빛의 파장들….

눈을 감고 혹은 뜨고도 바라볼 수 있는 소재들을 통해 생의 면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 황정미는 얼굴의 표면에서 발생한 어떤 효과를 그 세계로 들어서는 열쇠로 표현한다.

표정이 없는 얼굴 위에 어떤 물질이 놓여있다.

그 물질을 덧입은 얼굴 위에 빛이 떨어지면 빛의 얼룩들이 또 다른 세계를 열어 보인다.

얼굴 표면의 변화가 모두 표정 탓만을 아니라는 것, 표정은 내부에서 오는 것이라는 자연스러운 앎을 전해준다.

작가 김지원과 오새라의 사진에는 빛 안에 놓인 사물들이 그 세계를 여는 열쇠가 된다.

어디엔가 마구 놓여있는 물건의 정적이 빛과 만나 소리 없는 대화를 시도한다.

사물들은 사적인 공간에 놓여 있다.

욕실에 놓인 면도기, 테이블 위의 책들, 우리 주변의 사소한 물건들이 렌즈를 통해 새로운 빛과 시간을 맞이한다.

사물들은 오직 그 자리에서만 의미가 있고 그 쓰임을 통해 세계를 열어 보인다.

눈에 보이는 세상, 그 시간과 빛, 마음과 표현의 상관관계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전시회, ‘EYES WIDE SHUT 혹은 어떤 시간’전.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 눈의 주인공이 작가인지 관람자인지 생각해보는 또 다른 시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문의: 031-775-5600)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