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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초대석]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김석동 원장

‘농촌 어메니티’ 발굴 육성, 경쟁·개방 파고 넘는다

지난해 1월 농업과학기술원을 맡게 된 김 원장은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 듯이 농업도 기초연구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과원이 추구하고 있는 것은 크게 지속가능한(Sustainable)농업,안전한(Safe)농업, 건강한(Sound)농촌 등 3S로 요약된다”면서 “인간과 환경이 조화된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구현하는 것이 농과원의 사업비전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곡물가 상승과 기후온난화, 고유가 등 농업여건이 불안정할 때일수록 김 원장은 이에 대응해 미래성장을 위한 연구와 국가적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G7 수준의 선진국가가 돼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충분하더라도 자체적으로 식량을 확보할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면서 “국가 균형발전의 중요한 축인 농촌의 삶의 공간화와 과수원과 농경지 보전, 자연환경보전, 농식품 안전성 등 농촌·농업의 공익적 기능 연구는 국가 기관만이 수행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정부는 농업에 대한 연구를 중단해서는 안되며 농진청도 앞으로 국가의 대표적인 농업기초연구기관으로서 고효율, 고성과를 달성해나가기 위해 새롭게 거듭나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석동 농업과학기술원장을 만나 지구온난화 대응 연구 및 농촌어메니티(농촌자원개발) 등 우리나라 농업과학연구 등에 대해 물어봤다.
 

 

 

 

- 농업과학 기초연구를 하고 있는 농업과학기술원(이하 농과원)은 어떤 곳이며 구체적으로 하고 있는 일은 어떤 것들이 있나.

▲ 농촌진흥청 소속기관인 농과원은 1962년 식물환경연구소로 출범했다.

이후 농업환경부, 농업생물부, 농산물안전성부 및 농촌자원개발연구소 체계로 이어져 현재 총원 378명의 농업연구를 전담하는 국가연구기관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농과원은 농업·농촌을 구현하기 위해 토양·물·양분·대기와 같은 농업환경분야, 병·해충·잡초 등 작물보호분야, 양잠·양봉·산업곤충·버섯 등 농업생물분야를 기초연구분야로 다루고 있다. 또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해 유기농법연구와 유해물질 및 농약의 평가와 관리를 추진하고 있고 농촌의 활력화와 농어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농촌 어메니티 자원 구축과 농업인 복지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 농식품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 한식 세계화 연구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 최근 일본에 G8 정상들이 모여 기후온난화 방지를 위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농과원에서 농업과 농촌이 지구온난화를 방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

▲ 최근 농과원 농업기상연구실에서 의미있는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1973~2007년까지 34년간 도시 25지역, 농촌 24지역, 산촌 11지역의 누적상승온도를 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 0.95도가 상승했고 이중 도시지역은 1.23도 상승한 반면 농촌지역은 0.81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이 주산업인 농촌이 우리나라 온난화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온도상승은 국토이용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간척사업에 의해 국토면적은 1970년 대비 2004년 11만1천ha가 늘었으나 농경지 면적은 오히려 46만2천ha 줄었다. 간척사업의 주목적이 농경지 확보인 점을 감안한다면 지난 30여년 동안 해마다 1만6천853ha의 농경지가 산업단지, 주택단지 등 다른 목적으로 전용됐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농경지가 산업단지나 주택단지로 전환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가 지금보다는 덜 더워졌을 것으로 판단된다.

- 그렇다면 지구온난화 방지효과를 통한 농업을 발전시키는 연구전략은.

▲유엔 산하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 (IPCC) 제4차보고서는 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90% 이상이 인간의 활동에 기인한다고 한다. 도시지역은 인구밀도가 높고 에너지 소비량도 많아 온도상승폭이 큰 반면 농촌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지 않고 산업화, 도시화 정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온도상승이 낮은 것이다.

농촌의 주요산업인 농업은 식량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홍수방지, 토양유실방지, 생물서식지 제공 등 다원적 기능을 수행해오고 있다. 이외에도 농작물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고정해 쌀, 보리, 콩, 옥수수와 같은 식량을 생산해낸다. 공기 중의 탄소를 토양으로 격리시키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농업이 갖고 있는 홍수조절 등의 다원적 기능은 시장가치가 형성되지 않아 정부차원의 직접지불제 형태로 소득을 보전해 줬으나 농경지를 활용한 탄소배출권은 시장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농업이 타 산업부문에 탄소배출권을 매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것은 농가의 소득증대와 연결될 수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옥수수, 콩 재배지대인 일리노이 주에서만 13만에이커 이상의 농경지를 이용해 탄소배출권을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 이행에 따라 2013년 이후에는 온실가스의무 감축국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도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할 것을 G8 정상회의에서 선언하고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기후변화대응기본법을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고 있다.

농촌진흥청도 이러한 국제정세에 발맞춰 기후변화대응연구사업단을 발족하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업생태계 영향평가, 적응기반 구축, 기상재해대응 기반 구축 등의 연구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많은 상황에서 농업은 식량생산을 유지해야 하고 자연재해와 환경오염 방지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 ‘흙토람’을 통해 토양전자지도를 전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하는데, ‘흙토람’이 무엇인가.

▲흙토람 제작은 농과원에 가장 큰 업적이라 할 수 있다. 무려 40년의 세월이 걸려 제작했으며 국내 100대 우수과제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흙토람은 농사를 짓고자 할 때 토양특성에 맞는 작물을 제시해 주고 알맞은 비료량을 추천해 주는 등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한국토양정보 인터넷 시스템이다. 이용을 원하는 희망자는 언제라도 흙토람 웹사이트를 방문해 논과 밭의 주소를 넣은 후 알고 싶은 토양 특성을 선택하면 전국 토양의 산도, 물빠짐, 유기물 함량, 자갈 함량 등과 같은 물리·화학적 특성 등 국내 토양 GIS 정보를 토양전자지도의 형태로 열람할 수 있다. 또 29개 작물에 대해 작성된 ‘재배적지지도’는 1 : 5000 축척의 세부정밀토양도로 제작돼 필지별 토양관리가 가능하며 향후 2010년까지 60여가지 작물에 대해 재배적지 데이터를 확충할 계획이다.

- 최근 농가에서 새로운 소득원으로 곤충이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동애등에를 이용한 음식물쓰레기 처리 등 다양한 곤충의 이용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유용곤충의 최근 연구현황과 추진방향은.

▲최근 농업분야에서 곤충산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농가 소득원으로도 곤충 활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1995년부터 곤충연구를 시작했다.

곤충은 전통적으로 양봉과 양잠, 일부 약용으로 이용되어 왔으나 최근 천적용 및 화분매개용 곤충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고 자연생태학습용과 애완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곤충은 그 유충과 성충으로부터 유용물질을 추출해 식품 또는 약제, 가축의 단백질 공급원인 사료, 동애등에와 같은 축산분뇨 및 음식물쓰레기 환경정화 분야 등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식용대상 곤충의 개발 및 수출방안, 동애등에를 이용한 환경정화 곤충의 실용화 및 보급방안, 가축과 어류, 조류 등의 먹이로 이용될 수 있는 곤충사료 개발 곤충 유래 유용물질 동정, 추출, 개발 등 연구개발은 물론 새로운 곤충 활용분야 창출을 위한 전략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 먼저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 공급을 위하여 추진하고 있는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제도란 무엇이고 생산·소비자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지.

▲GAP란 안전하고 위생적인 농산물이 생산될 수 있도록 ‘재배단계부터 작물 중 농약잔류나 중금속, 다이옥신, 곰팡이독소, 병원성미생물 등에 의한 오염을 사전차단하는 영농규범’을 의미하는 약어로서 FAO, Codex 등 국제기구와 미국, EU 등 선진국에서는 이를 도입해 농업인이 준수하도록 권장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우수농산물관리제도가 만들어져 2006년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우수농산물관리제도에서는 농산물의 생산부터 수확 후 포장단계까지 농약, 중금속, 유해미생물 등 농산물 위해요소를 관리하여 생산하도록 일정한 기준인 ‘우수농산물관리기준’이 제시되어 있고 이 기준을 준수해 생산된 농산물을 GAP농산물로 인증하는 체계가 갖추어져 있다.

GAP제도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농업인이 GAP제도를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GAP관리기준을 단순화하고 작목별로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할 위해요소 위주로 관리하는 체계로 개선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근거에 기초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기술지원체계 구축에도 노력을 다하고 있다.

- 친환경농업, 유기농업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농업생산 현장에서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안전농산물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증대되면서 친환경 유기농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기농업 및 유기농산물에 대하여 올바른 이해와 함께 건전한 소비촉진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켜야 할 필요가 있고 또한 생산농가의 현장애로사항을 파악해 해결할 필요가 있다.

농진청은 친환경 유기농자재 목록공시제를 지난해 3월부터 시행, 안전 유기농산물 생산기반을 마련하였다. 특히,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유기농업연구사업단을 설치 운영하여 산·학·관·연이 총 114억의 예산을 투입해 현장실용화, 생산기술, 유기축산, 식품가공, 유통경영, 기술보급 등 6분야에 걸쳐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 정부에서 ‘농촌어메니티’를 농촌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해 여러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농촌진흥청에서는 어떠한 연구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가.

▲‘농촌어메니티(Amenity) 자원’이란 농촌고유의 자연환경, 역사문화 등 사람에게 즐거움, 편안함, 쾌적감을 제공하는 유 무형의 자원을 말한다.

이러한 농촌어메니티는 주 5 일근무제 이후 자연과 건강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농외소득을 제고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 되고 있다.

국민의 농촌휴양 및 관광수요의 획기적인 증가로 농촌어메니티는 농촌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21세기 농촌지역의 산업을 창출하는 대표적인 가치재로서 부상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 수요를 기회로 삼아 다양한 어메니티 상품개발 및 산업화 촉진을 통한 농촌 활성화를 도모해 나가야 한다.

현재 농진청에서는 농촌경관, 전통자원 등을 발굴·활용해 지역별 어메니티 특성을 살린 농촌마을과 지역개발 모델 개발, 농촌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 소득화·산업화 원천기술 개발과 농촌환경 자원의 신 가치 창출을 위한 기술을 개발 보급해 나가고 있다. 특히 2005년부터 지역 농촌어메니티 자원을 발굴, 조사해 국민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9개도 210지역 12천 마을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10년까지 전국 600지역 32천 마을을 완료할 계획이다.

- 농과원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 및 올해 중점정책은.

▲농과원은 앞으로도 기초연구를 통해 농업농촌을 유지, 발전시키고 농식품 산업을 리드하는 선도적 역할과 미래 국가차원의 기초연구를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농업기초연구 사업영역과 역할을 주변 여건변화에 능동적으로 맞춰 정부와 농업인, 유관기관, 국민 등 다양한 수혜자 계층으로 변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김석동 원장은
 
   
▲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김석동 원장

“농업은 어느 산업 분야보다 생명력이 길고 인류와 국가가 없어지는 날까지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생명산업입니다.”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김석동(55) 원장의 농업연구에 대한 지론은 철두철미하다.
김 원장은 농업연구에는 실패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실패란 국민의 먹거리 걱정을 초래함은 물론 피해를 복원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원장은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작물학을 전공해 1980년 맥류연구소 농업연구사로 공직을 시작했다.

 

그는 ‘보리 질소시비 개선을 위한 시비질소 토양·식물체 분배 구명’, ‘보리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수확이론의 정립과 실증’ 등의 연구 성과를 낸 보리, 밀 박사로 유명하다. 또한 그는 2001년부터 농촌진흥청 연구관리국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고품질과 다수확 작물생산, 바이오그린 21사업을 진행하는 등 연구기획과 지원 분야에서도 뛰어난 활동성과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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