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위선환
당신이 보고 있는 강물 빛과
당신의 눈빛 사이를 무어라 이름
지을 것인가
시간의 저 끝에 있는 당신과
이 끝에 있는 나 사이는
어떻게 이름 부를 것인가
고요에다 발을 딛는 때가 있다
고요에다 손을 짚는 때가 있다
머뭇거리며 딛는 고요와
수그리고 짚는 고요 사이로 온몸을 디밀었으니
지금, 내 몸에 어리는
햇살의 무늬를 어떤 착한 말로
읽어내야 할 것인가
나뭇잎과 나뭇잎의 그림자 사이를
나뭇잎이 나뭇잎의
그림자가 되는 사이라 읽으니,
한 나무는
다른 나무쪽으로 가지를 뻗고
다른 나무는 한 나무쪽으로 가지를 뻗어서
두 나무는
서로 어깨를 짚어주는 사이라 읽으니
-계간 『서정시학』 2009년 가을호
이 아침에, 당신과 나 사이를 착한 사이라 말하고 싶은데 나뭇잎이 나뭇잎의 그림자가 되는 사이라 읽으니, 서로 어깨를 짚어주는 사이라 읽으니 아, 아침은 온몸으로 행복을 던져주는구나 라고 시인은 나직이 배려 깊은 아침을 맞고 싶을 뿐이다. /김휴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