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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오산문예관 26일 어린이연극 ‘고추장 떡볶이’

두형제의 ‘나 홀로 집에’ 좌충우돌 떡볶이 만들기
엄마 과보호로 아무것도 못하는 형제 / 스스로 극복하며 자신감 찾는 성장드라마
라이브 음악 쉬운 멜로디로 동심 표현 / 대한민국연극대상서 연극상 수

‘고추장 떡볶이’는 비룡과 백호 형제가 엄마가 없는 며칠 동안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로 영화 ‘나 홀로 집에’의 연극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던 형제가 정작 엄마가 없는 며칠 사이 떡볶이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부쩍 성장하는 과정을 라이브 음악과 함께 자연스럽게 그리고 있다. 5세 이상이면 즐겁게 관람할 수 있으며, 특히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생각하며 볼 수 있는 공연이다. 또한 배우들의 연주로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마련해 관객들의 짧지만 즐거운 참여를 유도한다.  <편집자 주>

 

오산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오는 26일 오후 2시, 5시에 열리는 어린이 연극 ‘고추장 떡볶이’는 ‘지하철 1호선’과 ‘우리는 친구다’의 원작팀인 독일 그립스 극장의 ‘Spaghetti mit Ketchup’(Rainer Hachfeld 작, Birger Heymann 음악)을 극단 학전의 김민기 대표가 우리 이야기로 번안·연출한 작품이다.

이 공연은 한국의 아이들이 높은 교육열과 과보호 속에서만 자라고 있는 건 아닌지,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부모들에게 재미있게 건네고 있으며 아울러 TV 오락 프로그램이나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는 음식(떡볶이)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진정한 ‘재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즐거운 작품이다.

이미 지난 1월 첫 선을 보인 본 공연은 제 17회 서울어린이연극상 우수작품상을 수상하고, 월간 ‘한국연극’의 ‘2008 공연베스트 7’에도 선정됐으며, 얼마 전 ‘2008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아동청소년연극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에서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

어린이들의 정서를 그대로 반영하는 학전 어린이 무대만의 스타일은 ‘고추장 떡볶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어린이 대상의 예술은 바르고 교훈적이어야 한다는 딱딱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어린이들의 일상과, 심리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아이들을 위해 녹즙과 쑥과자를 직접 만드는 엄마는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인 형제를 아기 다루듯이 과보호 한다. 비룡, 백호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무엇이든 엄마에게 의존하는 소심하고 겁 많은 형제는 엄마 없는 며칠 동안 현실에 부딪히지만 결국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어리다고 아이 의견을 무시하거나 지나친 과민반응으로 과보호하고 있는 건 아닌지 흠칫 놀라는 어른 관객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무대에는 우리 집 부엌이 있고, 늘 맛 보던 다양한 음식재료들이 등장한다. ‘고추장 떡볶이’에서는 어른에게 익숙한 주방과 요리를 어린이가 주인공인 무대로 옮겨오면서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연출한다. 주인공들에 의해 치약이 들어간 떡국, 딸기 잼이 들어간 떡볶이 등 희한한 요리들이 탄생한다.

주방은 자칫 아이들에게 위험한 공간으로만 비칠 수 있지만 ‘위험하다’는 말 한마디 보다 공연 관람으로 자연스레 ‘안전’을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주방은 늘 엄마들만의 공간으로 인식돼 왔지만 요리가 어린이의 오감자극과 두뇌 개발에 좋다는 평가에 요즘은 어린이 요리 프로그램이 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초연 때 공연을 본 후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떡볶이를 만들었다거나, 아이가 매운 떡볶이를 애써서 먹더라, 또는 아이가 이것저것을 음식에 넣으려고 해 애를 먹고 있다는 등의 다양한 소식을 전해주시는 관객들도 있었다.

이 공연은 기타, 피아노와 다양한 타악기의 라이브 연주로 함께 하는 ‘아무 짓도 하지 마’, ‘난 할 수 있어 뭐든지’, ‘청소는 싫어’, ‘나는 할 수 있어’ 등의 노래들은 쉬운 멜로디로 아이들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친구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들과 함께 휴지, 베개 등 소품을 주고받는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면, ‘고추장 떡볶이’에서는 관객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준비해 객석의 참여를 유도한다.

‘고추장 떡볶이’는 초등학교 3학년인 비룡과 유치원생인 동생 백호 형제는 씩씩한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엄마가 챙겨준다. 그런 형제가 비룡의 친구 나리에게는 우습기만 하다. 갑자기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고 아이들을 봐주기로 했던 이모가 오지 않으면서 아이들만의 ‘나 홀로 집에’가 시작된다.

엄마로부터의 해방감은 잠깐이고, 배는 고프고, 엄마와 아빠가 없는 밤은 무섭다. 처음에는 식사, 등교, 집안 청소 등 모두 엉망이었지만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아이들은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감이 붙은 아이들은 엄마를 위한 깜짝 선물도 준비한다.

한편 극단 학전은 ‘쉬는 시간이 있는 2시간짜리 어린이 공연’ ‘5세 이상이면 누구나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연’ ‘여러 번 반복 관람하는 매니아 어린이 관객 탄생’ 등 첫 번째 작품 ‘우리는 친구다’로 신선한 화제를 모았다.

이 첫 번째 무대를 4년간 수정·보완하며 자신감을 얻은 학전은 ‘어린이 무대’ 제작에 박차를 가해 지난 2008년에는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총 4개(신작 3개 ‘고추장 떡볶이’, ‘슈퍼맨처럼’, ‘그림자 소동’)의 어린이 공연을 선보였다.

또한 한국 대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15년 동안 이끌어온 저력과 한번 선보인 작품은 끊임없이 수정, 보완을 거쳐 보다 나은 작품으로 숙성시키는 끈기를 발휘해 올해에도 완성도 있는 어린이 무대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학전은 지난 2008년도에 선보인 신작을 초연 때의 관객반응과 얻어진 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발전시켜 레퍼토리화를 하는 동시에 또 다른 신작을 선보이기 위해 검토 중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독일의 그립스 극장이 추천한 유럽의 작품들과 중국, 일본 등 해외 작품들을 한국화 하는 단계를 거쳐, 해외의 작가들과 한국의 작가, 연출가들이 공동 작업해 새로운 형태의 어린이 공연작품을 연구하고 창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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