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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식 관리로 ‘산사태’ 등 유적지 훼손

세계문화유산 등재 6년 넘도록 관리 매뉴얼조차 없어
능 주변 지질·산림식생 등에 걸맞는 종합정비案 시급

긴급점검-여주 세종·효종대왕릉 관리 실태

④ 왕릉 포함 역사경관림 부실 관리 ‘인재’

지난해 7월 내린 집중호우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세종·효종대왕릉 주변이 큰 상처를 입은 것은 좌청룡 우백호를 비롯한 주변 역사경관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발생한 예고된 인재란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능 중심으로 역사경관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매뉴얼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문화재 관련 시민단체에 따르면 세종·효종대왕릉의 경우 우리 전통 세계관이 압축된 장묘문화, 독특한 건축양식과 함께 그린벨트의 근간이 된 빼어난 조경양식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문화재 당국은 현재 세종·효종대왕릉 주변 200만㎡를 역사경관림으로 조성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집중호우로 30여곳에서 산사태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주변의 숲 생태계가 아주 취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 소재 한 대학교의 조경학과 교수는 “조선왕릉의 경우 풍수지리에 따라 기존 산림을 중심으로 다른 곳에서 흙, 돌, 나무를 가져와 조성하는 등 각종 자연재해에 버틸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산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은 역사경관림을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항진 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능 주변은 집중호우에 약한 사질양토로 파악됐다”며 “언제 또다시 집중호우가 내려 산사태가 날지 모르는 만큼 지질은 물론 암반분석까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산림자원학과 교수도 “숲 생태계라는 게 원래 상층·중층·하층식생(지피식물)이 한 데 어우러져 있어야 토질이 양호해지고 토사유실을 막을 수 있다”며 “지금처럼 소나무 등 일부 수종 중심으로 이뤄지는 숲가꾸기 사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지영서대 이창환(60) 교수는 “㎡당 나무수, 야생동물들로부터 능을 보호하기 위한 방향성(냄새) 식물 식재, 산불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화소(火巢)대책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역사경관림에 대한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집행위원회의 관리 및 복원기준을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자각, 재실 등 부속 건축물과 배수로 석축, 좌청룡 우백호의 산림을 따로 분리해 보수 및 복구하는 시스템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로 조선왕릉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6년째를 맞고 있는 만큼 능침, 정자각, 재실, 수라간, 홍살문, 연지(蓮池) 등 능 부속시설물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세종대왕유적관리소 관계자는 “이번 달 안으로 수해복구에 착수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왕릉 전반에 걸쳐 종합정비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주=심규정기자 shim6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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