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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송보송 껍질 속 단단한 씨앗…

수원 대안공간 ’눈’, 20일부터 배산빈 ‘복숭아’展

‘분칠한 얇은 표피로 물 많은 속살을 감싸고 작은 스침에도 상처를 남기는 가녀림 속에 커다랗고 견고한 주름투성이의 씨앗이 꼭 꼭 숨어있다’

무엇에 대한 사유일까?

단단하지 못한 외연, 속을 가르자마자 단물을 뚝뚝 흘리는 습성.

시간의 경과를 두고보지 못하고 쉽게 멍들어버리는 속내.

추억까지 온통 취하게 만들어버릴 단단한 씨앗.

투박한 갑옷을 벗으면 드러나는 하얗고 여린 속살….

우리는 감추는 것과 드러내는 것에 유연한 이것의 이름을 ‘복·숭·아’라 부른다.

수원 대안공간 ‘눈’에서 20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작가 배산빈의 ‘복숭아’전은 사랑스런 전시회가 될 듯하다.

이번 전시회는 보송보송한 솜털이 곧 살갗을 간지럽힐 것만같은 복숭아를 유화로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작가는 기하학적인 선들과 화면의 분할, 사람의 손가락, 나비 등을 화면에 배치해 주제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또 투명 폴리코트로 작품에 투명함을 준 것은 눈을 통해 미각의 자극을 더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이 밖에 스티로폼을 조약돌 형태로 만들고 복숭아를 그려 화면에 부착시키는 방법은 조명과 시선의 변화에 따른 입체감을 더하기도 하며, 밑색을 우레탄 페인트로 덮었다가 벗겨내는 방식은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구실을 한다.

복숭아에 관한 고찰.

작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동양적 관념을 내포한 복숭아의 이미지가 아닌 그 자리에 자신을 투영시켜 작품을 만들었다.

바구니에 담아놓기만 해도 탐스러운 색감, 달콤한 속살, 화려한 꽃을 피우는 씨앗, 그것을 담아낼 관람객들의 눈이 반짝일 그곳.

이번 전시회는 ‘고단한 여행중에 우연히 맞딱뜨린 즐거운 동행’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복숭아라는 사물과 감성의 향을 한껏 머금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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