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0.7%에 이어 올해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대로 전망돼 저물가가 우려된다.
정부는 최근 ‘2016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으면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2%에서 1.5%로 소폭 올려잡았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물가가 1.4%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률이 1% 중반대를 회복한다고 해도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인 만큼 저물가에 따른 저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해 물가를 1%포인트 가까이 끌어내린 국제유가 하락 폭이 올해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내수회복세도 커질 것으로 보여 물가 상승압력이 점차 상승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재훈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유가 변동요인이 커서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상당수 국제기관들이 올 하반기로 가면서 유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51달러로 작년 97달러와 비교해 51%나 하락했지만, 올해는 하락폭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낮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자 정부는 ‘디플레이션(물가가 하락하고 경기가 침체되는 현상)과의 전쟁’에 나설 것임을 공식화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0%대를 보여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 만큼 올해부터는 경상성장률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저물가를 우선 벗어나겠다는 의도다.
저물가가 이어지면 기업이 물건을 많이 팔아도 매출이나 순이익이 떨어지거나 제자리걸음을 할 수 있다.
이는 투자 부진→소비 위축→내수 부진의 악순환을 부를 수 있다.일본이 물가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데 실패해 ‘잃어버린 20년’을 맞았다는 분석에 정부는 유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저물가 잡기’에 나섬에 따라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과 함께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물가 탈피를 위해 정부도 노력해야겠지만 한국은행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다른 나라 통화정책 상황을 보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현기자 cyh3187@