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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사회]박은순"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강추위와 폭설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12월 31일, 수원여성회가 10여 년간 운영해 오던 화서희망지역아동센터의 마지막 송년회가 있었다. 목소리가 예쁜 두 친구의 사회로 플루트 연주와 오카리나, 합창을 부모님과 선생님들 앞에서 맘껏 뽐내며 시끌벅적한 송년회를 했다.

수원여성회는 1999년 IMF시기에 방과 후 아동보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학교를 중심으로 무료공부방을 운영하였다. 방과후 지역아동센터는 경제적 여건이 어렵고 여러 이유로 방과 후에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지원하는 곳으로, 수원시에 40여 개소가 있다. 아동보호시설 중 지역아동센터의 여건이 가장 열악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고도 남음이 있다. 지원금으로는 교사의 처우개선비와 운영비가 턱없이 부족하고, 이는 교사의 이직률을 높이는 등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지원을 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아동센터는 공적 활동 영역임에도 사회적인 인식이 부족하여 주민자치센터 등 공적공간을 활용할 수 없어 공간 마련과 유지에 대한 재정부담이 커지게 되고, 이것은 정부 인식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의 관심으로 아이들은 센터에서 다양한 경험과 생각을 키우며 밝게 성장하고 있다. 화서희망지역아동센터가 문을 닫은 것은 운영비만의 문제는 아니다. 센터는 초등학생을 보호하는 곳으로, 중학교에 들어가면 센터를 이용할 수가 없다. 1년 새 아이들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동생들과 선생님을 보러 와서는 조심스레 저녁을 먹고 가기도 한다. 본격적인 청소년기로 접어드는 중학생을 위한 센터의 역할은 뚜렷하게 구분되어야 하며, 현재 청소년을 위한 방과 후 센터는 수원시에 10여 곳으로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수원여성회는 고민끝에, 지역에서 오랫동안 청소년 활동을 지원해온 단체에 센터를 이관하게 되었다. 큰 재정부담이 있음에도 아이들을 위해 애써 주시겠다고 마음을 열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한다.

학교 내의 아동지원사업으로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과 학교사회복지사업을 꼽을 수 있다. 경기도는 2006년 부천지역을 시작으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초·중등 103개교가 지정되어 ‘이웃이 많은 아이, 힘 있는 아이를 키우는 교육복지’라는 표를 걸고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교육복지지원사업은 학교가 중심 되는 지역교육공동체 구축을 통해 학습, 문화, 심리정서 등 삶의 제반에 대한 지원을 함으로써 교육취약 아동·청소년의 교육을 성장시키는 사업이다.

학교사회복지사업은 지자체의 예산으로 운영되며, 수원시의 10개교를 비롯해 경기도내 24개교(2012년)현재에 사회복지사가 배치되어 아동을 지원하며 올해 더욱 확대될 계획에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자체의 학교사회복지사업과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사업연계 조례를 마련하는 등 아동에게 필요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과 학교사회복지사업이 풀어가야 할 과제는 중학교에서 사업이 끝나 졸업을 하게 되면 고등학교로 연계되지 못한 아이들이 또다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고등학교로의 연계가 절실히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들의 처우는 계약직으로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도교육청 소속의 사회복지사들은 무기계약직으로 변화가 있었으나 실제 내용을 채우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학교사회복지사들은 지자체 사업이 언제 종료될지 모르는 불안감으로 비전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지역아동센터의 지원을 현실화해야 하고 청소년을 위한 방과 후 센터를 늘려야 한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은 경기도내 모든 학교로 확대되어 낙인감을 없애고 모든 아동에게 필요함을 인지해야 하며, 고등학교로 확대돼야 한다. 지자체의 학교사회복지사업은 정치적인 이슈로 사업이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 되며,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사회복지사들의 처우는 개선되어야 한다.

모두가 어렵고 힘든 사회에 살고 있지만 희망을 버릴 수는 없다. 우리의 희망은 아이들이다. 2013년 희망의 날갯짓이 한껏 펼쳐지는 지역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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