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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세상 카메라

 

세상 카메라

                                         /정연홍

사람들마다 셔터 소리가 난다

렌즈가 보이는 곳마다 찰칵찰칵

사진기 터지는 소리

눈꺼풀 닫혔다 열리는 소리



빛이 조리개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소리



조이고 풀어내는 동공의 깊이로

희미해졌다가 밝아지는

세상의 심도

5분의 1포로 찍히는 세상은

슬로우 모션 동영상

500분의 1초로 찍히는 세상은

돌발 영상



찰칵찰칵 지구를 돌리며

찍어대는 소리

세상을 만들어내는 소리



누구나 카메라 한 대씩

화경처럼 이마에 달고

서로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정연홍시집 『세상을 박음질하다』/푸른사상

 



 

시인은 확대경이나 청진기를 들지 않고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들리지 않는 소리도 듣는다. 촉수가 예민하다. 시인에 의하면 눈을 깜빡이는 것은 세상을 찍는 행위이다. 세상의 온갖 소리들은 사람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사진기 셔터를 누르는 소리이다. 세상은 각자가 찍은 이미지대로 흘러간다. 지구를 굴린다. 그 이미지로 너와 내가 소통하고 나라와 나라 사이가 소통되고 더 나아가 내가 우주와 소통한다. ‘서로 다른 이미지’가 다툼이나 갈등의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더불어 온갖 아름답고 훈훈한 풍경이 묘사되기도 한다. 그래서 세상은 살만한 곳이고 세상에 와서 잘 놀다간다는 충일함도 생길 것이다./성향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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