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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이 가치를 입다… 고양시는 지금 ‘업사이클링’ 붐

 

경기신문 연중기획

사회적 경제기업 탐방

두레협동조합

리폼(reform), 낡거나 오래된 물건을 새롭게 고치는 일.리사이클링(re-cycling), 재활용 가능한 물건을 원래의 소재로 다시 전환하는 것.리폼과 리사이클링은 우리에게 친숙한 단어다.인테리어나 옷가지 등을 리폼해 자신의 스타일대로 변형해서 사용하는 것은 한때 붐이 일기도 했다.또 리사이클링을 위해 우리는 재활용품을 분류해 배출하는 생활 습관을 강조하기도 한다.리폼과 리사이클링에서 한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 바로 ‘업사이클링(up-cycling)’이다.업사이클링은 기존에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더해(upgrade)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recycling)을 말한다.고양시 주엽동에 위치한 두레협동조합의 ‘함께하는 가게’는 업사이클링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2014년 3월 가게를 오픈해 현재 1년이 조금 넘었지만 ‘함께하는 가게’에 공감하는 고양시민들의 발걸음은 끊이질 않고 있다.


작년 고양에 ‘함께하는 가게’ 1호점 개설
지역시민들 ‘아름다운 기부’ 이어져

옷장 속 청바지가 전문가 손 거치니
세상서 유일한 ‘나만의 제품’으로 탄생

고용노동부와 전문인력 양성 추진
수강생들 작품 프리마켓에서 판매


환경을 위한 생활 속의 지킴이, 두레협동조합

두레협동조합은 지난 2013년 2월, 16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조합이다.

조합원 1인당 최소 출자금 1만원부터 최대 1천만원까지 모여 초기 4천만원의 자금으로 지난해 3월 고양시 일산서구에 ‘함께하는 가게’ 1호점을 개설했다.

환경보호를 위해 구성된 두레협동조합은 ‘생활 속의 지킴이’ 역할을 하고자 했다.

물건의 수명을 늘려 아이들이 자라는 지구를 지키는 것.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공장에서 기계로 대량생산돼 쉽게 버려지는 물건을 줄이는 것이었다.

두레협동조합은 각 가정에서 쓰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물건들을 기부받아 필요한 사람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매장을 개설했다.

매장을 가득 채운 물품들은 고양지역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집안에 묵혀있던 물건들을 기부한 것들이다.

두레협동조합은 ‘기부천사백’이라는 수거가방을 제작해 지역주민들, 조합원, 지역 내 아파트 등에 배포했고 책부터 각종 의류, 모자, 신발, 그릇 등 다양한 물품들이 함께하는 가게로 전달됐다.

그러던 중 도 대표는 업사이클링 제품의 필요성을 인지하게 됐다.

“좋은 뜻을 함께하는 많은 분들로부터 기부를 받아 굉장히 행복했다. 실제로 받아보면 새제품과도 같이 좋은 상태의 물건들이 많아 이 일의 필요성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기부 받은 물건들을 정리하다보니 가장 많이 들어오는 물품이 청바지란 것을 알게 됐다”고 도 대표는 업사이클링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청바지는 유행에 민감한 의류여서 유행이 지나버리면 거의 새 것과 같은 품질임에도 옷장 속에 고이 모셔두는 경우가 많다.

옷장 속에 있다가 기부된 질 좋은 청바지들은 업사이클링 제품의 주 재료가 됐다.

도 대표는 핸드메이드 제품을 만드는 공방작가들에게 제품을 의뢰했고 필통, 파우치, 카드홀더지갑, 앞치마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었다.

자칫 폐기처분될 수 있었던 청바지들은 작가들의 손을 거쳐 또 다른 새 제품으로 탄생했다.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이 이달 8일 함께하는 가게 내에 별도로 마련될 예정이다.



스위스 업사이클링 기업 ‘프라이탁’을 꿈꾸는 두레협동조합의 ‘에코진’

우리나라는 아직 업사이클링 개념이 생소하지만 외국에서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1993년부터 트럭용 방수천막이나 에어백, 자동차 안전벨트 등을 재활용해 가방을 만들고 있는 스위스 브랜드 ‘프라이탁’의 경우 업사이클링을 통해 명품 반열에 올랐다.

프라이탁 형제는 자전거를 많이 사용하는 취리히에서 가방 속 물건이 비에 젖지 않도록 방법을 모색하던 중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의 방수덮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낡아 버려지는 트럭 방수덮개를 이용해 만든 첫 메신저 백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제작요청이 들어왔고 현재는 유명한 업사이클링 기업이 됐다.

도 대표는 두레협동조합의 친환경브랜드 ‘에코진’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프라이탁’과 같이 사랑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사이클링 제품의 특성상 비싼 가격때문에 활성화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기존의 것에 전문가의 수작업이 더해져 제품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도 대표는 “업사이클링 제품의 가격이 일반 제품보다 조금 비싼 편이라 판매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렇지만 환경을 위한 제품이자 세상에서 유일한 나만의 제품이란 점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두레협동조합은 고용노동부와 함께 ‘사람과 환경을 살리는 업사이클링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양시내 20명의 수강생들이 고용노동부의 지원으로 무료 교육을 받고 있다.

이달까지 교육을 마치고 나면 20명의 수강생들은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 함께하는 가게에 납품 또는 프리마켓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두레협동조합은 이들을 위한 매장을 마련, 고양지역 내 프리마켓이 지속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

 

 

 

 

 

 


“일방 상행위 아닌 또하나의 문화 프리마켓”
도 기 탁 두레협동조합 대표

각종 규범에 장소찾기 힘들어
지자체 행정적 지원 필요

교복판매 수익금 등 기부하고
다함께 사는 사회 조성도 앞장

 

 

 



예비사회적기업을 신청하게 된 계기는.

쓰지 않는 물건을 기부받아 판매하고자 한 가게들은 과거에도 있었다. 그러나 오래갈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현재 두레협동조합의 ‘함께하는 가게’처럼 기부를 받아 물품을 판매해도 수익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수익을 바라며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직원을 고용해 인건비를 지급해야하는데 그 마저도 여의치가 않았다. 좋은 뜻으로 모인 조합원들이 만든 가게가 1~2년 만에 사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법을 찾던 중 예비사회적기업 지원제도를 접하게 됐다.



정부나 지자체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프리마켓을 열고자 하나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조합에서 준비하는 프리마켓은 고용노동부의 ‘업사이클링 전문인력 양성 사업’을 통해 교육을 받은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제품 판매장이다. 아직까지 고양시 내에는 프리마켓이 활성화되지 않아 프리마켓 장소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지자체에선 각종 규범에 묶여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고,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받았지만 법이 상충되다보니 행정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프리마켓에 대한 부분이 많이 완화돼 시에서 제공하는 장소 외에도 민간인들이 카페 등을 통해 프리마켓을 열고 있다. 대기업이 침범하지 못하는 영역인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판매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프리마켓에 대한 규범을 조금 완화해주길 바란다.



어떤 사회공헌 서비스를 하고 있는지.

조합 차원에서 교복 상설매장 형식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고양시교복물려주기네트워크’에 참여해 학기 초 교복판매 행사를 진행 한후 남은 것들을 가져와 판매하는 것이다. 두레협동조합이 함께하는 가게 내에 교복상설매장을 개설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학부모들이 자체적으로 홍보를 해주고 있다. 실제 판매가격은 상의 2천원, 하의 3천원 선으로 매우 저렴하다. 수익을 위한 매장이 아닌 어려운 이웃, 전학생 등을 위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매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지역아동센터 등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부물품을 수거, 세탁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인력은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다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단·장기적 목표는

단기적 목표는 업사이클링에 대한 의미적 매출을 올려야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매출을 올리는 것이 주가 아니라 업사이클링 제품의 의미에 대해 사람들이 공감해 제품이 판매되길 바란다. 장기적으론 프리마켓 붐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핸드메이드 공방작가, 고양시와 논의 중이다. 업사이클링 관련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손재주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만 일자리창출이 가능하다. 프리마켓을 일반 상행위로 보지 않고 손재주를 통해 만든 물품을 사고 팔 수 있는 하나의 문화로 봐주길 바란다.
 

 

 

 

 

 


유행 지난 청바지의 대변신
친환경브랜드 ‘에코진’ 불티

제품 개발 후기

물건들을 기부받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서 발생하는 수익을 기부하고 일자리 창출을 하기 위해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기부를 받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좀 더 의미있는 활동을 고민하게 됐다.

기부받는 제품 중 유독 ‘청바지’가 많이 들어왔는데 대부분 유행이 지난 나팔바지였다.

유행이 빠르게 변하면서 새것과도 다름 없는 청바지들이 버려진 것이다.

청바지는 소재 특성이 질겨 일반 옷을 폐기처분하는 것보다 8배의 비용이 더 든다.

폐기처분시 단점이지만 업사이클링을 위해선 최고의 재료였다.사용하지 않는 청 원단을 모아 깨끗하게 세탁 후 작가들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제품이 탄생된다.청바지를 활용해 에코백, 카드홀더지갑, 모자, 필통, 파우치, 앞치마, 가방 등 실생활에 사용되는 물건들을 만든다. 이 업사이클링 제품들은 두레협동조합에서 만든 친환경브랜드 ‘에코진’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슬하기자 rachel@

/글=이슬하기자 rachel@

/사진=오승현기자 o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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