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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봄날은 보란듯이

 

봄날은 보란듯이

/윤제림

학질이나 그런 몹쓸 병까진 아니더라도

한 열흘 된통 보란 듯이 몸살이나 앓다가

아직은 섬뜩한 바람 속, 허청허청

삼천리호 자전거를 끌고

고산자 김정호처럼 꺼벅꺼벅 걸어서

길 좋은 이화령 두고 문경새재 넘어서

남행 남행하다가



어지간히 다사로운 햇살 만나면

볕 바른 양지쪽 골라 한나절

따뜻한 똥을 누고 싶네, 겨우내 참아온

불똥을 누고 싶네 큼직하게 한

무더기 보란 듯이

보란 듯이 좋은 봄날

- 윤제림 시집 『삼천리호 자전거』(문학동네, 1997)



 

 

 

집 앞에 목련이 한창 봉우리를 맺고 있습니다. 등이 하나씩 켜지는 것 같습니다. 봄이란 그런 것일까요. 겨우내 욱신욱신했던 답답한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맛있는 음식도 먹어보고 싶고 서먹했던 사람도 만나보고 싶고 환하게 웃고 싶은 봄입니다. 그리고 시원하게 소리도 지르고 싶은 봄입니다. 젊은 벗들의 시절이 환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전거를 끌고 중랑천에 나가 쭉 걸어보고 싶은 봄입니다. 아쉬운 것은 여태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지 못한 제가 아쉬울 뿐입니다. 짧은 봄처럼. /유현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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