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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 스피릿’ 충만, 열정 폭발… 아시아 대표 축제 ‘명불허전’

 

첫 헤드라이너 ‘공연의 신’ 이승환

세계적 그룹 크로스페이스·카사비안 등

화려한 라인업 락팬들 갈증 해소

젊은층 물론 남녀노소 9만3천여명

송도 달빛축제공원서 3일간 들썩

청춘남녀 ‘썸존’서 달콤한 시간

디자이너·사진작가 등 작품 함께

뮤지션 액자콘서트 로맨틱한 분위기

매년 페스티벌 새 역사 써와

내년 10회 축제도 기대 만발

■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폐막

따가운 햇볕이 머리를 달궈도 좋다. 습한 기운이 온몸을 휘감아도 좋다. 차가운 빗방울이 얼굴을 때려도 좋다. 왜?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Incheon Pentaport Rock Festival)’에 왔으니까.

2014년 8월 올해에도 어김없이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돌아왔다. 30℃를 훌쩍 넘긴 폭염에도, 맹렬하게 북상하는 태풍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펜타포트가 열린 송도 달빛축제공원에는 ‘락 스피릿’이 넘치는 9만3천여명의 팬들로 가득했다.

▣ 2014 펜타포트 라인업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첫날 공연 시작 전, 락 팬들은 들뜬 모습으로 하나둘씩 공연장소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화관으로 러블리한 느낌을 강조한 관객부터 농구·축구팀 유니폼을 입고 온 커플들, 화려한 타투와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준 이들까지 톡톡 튀는 차림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또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색다른 휴가를 보내기 위해 찾아온 가족 단위의 관객들, 젊음의 열정을 발산하기 위해 찾아온 관객들, 그리고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공연을 즐기러와 더 이상 펜타포트가 젊은이들만의 축제가 아님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무더위도 관객들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작열하는 태양이 공기를 팔팔 끓이는 것만 같은 날씨였지만 관객들은 ‘쿵쿵쿵’ 땅을 울리는 음악 소리에 맞춰 연신 몸을 들썩였다.

올해 펜타포트는 ‘뜨거운 여름, 자유로운 여름, 하나되는 여름’을 통해 3일간의 꿈같은 시간을 약속했다. 단순히 흥행성 있는 아티스트를 세우는 무대가 아닌 락음악 팬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무대를 만들어 보이겠다는 것. 이런 자부심은 강력한 라인업을 통해 나타났다.

2014 펜타포트 공연의 첫 헤드라이너는 ‘이승환’이었다. 1989년 데뷔 이후 발라드에서 락까지 폭넓은 장르적 스펙트럼을 보여준 그는 우리 대중음악계의 공연역사를 새로 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독보적인 존재다. 이날 공연에서도 그는 ‘공연의 신’으로서의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줘 국내 레전드 뮤지션의 자리를 이어갔다.
 

 

 


세계적인 일본의 락 밴드 ‘크로스페이스(CROSSFAITH)’는 명성답게 화끈한 무대를 선보여 관객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빠뜨렸다. 정통 락을 보여준 ‘수어사이더 텐덴시즈(Suicidal Tendencies)’와 ‘리지 보든(Lizzy Borden)’은 관객들의 목마름을 시원하게 풀어줬다.

여성팬이 많기로 유명한 ‘데이브레이크(Daybreak)’는 이날도 여성 관객들의 전폭적인 호응을 이끌어냈고, ‘피해의식’은 쇼킹한 비쥬얼과 무대매너로 관객들의 더위를 한방에 날려 보냈다.

둘째 날에는 태풍 ‘나크리’의 북상으로 먹구름이 낀 가운데 무지개가 선명하게 떠올라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보이즈 라이크 걸스(Boys Like Girls)’는 호쾌하고 시원하면서도 강한 락사운드로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켰다. 청량감 넘치는 멜로딕 이모코어 팝·락 사운드를 추구하는 이들은 특히 데뷔 싱글이자 대표곡인 ‘더 그레잇 이스케이프(The Great Escape)’가 국내 스포츠·연예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음악팬들에게 매우 친숙한 그룹이다.

이날 헤드라이너를 맡은 ‘카사비안(Kasabian)’은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최고의 감동을 안겨줬다. 펜타포트에 최고적격인 강한 사운드의 락밴드라 평가받는 이들은 지난 2008년에 이어 6년 만에 펜타포트로 돌아와 아낌없는 공연을 펼쳤다.

마지막 날인 3일에는 브릿팝(Britpop)의 향연이 펼쳐졌다.

멜랑콜리 감성주의 락의 최고봉인 ‘트래비스(Travis)’가 화려한 펜타포트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보컬리스트 프랜 힐리(Fran Healy)의 호소력과 감성을 겸비한 보이스가 공연장을 메운 팬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스타세일러(Starsailor)’ 역시 매력적인 보컬로 팬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오랜만에 완전체로 돌아와 관객들에게 더 큰 기쁨을 줬다.

‘피퍼(Fever)’, ‘굳 소울즈(Good souls)’, ‘포 투 더 플로어(Four to the Floor)’, ‘텔 미 잇츠 낫 오버(Tell me It's Not Over)’ 등 주옥같은 트랙들을 히트시켰던 이들은 제임스 월쉬(James Walsh)의 솔로 활동이 본격화된 이후 한동안 그룹 활동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올해 핫 플레이스 ‘썸존’

올해의 핫 플레이스는 단연 ‘썸존’이었다. 2014 펜타포트에는 남녀의 ‘썸’을 주제로 아트와 음악의 썸을 보여주는 스테이지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름하여 ‘전지한의 썸존’.

썸이란 연인 사이로 발전하기 직전 ‘무언가(something)’ 설레는 감정이 있는 남녀 사이를 말하는 신조어다.

100여명이 즐길 수 있는 썸존의 스테이지에는 디자이너, 파인아티스트, 사진작가 등의 작품과 함께 뮤지션들의 액자콘서트가 이어져 한층 더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리고 이어진 썸퍼포먼스. 썸의 기본인 눈빛스킨십 44초와 렛츠 포크댄스 같은 썸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남녀 관객이 포크댄스를 배우면서 서로의 눈빛을 교환하고 두 손을 맞잡으며 스킨십하는, 또 흔한 사인회 대신 뮤지션들과 서로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는 코너도 가져 관객들에게 달달한 시간을 안겨줬다.


 

 

 


▣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대표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페스티벌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사라져 가는 동안 펜타포트는 이제 명실상부한 아시아 대표 락 페스티벌로 성장했다.

1990년대 후반, 인천시가 내세운 도시전략인 트라이포트(TriPort), 즉 공항, 항만, 정보 포트에서 시작된 페스티벌은 2006년 비즈니스, 레저를 추가한 펜타포트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해 대한민국 페스티벌의 살아있는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당시 해외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기가 어려웠던 국내 팬들에게, 또 홍대 인디문화가 태생하기 전부터 명맥을 이어오던 수많은 인디밴드들에게 트라이포트는 단비 같은 존재였다. 이후 매년 탄탄한 라인업과 개성 넘치는 스테이지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펜타포트는 대한민국 최고의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9회를 마치고 내년 10회를 맞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15년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을 찾아와 뜨거운 여름을 활활 타오르게 할지 기대해본다.

/조현경기자 chk@

/사진=하강지기자 hk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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