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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듯 너무 먼’ 북한 땅 언제쯤 걸어갈 수 있을까

 

매월 셋째 주 토요일마다 정기 걷기행사… ‘클린티어행사’ 병행
따스한 봄 날씨에 동호회·가족 등 지난달보다 2배 많은 인원 참가
파주 이채사거리에서 시작… 다른 코스보다 길이 완만하고 짧은 편

평화누리길 12개 코스 첫번째로 완주한 정준구씨 ‘유명인사’
농촌마을 길 따라 쭉 이어진 철조망 보며 새삼 북한과의 거리 실감
오두산 통일전망대 올라 망원경 너머 김일성사적관 등 볼 수 있어




■ 평화누리길 6코스 출판도시길 걷기행사

지난 2010년 5월 8일 개장한 평화누리길은 DMZ접경지역 김포, 고양, 파주, 연천 4개 시·군을 잇는 대한민국 최북단의 길이다. 총 12개 코스, 189㎞의 길로 김포(3코스)를 시작해 고양(2코스), 파주(4코스), 연천(3코스)으로 이어진다. 1개 코스의 길이는 평균 15㎞내외로 걷는데 약 4~5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마을 안길, 논길, 제방길, 해안철책, 한강하류, 임진강 등 역사유적이 산재해 있는 길은 우리에게 옛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평화누리길 개장과 동시에 매월 셋째 주 토요일마다 ‘평화누리길 정기 걷기 행사’를 열고 있다.

21일에는 평화누리길 6코스 출판도시길에서 자연환경정화 활동인 클린티어행사와 함께 평화누리길 정기걷기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걷기 행사에는 임진강 너머 북한을 볼 수 있는 오두산 통일전망대 관람기회도 주어져 의미를 더했다.

 



■ 2010년부터 매월 열리는 ‘평화누리길 정기 걷기 행사’

21일 오전 10시 30분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파주 출판도시 인근 이채사거리 한편에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걷기 행사 참여에 앞서 준비운동은 물론, 평화누리길 6코스 시작점을 알리는 팻말 옆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이 끝나서일까, 따스한 봄날씨 덕분에 참가인원은 지난달 열린 2월 정기걷기 행사때보다 2배가 넘었다.

동호회와 함께 온 사람들부터 가족단위, 개인 등 다양하게 모인 사람들은 총 10㎞길이의 6코스(출판도시길) 완주를 다짐하는 ‘파이팅’을 외치곤 길을 나섰다.

이채사거리에서 조금 걷자 6코스 시작을 알리는 스탬프 지점이 나타났다.

김포 1코스~연천 3코스까지 평화누리길 총12코스를 걸을 때마다 스탬프를 찍고 모두 모으게 되면 평화누리길 완주증을 수여받을 수 있다.

이날 걷게 된 평화누리길 6코스는 이채사거리에서 시작해 성동사거리까지로 이어지는 파주시의 첫번째 코스다.

다른 코스들보다 길이 완만하고 총 길이도 10㎞로 짧은 편이라 부모님 손을 잡고 참여한 아이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용인에서 온 한이혁(10) 군은 “아빠, 엄마, 누나와 함께 처음으로 왔는데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걸으니 기분이 좋다”며 “가족 간의 사랑도 깊어지는 것 같아 앞으로 계속 참가하고 싶다”고 전했다.

 



■ 곳곳에 설치된 ‘평화누리길’ 안내표지판, 혼자서도 종주 가능

이번 평화누리길 정기 걷기 행사에는 도청 평화누리길 걷기동호회, 아름다운도보여행 동호회, 일반 참가자 등 총 200여명의 인원이 모였다.

그 중에서도 올해 첫번째로 평화누리길 완주증을 수여한 정준구(45)씨는 평화누리길 걷기대회 참가자들 사이에선 단연 유명인사다.

정 씨는 지난 1월1일 평화누리길 걷기를 시작해 2월7일자로 12개 코스를 모두 완주했다.

이번이 첫 종주가 아니라는 정씨는 3년전 우연히 TV예능 ‘1박2일(KBS)’을 보고 걷기대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TV프로그램에서 서울 도성길을 걷는 장면을 보고 문득 한번 참가해볼까란 생각으로 시작해 현재는 서울둘레길, 인천둘레길, 평화누리길 등 다양한 걷기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정 씨는 “많은 걷기행사에 참가해봤고 다양한 길을 걸어봤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길은 평화누리길”이라며 “‘언제까지 걷기대회에 참가하겠다’고 기약할 순 없지만 앞으로 한 해의 첫 시작이자 목표는 평화누리길 종주”라고 말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6코스를 걷다보니 계속해서 ‘평화누리길’을 알리는 표지판과 리본을 만날 수 있었다.

평화누리길은 타 지역의 둘레길들에 비해 촘촘하게 안내표지판이 설치돼 있어 혼자서 길을 나서더라도 코스를 벗어날 염려가 없다.

다만,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의 개인 도보는 위험할 수 있어 오전 9시~오후 6시 사이의 시간대에 코스를 걷는 것을 추천한다.

 



■ 6코스 통일전망대, 임진강 너머 아득하게 보이는 북한 땅

이국적 정취가 느껴지는 출판도시를 통과하자 곧바로 농촌마을로 이어졌다.

문발리, 신촌리, 송촌리를 지나자 좌측으로 탁 트인 풍경의 한강하구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걸을 수 있었다.

길을 따라 쭉 이어진 철조망은 새삼 북한과의 거리를 실감나게 했다.

코스의 6㎞정도를 지난 지점에서 점심을 먹은 후 다시 길을 나선 발걸음은 처음과 달리 조금 무겁게 느껴졌다.

통일전망대가 저 멀리 산자락에 보이기 시작하자 올라갈 생각에 막막함마저 들었다.

지친 기색을 보이는 이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할 때쯤 통일전망대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이 나타났다.

전망대까지 20분 정도면 올라갈 수 있는 길인데 셔틀버스가 있으니 선택하라는 안내요원.

솔깃해져 버스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려는데 바로 뒤에 오시던 어르신 세분이 “다 왔는데 무슨 버스야. 끝까지 걸어가야지”라며 오르막길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어르신들 말씀에 덩달아 오르막길을 택해 걷기 시작했다.

전망대를 오르는 길은 인도와 차도가 분리돼 있어 경사가 조금 있지만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통일전망대에 오르자 저멀리 임진강과 그 너머 북한 땅이 보였다.

전망대에서 제공하는 무료 망원경에 모두 줄을 서 북한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눈에 담고자 했다.

망원경 너머로는 희미하게나마 김일성사적관, 북한군 초소, 인민문화회관 등 북한의 현 모습이 보였다.

망원경을 보기위해 줄은 선 사람들 속에서 한 꼬마아이가 “엄마, 북한이 바로 앞에 있는데 못 가는거예요?”라고 천진난만하게 물었다. 아이의 물음은 들은 이들을 쓴 웃음 짓게 만들었다.

그리고 모두가 망원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임진강 너머 북한의 땅을 밟게 될 날을 염원했다.

/이슬하기자 ra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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