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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가락따라 봄이 왔다

 

지난 3월 29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린 도립국악단의 신춘음악회는 ‘신춘(新春)’이라는 말에 걸맞게 봄 기운이 가득 차 있는 상큼한 무대였다.

국방부 전통악대의 우렁찬 고함으로 시작한 ‘대취타’는 진짜 군인이 연주하는 군인의 음악이어서 그런지 씩씩한 장부(丈夫)의 기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도립 극단과의 협조로 임금의 행차를 그대로 무대로 가져온 설정은 무대를 더욱 극적으로 보이게 했으며, 공연장 뒤쪽에서 등장한 임금이 무대 앞으로 나갈 때까지 연주된 ‘수제천’도 특유의 아름다운 가락이 두드러진 완성도 있는 연주였다. 임금이 등장해 봄을 맞는 연회를 연다는 설정은 국악고 학생들의 화려한 검무와 태평성대를 노래하는 ‘보허자’로 이어져 감동을 더했다.

하지만 디테일에선 2% 부족했다. 음향시설의 문제인지 연주내내 쇳소리와도 같은 잡음이 들려 공연내내 몰입을 방해했다. 특히 1부 관현악연주 때 두드러진 잡음은 피리의 청아한 소리를 탁하게 만들었다.

임금 행차 때 쓰인 창고에서 막 꺼내온 듯한 꼬깃꼬깃한 햇빛가리개도 실망스러웠다. 작은 실수였지만 프로답지 않았다.
 

 

 

 

 

 


도를 대표하는 국악단의 무대인 만큼, 좀 더 세심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악관현악단의 연주로 꾸며진 2부는 1부보다 활기차고 역동적이었다.

한 해의 시작을 앞두고 신에게 복을 비는 내용의 ‘비나리’는 가슴을 울리는 최근순 선생의 소리와 어우러져 정말 모든 일들이 잘 풀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한 신명나는 무대였다.

이어진 채주병 선생의 신들린 듯한 거문고 연주는 관객들로 하여금 거문고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었고, 봄의 생기를 한껏 머금은 국악의 매력은 조갑용 선생의 소리와 함께한 성주굿 국악관현악 협주에서 절정에 달했다.

한 해 농사를 시작하면서 풍년과 집안의 평화, 가족의 무병장수를 기리는 성주굿이 사물놀이와 함께 관객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주는 굿으로 탈바꿈했고, 곧 연주자와 관객은 한마음이 됐다.

사물놀이와 국악관현악단의 신들린듯한 연주가 이어진 클라이막스에선 객석 모두가 어깨를 들썩이며 국악을 즐기고 있었다.

새로운 봄을 맞아 열린 도립국악단의 신춘음악회는 그야말로 봄의 신선함으로 가득차, 앞으로 국악단이 보여줄 건강하고 활기찬 공연들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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