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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곳곳에 분단의 아픔 생생 평화통일 그날까지 ‘뚜벅뚜벅’

 

필리핀군참전비 등 전쟁의 잔상이 많이 남아있는 곳
철마가 달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는 희망 담은 길

남방한계선 앞에 있는 열쇠전망대 오르면 북녘땅 한눈에
증기기관차에 물 공급했던 연천급수탑엔 총탄흔적 선명
신탄리역 인접한 높이 832m 고대산, 철도산행지로 각광



12코스 통일이음길 (군남홍수조절지~신탄리역).끝

한국전쟁 때 중공군과 가장 큰 격전을 벌였던 연천지구 율동리전투(1951년 4월 22~23일). 연천읍 상1리 미래고개에 있는 필리핀군참전비가 이 전투의 승전을 기념하고 있다. 연천 북방 5㎞지점인 율동리에서 중공군 제34사단의 춘계공세를 맞아 끝까지 진지를 고수해 우측 인접부대의 철수를 성공적으로 엄호, 유엔군사령부의 명령에 따라 후방으로 철수했다. 연천 필리핀군참전비는 1966년 4월22일 당시 필리핀군의 전공(戰功)과 전사한 125명의 영령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연천 군민이 건립했다. 평화누리길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코스(평화누리길 12코스)는 특히 전쟁의 잔상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필리핀용사들을 기리기 위한 참전비부터 5사단 신병교육대, 그리고 과거 약 60년간 경원선 철도종단점으로 알려져 있던 신탄리역까지 코스 곳곳에 전쟁의 아픔을 머금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전쟁의 아픔을 치유해 나가며 통일로 이어주는 길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평화누리길 12코스에 통일이음길이란 희망의 이름을 붙였다.



■ 전쟁의 아픔과 통일의 염원을 담은 길

평화누리길의 마지막 코스인 12코스는 통일이음길이다.

두루미테마파크가 형성돼 있는 군남홍수조절지를 시작으로 신탄리역까지 총 24㎞ 코스다.

이 길을 걷는데는 약 7시간 10분가량이 소요된다.

통일이음길은 호젓한 임도의 오솔길이 5㎞이상 펼쳐져 있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군남홍수조절지에서 율무밭이 펼쳐진 야산을 지나 전통한옥 체험시설과 생태습지를 만날 수 있는 로하스파크, 청화산, 중간지점인 신망리역을 지나 차탄천을 따라서 과거 철도종단점이였던 신탄리역까지 걸어간다.

이 외에도 열쇠전망대, 연천역급수탑, 고대산 등을 통해 전쟁의 아픔을 되새기고 통일을 염원할 수 있는 코스다.

 



■ 통일의 열쇠가 되고 싶은 열쇠전망대

연천군 답곡리에는 ‘통일의 열쇠’가 되겠다는 의미에 이름 붙여진 열쇠전망대가 있다.

육군 열쇠부대가 북녘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지역으로 안보 교육과 망향의 한을 달래주기 위해 1998년 4월11일에 건립해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군인들이 간단한 신분절차를 마친 뒤 전망대로 향하는 바리케이드를 열어주면 전망대로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 서면 푸른 신록으로 둘러쌓인 북녘 땅이 한눈에 들여다보이지만 아쉽게도 사진촬영은 불가능하다.

열쇠전망대 내부 전시실에는 북한의 생활용품과 군사장비가 전시돼 있어 북한의 생활상을 간단하게나마 엿볼 수 있고 전망대 주변에는 교회, 성당, 법당 등 종교별로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남방한계선 바로 앞에 위치해 분단의 아픔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되는 열쇠전망대는 안보불감증에 빠진 현 세대들에게 통일에 대한 의지와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중요한 곳이다.

철책선 바로 앞 울타리에는 관광객들이 소원을 적어놓은 리본들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평화통일’, ‘우리의 소원은 통일’, ‘꼭 통일되게 해주세요’ 등 간절한 바람이 적힌 리본들이 우리를 대신해 북녘땅 동포들에게 전해줄 것만 같다.

 



■ 한국전쟁 당시 총탄흔적이 새겨져 있는 연천급수탑과 금강산 길목에 우뚝 솟은 고대산

연천 읍내, 연천역 바로 옆 평지에 위치한 연천급수탑은 1914년 경원선(서울~원산간) 개통 당시부터 1967년까지 운행하던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건립된 2개의 급수탑이다.

급수탑의 높이는 23m로 외부에는 6.25 당시 총탄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건립 당시에는 기관차 뒤에 달린 탄수차에 물을 공급하는 동안 물물교환 등 상거래가 활발해 시장 역할도 했다.

연천급수탑은 강원도 도계역급수탑, 추풍령역급수탑, 충남 연산역급수탑 등과 함께 철도 역사의 이해와 근대 교통사 연구를 위한 주요 유산으로 인정받아 2003년 1월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총탄을 맞으면서도 인간들의 전쟁 속에 고요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서있는 연천급수탑과 같이 경원선 철도가 휴전선에 막혀 멈춘 곳에 고대산이 솟아있다.

높이 832m로 신탄리 지역에서는 고대산을 ‘큰고래’라 부르나 유래는 자세하지 않고, 예로부터 옛 선인들의 예언적인 지명 조화신, 교화신, 치화신의 전설이 있는 한국의 삼신산의 하나로 해발 832.1m의 멋있는 등산로가 형성돼 있다.

최북단인 연천군 신서면 신탄리와 강원도 철원군 사이에 있는 고대산 정상에서는 철원평야와 북녘땅을 볼 수 있다.

또 신탄리역에서 산행들머리까지는 걸어서 불과 10여분 정도 거리여서 철도산행지로 각광 받고 있다.
 

 

 

 


■ 과거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푯말의 자리, 신탄리역

신탄리역은 경원선의 대광리역과 백마고지역의 중간 역이다.

1913년 7월 10일 역사로서 기능을 시작해 100년이 넘는 곳이지만 6.25때 모두 불타 없어지고 현재의 신탄리역은 새롭게 지은 건물과 철도다.

한국전쟁 이전에 서울과 원산을 오가며 사람과 물자를 실어나르던 기차는 신탄리역에서 회차해 신탄리역은 2012년 11월까지 남한에 있는 경원선의 최종 종착지였다.

그러나 민통선이 북쪽으로 이동하며 백마고지역이 새롭게 오픈돼 그런 의미는 사라지고 이제는 일반 역사가 됐다.

과거에는 신탄리역 근처에 있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란 경원선 철도 남쪽 중단점을 알리는 푯말이 분단의 아픔을 느끼게 했다.

언젠가 남한과 북한의 경계를 허물어 철마가 달릴 수 있는 날을 기대하게 하는 신탄리역에는 평화누리길의 바람이 담겨있다.

 


 


▶ 교통편

- 군남 홍수조절지 :

경원선 전곡역, 전곡구터미널 버스 55번, 도보 10분

자가용, 자유로 당동IC, 37번 국도 이용 백학입구에서 30분 소요

- 신탄리역 :

경원선 신탄리역

경원선 동두천역, 버스 39-2번

자가용, 서울순환외곽고속도로 의정부 IC, 3번 국도(양주 동두천 경유), 신탄리역

/이슬하기자 ra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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