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버린 꽃에는 안 보이는 떨림이
/이봉환
청소 시간 비질에 열심이던 다영이가 또록이 묻는다.
선생님, 누군가를 좋아하면 진짜 가슴이 두근거려요?
왜? 너도 요새 누군가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냐?
아니요, 책에서는 그러던데 진짜도 그러나 궁금해서요.
피어버린 꽃에는 안 보이는 떨림이 그 애 얼굴에 어린다.
시는 역시 말에서 나온 것이고 그 말은 사람이 나누는 것이라는 진리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시이다. 시 속의 화자와 시인과의 이야기가 조근조근 읽는 이에게 까지 아기자기 들려온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알아버렸다. 비밀도 없고 배려도 부족하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였으면, 아니 알 듯 모를 듯 피어버린 꽃에는 안 보이는 떨림으로 가득했으면. /조길성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