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김사인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
빈 호주머니여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
그간의 일들을
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
-김사인 시집<가만히 좋아하는/창작과 비평 2006>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아들이다. 딸이다.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고향 쪽을 향해 흔들린다. 나이 들면 들수록 고향은 한해만큼씩 멀어져간다. 우리들의 고향도 흔들리며 멀어져간다. 이러다 영원히 고향에 가지 못할 것이다. 누가 누구를 만나 울며 여쭐 것인가. 자기 그림자에 무릎을 꿇고 울어야할 것이다. 아니 울지도 못하리라. 우리를 부둥켜 안아줄 아버지는 이미 계시지 않는다. 코스모스 흔들리는 쪽으로 가만히 흔들릴 뿐.
/조길성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