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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라운 ‘흙’의 감촉, 삭막한 마음 데우네

안양 롯데화랑, 17일부터 ‘즐거운 그릇’展

‘흙은 즐거움이다’

반짝이는 모래가 손가락을 타고 주르르 흘러내리면, 따뜻하고 보드라운 느낌에 저절로 눈이 감긴다.

물을 섞어 단단한 모래성을 쌓거나, 먹지는 못해도 두눈이 즐거운 떡을 빚어보기도 했던 소꿉놀이.

 

찰흙을 조물거리다보면 떡을 담을 그릇이 만들어 지기도 하고, 갖고 싶었던 로보트도 생기고, 커다란 공도 생기곤 했다.

또 하얗게 말라가는 그것들로부터 기다림을 배우고, 단단한 물성을 깨닫기도 했을 것이다.

두 손이 숯검댕이가 돼도 그저 즐겁기만 했던 아름다운 시절, 누구나 한번 쯤은 그 신나는 시간을 추억으로 빚어내기도 했을 텐데….

즐거운 열정이 가슴 속을 풍요롭게 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안양 롯데화랑은 17일부터 30일까지 ‘즐거운 그릇’전을 연다.

박광철, 유애숙, 정상영 등 10명의 도예가가 빚은 생활자기들을 선보이는 자리.

흙의 진실함은 바닷가 모래놀이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원초적인 재료가 작가의 충실한 노동과 만나면 어린시절 갖고자 했던 것들이 눈앞에 펼쳐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주머니가 가벼워서 마음이 무거운 이들을 위한 자리기도 하다.

 

물질적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작품이 아닌 정신적 여유를 담은 생활작품을 통해 잊고 있던 시간들을 돌이켜보게 한다.

작가들은 “만들고, 바르고, 그리고, 굽는 과정을 반복하면서도 매번 스스로 모자람을 느낀다”고 전한다.

하지만 그들의 가장 큰 힘은 그 모자람을 만족할 줄 아는 넉넉함이며, 그 넉넉함을 그릇 안에 담아낼 줄 안다는 것이다.

또 ‘아름다운 삶이란 부딪혀 오는 아픔을 견뎌내는 인내의 끝’이라는 말을 인내의 작업과 함께 흙을 반죽하며, 초심을 잊지 않으려 애쓰기도 한다.

이러한 마음의 풍요는 실패하고 고뇌하고 다시 도전하고 반복하는 일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이번 전시회는 즐거운 시절의 흙장난을 추억할 시간을 제공할 것이며, 세상이라는 가마 속에서 빛나는 그릇이 돼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투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문의: 031-463-27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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