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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 제주 카멜리아힐

80여국 돌며 신품종 수집…300종 동백나무 한자리에
차·기름등 관광자원 개발…상품화해 관광축제로 활용
제주 자생식물 어울어져…생태 휴식공간으로 각광

황량한 마음 속 빨간 동백 활짝
찬바람 냉냉한 겨울에도 불꽃처럼 꽃은 핀다


자연과 조화되는 여유로움을 추구하는 ‘슬로우 라이프’는 바쁜 도시의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풍요로움을 가져다 주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각광받고 있다. 주 5일제가 정착되면서 식상하지 않고 차별화되는 휴양지와 신비로운 자연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장소는 도시인들에게 새로운 휴식처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의 자연 속에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여 도시인들의 꿈꾸는 슬로우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제주도의 동백 테마리조트, ‘카멜리아 힐(Camellia Hill, 동백언덕)’이 지난해 11월 오픈했다.

 

제주 남제주군 안덕면 상창리 카멜리아힐. 그 곳에 가면 전세계의 동백꽃이 갖가지 모습으로 피어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다양한 동백품종을 모아놓은 동백공원이다.

동백박사로 불리는 양언보씨(63)가 20여년 전부터 한그루씩 심어온 동백나무가 이제는 숲이 됐다.

“동백은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전령사입니다. 살벌한 겨울을 이겨내고 피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겨울꽃의 여왕으로 통합니다. 동백기름도 올리브유보다 뛰어난 성분을 갖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거의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양씨가 동백에 주목한 것은 1982년.

감귤산업의 대안을 고민하다 동백나무를 떠올렸다.

당장 4천여평의 감귤나무를 베어내고 동백을 심었다. 한창 감귤이 상종가를 치던 시기에 감귤나무를 베어냈으니 주위에서는 ‘미쳤다’는 손가락질이 잇따랐지만 양씨는 묵묵히 동백나무를 수집하고 안덕면 상창리 황무지 5만평을 사들였다.

그리고 1998년부터는 자신이 운영하던 건설업체를 모두 정리한 뒤 카멜리아힐 조성을 본격화했다.

특히 그는 새로운 동백품종을 얻기 위해 80여국을 찾았다.

 

양씨는 동백이 있는 곳이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며 특이 품종을 모았다. 이웃 나라에서 몰래 씨앗을 갖고 들여와 기른 것도 있고, 전 세계에서 가장 이른 9월 말에 피는 동백도 있다. 이 동백나무는 양씨가 남원읍 위미리에서 발견해 번식시킨 것으로 지금까지도 별도 품종으로 등록돼 있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동백꽃을 피우는 나무도 있고, 향기를 내는 전 세계의 6종 동백나무도 모두 확보돼 있다. 수령 250년생으로 추정되는 높이 10여m의 동백도 자라고 있다.

먼저 카멜리아힐의 입구에 들어서면 탁 트인 전망대의 잔디 위에서 한라산과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제주의 넉넉한 자연을 감상하고 현무암으로 된 돌다리를 건너면 붉은 동백과 흰동백이 빼곡히 어우러져 마치 비밀정원의 오솔길 같은 ‘자포니카숲’에 다다른다. 은은한 동백꽃의 향기에 기분 좋게 취해 오솔길을 한걸음씩 걷다보면 진초록잎사귀에 큼직하게 피어있거나, 꽃 송이째 땅 위에 떨어져 오솔길을 가득 메우고 있는 갖가지 동백꽃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카멜리아 힐에서는 자포니카숲길 외에도 유럽동백숲, 제주 태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야생꽃길과 생태연못에서 한라산의 구상나무, 참꽃, 설앵초와 초롱꽃, 둥글레 등 제주 자생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동백은 겨울꽃으로 알려져 있지만 카멜리아힐에서는 가을부터 봄까지 꽃동산이 된다. 이 때문에 양씨는 동백이 꽃피는 시기에 따라 추백(秋柏), 동백(冬柏), 춘백(春柏)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동백을 상품화한 관광축제를 열고 화장품, 차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도 보았다. 우리 나라 토종 동백보다 2배나 기름이 많이 나오는 중국의 동백나무 씨앗을 ‘문익점의 목화’처럼 양복 안주머니에 숨겨 들여오기도 했다. 동백공원 조성에는 양씨가 20대부터 사업하며 모아놓은 돈 1백억여원이 고스란히 들어갔다.

카멜리아힐에는 현재 어른 주먹만한 꽃을 피우는 동백부터 향기나는 동백까지 300여종의 동백이 있다. 부산시가 동백섬을 새로 가꿀 때 자문을 하기도 했다. 양씨를 거들고 나선 부인 임태순씨는 동백차를 개발했다.

그는 그동안 동백차(茶)도 2종류를 개발했고, 과학적인 검증 과정을 거쳐 식용유로 개발한 동백기름으로 특허도 받아냈다. 일본을 비롯해 유럽에서는 동백학회가 결성돼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동백학회가 없어 활동이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양씨는 이를개선하고자 2006년에는 학회 결성에 앞서 동백동호인회를 만들었다.

그는 “제주 중산간에 기름 짜는 동백나무를 집중적으로 심어놓으면 관광자원도 되고, 올리브유의 수입대체 효과도 거둘 것”이라고 장담했다. 카멜리아힐에는 동백나무뿐 아니라 한라산 구상나무, 참꽃 등 다양한 제주 자생식물이 들어차 있다. 제주의 옛 골목을 그대로 재현한 동백길, 한라산과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공원, 못을 쓰지않고 지은 목조 펜션도 일품이다. 여기에 반한 사람들이 카사모(카멜리아힐을 사랑하는 모임)까지 만들어 이곳을 찾고 있다.

양씨는 “동백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내년에는 영하 25도에도 꽃이 피는 동백을 개발해 서울 도심에 심겠다”고 밝혔다.

초가별장과 목조별장, 스틸하우스, 콘도형 별장 등 다양한 숙박시설을 비롯해 동백꽃을 소재로 제작된 공예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다목적 세미나실도 마련했다.

도시의 각박한 일상으로 지친 몸과 마음에 매서운 추위에도 은은한 향기를 품고 만개한 동백꽃이 가득한 제주 카멜리아 힐에서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생동하는 자연의 에너지를 느껴 보는건 어떨까?

◇홈페이지 : http://camelliahill.co.kr

◇관람시간 : 6월 ~ 9월: 오전 8:00 ~ 일몰까지

그 외 오전 9:00 ~ 일몰까지

◇이용요금 : 수목원관람 6천원 (장애인, 단체 할인)

카멜리아티켓 1만원 (커피 or 카멜리아 아트상품 중 택일)

◇문의 : 064-792-0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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