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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초대석]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 이상진 원장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야 한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을 지난해 1월부터 이끌어 온 이상진 원장(54)은 1980년부터 지금까지 닭을 꾸준히 연구해온 연구사이기도 하다. 1977년 2월 대학 졸업 후 축산연구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 원장은 31년 6개월동안 가금연구분야의 외길을 걸어 왔다.

 

 

이 원장은 “지금은 축산과학원의 전반적인 업무를 맡다 보니 여러 분야에 대해 알아야 한다”면서 “하지만 연구원들에게 시간이 날 때마다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연구지론은 축산과학원의 연구성과에 그대로 반영됐다. 축산과학원은 2005년도와 2006년에 책임운영기관 최우수기관으로 2년 연속 대통령표창을 받았으며 올해에는 우수기관상인 행전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원장의 연구에 대한 열정은 그의 생활에도 그대로 묻어나온다.

 

그는 마라톤 마니아다. 2002년부터 7년 동안 꾸준히 해온 마라톤이기에 애착 또한 남다르다.이 원장은 “1년에 동아마라톤과 춘천마라톤 등 규모가 큰 행사 중 2곳은 꼭 참석한다. 1년에 풀코스는 2~3번, 하프마라톤은 10번 참여해 년 3200㎞정도는 뛰고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이 원장은 축산과학원장이란 직함 뿐 아니라 한국가금학회 회장, 한국동물자원과학회 이사, 가축개량협의회 위원장 등 여러 대외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원장은 “FTA 등 먹거리 시장의 개방추세가 확대될수록 ‘가장 한국적인 것’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특히 농가가 살아갈 수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정부의 정책도 단기적인 대책보다는 중·장기적 대책을 수립함으로써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연구가 이를 뒷바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 축산과학원의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국내 축산물의 가격경쟁력 향상과 안전성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축산농가가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분뇨를 자원화하는 환경친화적 축산기술 개발과 가축유전자원의 관리를 통한 부가 가치산업 분야에도 중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상진 축산과학원장을 그의 직무실에서 만나 최근 쇠고기 수입개방 등에 따른 국내 축산물의 경쟁력 강화와 한우고기 판별관련 연구 등에 대해 물어봤다.

“우리 축산농가 살리려면, 가장 한국적인 연구해야죠”

- 축산과학원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 국내 축산연구에 관한 독립적인 연구기관이 설립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56년 전 농림부 소속 ‘중앙축산기술원’이 발족하면서부터다.

이후 가축증식과 품종개량을 주 임무로 하는 ‘농사원 축산시험장’으로 개편되면서 축산에 관한 시험연구사업이 본격화됐다.

1962년 3월, 농촌진흥법의 공포와 함께 농촌진흥청이 발족하면서 농촌진흥청 소속의 ‘축산시험장’이라는 현재와 같은 조직형태를 갖추게 되었으며 25년이 경과한 94년 12월에는 UR협상에 따른 대외개방 압력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농림부 소속의 국립종축원과 농촌진흥청 축산시험장을 통합해 ‘농촌진흥청 축산기술연구소’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2007년 6월 직제개편을 통해 축산과학원에서는 그 동안 추진해왔던 바이오 장기 생산과 신약 개발 등 최첨단 과학기술 연구개발 기관으로서 위상제고와 고객에게 환영받는 연구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농촌진흥청 축산연구소에서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으로 기관명칭을 변경했다. 축산과학원은 국내 유일의 축산연구기관으로서 축산에 관련된 전반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소비자를 생각하는 고품질 안전 축산물을 생산·공급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가축과 생명공학기술 접목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을 창출하며 환경과 조화되는 자연 순환형 축산기반 조성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영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보급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축산기술 창출이라고 말 할 수 있다.

- 농업생산액에서 축산업의 생산액이 차지하는 비중과 축산물의 자급률은 어느 정도인가.

▲농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농업생산액은 전년대비 1.6% 하락한 34조6850억 원으로 조사됐다. 농업생산액이 하락하게 된 것은 재배업보다 축산업의 가격 하락에 의한 영향으로 볼 수 있으며 특히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가격하락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축산부문의 생산액은 11조 2773억원으로 농업생산액의 32.5%를 차지하고 있다.

품목별 생산액 순위를 보면 돼지, 한우, 우유, 닭 등이 상위 2~5위를 점하고 있으며 이들 4개의 품목이 전체 농업 생산액에서 26%를 차지한다. 이는 축산업이 여전히 농업경제에서 중요한 소득 작목임을 잘 나타내 준다.

2006년 쇠고기 등 육류 축산물의 자급률은 전년대비 2% 하락한 72% 정도이다.

-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으로 축산업계 및 소비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이며 이에 대해 축산과학원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 소비자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결정으로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 유통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고 이는 국내 쇠고기 유통의 투명성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한우 소비가 위축돼 소 값이 하락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식량생산량 감소와 바이오 에너지 생산 등에 의한 곡물가격 인상 및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운송 비용 증가로 국내 사료값은 큰 폭으로 인상돼 축산업 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같이 대외개방의 가속화로 저가의 수입 쇠고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품질을 고급화시키고 안전성을 확보하는데 있다. 축산과학원은 사실 고품질의 안전 한우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현장 활용 기술이 어느 정도 정착돼 있다.

예를 들어 아미노산이 강화된 캡슐 사료라든가 한우농가의 경영형태별 고급육 생산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한우 브랜드 경영체에 보급하여 명품 한우고기 생산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건강과 관련된 기능성 강화 쇠고기와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쇠고기 생산에도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쇠고기 생산과 안전하고 위생적인 한우고기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을 패키지화해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경제적 생산 방법, 친환경 안전 한우고기 생산 프로그램 및 기능성 영양물질이 강화된 한우 전용 맞춤형 사료 이용기술 등 쇠고기 생산기술을 학계, 생산자 단체 및 농가와 연계해 개발하고 기술의 조기 현장 보급을 위한 기술지원을 병행해 소비자에게 값싸면서 안전한 쇠고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사료 곡물가 급등에 따른 대응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

▲지난해 2월 이후 배합사료 가격은 66~96%, 수입 조사료 가격은 14~34%로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한우와 젖소 같이 풀사료 먹이를 기본으로 하는 가축은 양질의 자급 조사료를 확대 생산해 사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조사료 확대생산을 위해서는 겨울철의 유휴 논을 이용한 조사료 생산이 가장 긴급하다.

이를 위해 겨울철에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청보리(총체보리), 호밀 등을 중심으로, 여름철에는 옥수수, 수단그라스와 같은 작물을 중심으로 재배면적을 확대하면 양질 조사료 자급률을 30%에서 90%로 향상시킬 수 있다.

농진청은 추위에 강하고 사료가치가 우수하며 수량이 많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화산 101호’, ‘코그린’, ‘코윈어리’ 등 신품종을 개발 보급함으로써 안전 재배지역을 대전이남에서 한강이북까지 확대했다.

특히,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습지 적응능력이 우수해 논에 재배하기에 알맞고 가축의 기호성이 양호해 농가의 반응이 매우 높아 앞으로도 재배면적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국내 자급 조사료 중 볏짚의 이용률이 52~55%를 차지하고 있어 생볏짚 원형곤포 사일리지 조제기술 개발과 전용 미생물 첨가제를 개발보급 함으로써 사일리지 품질을 향상시켜 부족한 조사료 자급률 제고에 획기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조사료는 아무리 많이 생산해도 경합작물이 없으며 부족한 곡류사료를 대체하면서 귀중한 외화를 절약할 수 있고 국내 품종을 이용해 재배한 자급 조사료를 가축 생산에 이용할 수 있어 신토불이 친환경 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 축산과학원이 가축개량 총괄관리기관으로서 한우의 개량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총괄기관의 업무와 한우개량성과에 대해 소개한다면.

▲ 가축 개량은 참여 기관간의 조정과 감독이 필요하며 우리나라 전체 한우에 대해 사용할 보증씨수소를 선발해야 하므로 매우 신중하고 정확하게 씨수소의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또한 한우 개량을 보다 효율적이고 능률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각종 정책을 개발하는 것도 총괄기관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축산과학원은 이를 위해 개량관련 학자와 전문가로 구성된 가축개량협의회를 각 축종별로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에는 가축개량에 대한 모든 성과와 실적을 바탕으로 가축개량보고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우는 그동안 많은 개량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체중 면에서 1985년도에 18개월 평균체중이 370kg에서 2006년 567kg로 증가했고 1등급 출현율도 2002년 35.2%에서 2006년 44.5%로 증가했다.

이러한 가축개량의 효과는 한우 농가 소득증대와도 직결돼 한우 개량에 의한 농가소득 증대분은 2006년 기준으로 1166억원에 달한다. 또 그 동안 가축개량 사업에 동참해온 한우개량농가에서 출생한 송아지는 일반 송아지에 비해 30~40만원 높은 가격을 받으며 거래되고 있다. 이는 한우 농가에서의 개량에 대한 효과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증거라 할 수 있다.

- 소는 단기적으로 개량의 효과를 얻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개량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 한우는 암소가 가질 수 있는 자손의 수가 평생 수 마리에 불과하고 세대간격도 타 축종에 비해 긴 편이기 때문에 그 동안 한우 개량은 주로 보증씨수소를 중심으로 이루어 졌다. 이는 한 마리의 보증씨수소가 가질 수 있는 자손의 수는 수십만 마리가 되므로 개량의 효과가 보다 광범위하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수소의 개량만으로는 개량의 효과가 반감되고 자손의 능력에 따라 씨수소를 선발하는 후대검정 방법을 이용해야 돼 개량의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농가 보유 암소에 대한 개량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5개 시군에서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지역단위 한우개량 정보 활용체계 개발’이라는 연구에서는 농가에서 보유한 암소의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축산과학원의 데이터 베이스에 입력하면 축산과학원의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그 결과를 해당농가에 환류해 농가 암소 선발 및 활용에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한우를 외국 소입소와 차별하고 우수한 품질의 쇠고기를 생산해 국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고급육 생산을 위한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이와 함께 축산과학원에서는 도축하지 않고 생체에서 육질진단을 할 수 있는 초음파 생체육질 진단 방법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 우리나라 쇠고기의 차별화를 위해 쇠고기 맛 보증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들었다. 맛보증시스템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맛 보증 시스템’(palatability assurance system)은 쇠고기 맛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모두 고려해 맛 예측모델을 설정하고 부위별로 점수를 계산하여 등급을 매기는 시스템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소비자들이 쇠고기를 직접 먹어보고 평가한 결과를 바탕으로 등급을 설정한 ‘조리방법별-최적한우 부위 추천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스템 구축을 위해 과학원 연구진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서울, 경기, 영남, 호남 등 지역별, 연령별, 성별로로 대규모 소비자 3250명을 대상으로 관능평가를 실시했고 오는 2009년까지 약 5000명 수준까지 관능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소비자는 1인당 조건별 쇠고기 7점에 대해 연도, 다즙성, 향미, 전반적인 기호도 및 맛 만족도를 평가하며 평가결과는 맛점수로 계산되고 부위별 맛점수 추정식에 따라 4개의 맛등급 그룹으로 구분된다.

2009년 국내최초로 도입될 이 시스템은 2012년까지 현장적용 및 보완을 거쳐 점차적으로 보급되며, 성공적인 맛보증시스템 도입 및 정착을 위해 한우협회와 소비자 단체, 학계, 축산물등급판정소 등 관련업계와 협조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 앞으로 우리나라 재래가축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생각된다. 축산과학원에서 우리 재래가축의 복원 등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앞으로의 재래가축 활용계획 등은 어떤 것이 있는지.

▲지금까지 하나의 품종으로 인식됐던 한우는 황우, 칡소, 흑우, 제주흑우의 4품종으로 분류할 수 있는 과학적 분석방법을 확립했으며 재래돼지의 사육지역에 따른 유전적인 위치를 과학적으로 구명했다. 국내에서 사라졌다고 알려진 우리나라 긴꼬리닭을 찾아내 문화재로 지정을 요청했고, 흑염소의 지역품종 육성을 위해 3개의 지역품종을 수집해 유전적인 특성을 구명, 계통을 조성하고 있다. 앞으로도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재래가축의 생체를 안정적으로 증식·보존시키고 정자나 수정란 등 생식세포의 동결보존과 복원기술을 확대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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