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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길가다 갑자기 쑥! 도대체 무슨 일이?

어이없는 설정 속 능청스러운 해법
사회적 약자 입장서 세상을 꼬집어

구멍에 빠진 아이

조르디 시에라 이 화브라 글|김정하 옮김

다림|183쪽|8500원.


아이가 힘없이 한적한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멀쩡히 길을 걸어가다가 갑자기 ‘쑥!’ 하고 구멍에 빠져 버렸다. 너무 당황해하며 빠져나오려고 하는데, 구멍이 좀 이상하다. 점점 몸을 조여 오더니 꽉 끼어 나올 수가 없다! 아이는 이제 어떻게 될까?

너무나 당황스러워 화도 내보고 힘도 써보지만 구멍은 더 단단히 몸을 조일 뿐이다. 결국 마르크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한데 어째 사람들도 이상하다. 경찰, 아이 엄마, 신부님, 군인, 기자까지…, 모두 마르크의 얘기는 들어줄 생각도 안 하고 잔뜩 자기 얘기만 늘어놓고 가 버린다.

다행히도 외롭게 홀로 남은 마르크 앞에 말을 하는 떠돌이 개, 라피도가 나타난다.

개가 말을 하는 상황이라니, 어쩔 수 없이 마르크는 라피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라피도는 마르크 이야기를 믿어 주며, 자신도 길에서 살면서 얻은 세상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의외로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는 라피도. 사려 깊고 다정한 라피도와 궁지에 몰린 마르크는 친구가 된다.

이 작품은 어이없는 설정을 능청스럽게 풀어내면서 차디찬 세상을 이야기한다.

유일하게 마르크의 상황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떠돌이 개 라피도와 거지 아저씨는 사회적 약자 입장에서 건조하고 삭막하게 돌아가는 세상을 꼬집는다.

하지만 차가운 세상 안에 숨겨진 보물 같은 따뜻함 또한 작가는 놓치지 않았다. 자신의 마음속 구멍을 돌아보면서 비로소 한 뼘 더 성장하게 된 마르크. 마르크의 힘찬 발걸음은 자기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먹먹한 고민을 지니고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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