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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살 드러낸 채 시름시름 앓고있어

왕릉 주변 산사태 흔적 방치… 관광객 눈살 찌푸려
석축 기울어지거나 공중에 떠 있어 사고위험 노출

 

 

 

긴급점검

여주 세종·효종대왕릉 관리 실태

① 지난해 7월 집중호우… 8개월째 상처 그대로 ‘신음’


2009년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당당히 등재된 여주 세종대왕릉과 효종대왕릉. 우리의 전통문화가 담긴 독특한 건축양식과 아름다운 자연을 잘 가꾸고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이들 왕릉 곳곳이 상처투성이인 채 방치돼 관광객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본보는 세종대왕릉, 효종대왕릉의 관리 실태를 4차례에 걸쳐 집중 보도한다.



지난해 7월22일 여주시에는 100년 만에 사상 최고인 330㎜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여주시 능서면 세종대왕릉, 효종대왕릉 주변도 물폭탄을 비켜가지 못했다. 세종대왕릉은 각종 유물을 전시해 놓은 세종전까지, 효종대왕릉은 입구 주차장까지 황톳물에 쑥대밭이 됐다. 이 때문에 왕릉 곳곳이 심하게 훼손됐다.

8개월이 지난 지금 수마의 상흔은 치유됐을까. ▶관련기사 9면

하지만 아직도 상처로 시름시름 앓고 있다. 지난 8일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54) 소장과 두 왕릉을 둘러봤다. 효종대왕릉에서 불과 50여m 떨어진 산기슭. 능을 지켜주는 우백호인 야산 두 곳은 산사태가 발생해 누런 맨살을 드러낸 채 흉측한 모습이었다. 어림잡아 길이 20m 안팎, 너비 5m 규모.

왕릉 뒤쪽 곳곳도 산사태가 났지만, 여태까지 방치되고 있다. 최근 현장에서 만난 한 교사(40)는 “어떻게 이런 처참한 모습으로 방치할 수 있냐”며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효종대왕릉 입구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좌측 배수구의 경우 바닥이 움푹 파이는 바람에 5m 길이의 석축이 공중에 붕 떠있어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 바로 옆 산책로 가장자리도 땅이 푹 꺼져 있어 관광객들이 추락위험에 노출돼 있다.

집중호우의 참상은 이뿐만이 아니다. 왕릉 입구 배수구도 밑바닥이 파인 채 석축이 곡예하듯 공중에 떠있다. 도로 옆 가드레일은 도로 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어 집중호우 당시 물폭탄의 위력을 실감케 하고 있다.

세종대왕릉의 경우 일부 배수로 석축이 능침 안쪽으로 기울어진 채 방치돼 있다. 문화재청 조사결과 두 왕릉 주변 32곳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문화재당국은 8개월째 응급복구는커녕 처방전을 마련하느라 시간만 허비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 예산 6억원이 반영돼 있는 만큼 이달 중으로 수해복구 공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황 소장은 “수해를 입고도 사실상 장기간 방치했다고 볼 수 있다”며 “피해내용이 고도의 복구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산사태, 배수로 석축 문제인 만큼 의지만 있었다면 지금쯤 복구가 마무리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은 모두 40기로, 이 가운데 78%인 31기가 경기도에 산재해 있다.

/여주=심규정기자 shim6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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