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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는 내리사랑 감동… 일부조연 연기력 흠

슬하에 삼남매를 둔 노부부가 있다.

첫째 아들은 기러기 아빠로 그나마도 사업을 하다 망했고, 둘째 딸은 부잣집에 시집을 가 친정에 잘 들르지도 않는다. 뒤늦게 연극에 빠진 셋째 딸은 노처녀가 될 때까지 시집도 안가고 부모의 속을 썩인다.

가슴이 무너질 듯 아프고 서러워도 자식들에게 해가 될까 내색을 않는다.

사업에 실패한 아들때문에 평생 모은 재산을 날려도 행여 아들이 기죽을까 웃음을 보인다.

고된 시집살이를 하고 있는 딸이 걱정돼 찾아간 사돈집에서 문전박대를 당해도, 그 집 대문에 큰 절을 하고 돌아온다. 부디 우리 딸을 잘 돌봐달라는 말과 함께.

노부부가 서로 의지하며 그 모든 일들을 묵묵히 끌어 안는 모습은 가슴 찡한 감동을 남겼다. 함께 늙어가는 노부부의 알콩달콩한 에피소드는 덤이다.

노부부의 이야기에 관객들은 울고 웃었다. 노부부의 사소한 실랑이는 귀여우면서도 따뜻했고, 할머니의 죽음이 가지고 온 무거운 슬픔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주인공 노부부 역을 맡은 배우들은 탁월한 연기력으로 감정을 잘 살려냈다.

하지만 극의 감초로 등장해야 할 일부 배우들, 특히 라디오 부스에 있던 연기자들은 연습부족 탓인지, 대사를 버벅거리거나 책을 읽듯 연기해 극의 흐름을 끊는 요소로 작용했다. 대사량이 많았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대사는 연기가 아닌 낭독에 가까웠다. 중간중간 등장한 라디오 신이 극의 재미를 더하기는 커녕, 흐름을 끊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점은 이번 공연의 오점으로 남을 것 같다.

연극 동치미(원제:내 생 마지막 비가)는 시인 감상옥씨가 60여 년간 해로했던 부인을 갑작스레 잃자 식음을 전폐하며 지내다 엿새 만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연이 모티브가 된 훌륭한 작품이다. 부부애와 자식사랑을 따뜻하게 그린 원작을 잘 살리지 못한 일부 배우들의 연기력이 참 아쉬운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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